2013. 1. 24.

[공지] Koop의 1차 세미나 "SAT와 미국대학 컨설팅의 숨겨진 진실"

일시: 1/31(목), 오전 10-12시
장소: 토즈 강남2호점 (교보타워 사거리, 9호선 신논현역 6번 출구)
취지: 미국대학 지원 관련해서 기존에 잘못 알려진 속설들을 파헤쳐 학생과 부모님께서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고 대학 지원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함.
예약: 010.9206.0612, kew.koop@gmail.com

자리가 적은 관계로 필히 예약 바랍니다.

2011. 5. 30.

[내일신문 칼럼] SAT 시험, 오답을 골라라

SAT 준비를 할 때 정답을 고르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오답에 대한 확실한 이해이다. 오답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고득점을 가능케 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하지만 많은 SAT 수업들이 정답을 고르는 것에만 치중되어있고, 오답이 왜 오답인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리딩의 경우, 대부분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 재학생 또는 졸업생들이 강의하는데, 이러한 수업을 맡은 강사들의 경력이 짧다면, 아무리 똑똑한 강사라고 해도 그 수업의 효과는 크게 기대를 못 할 것이다. 왜냐하면, 경력이 짧은 강사의 경우, SAT 오답의 유형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리딩의 추론 문제를 보면, 정답을 제외한 나머지 4개의 오답은 각각 독특한 오답 유형이 있다. 정답에 대한 100% 확실한 이유의 설명과 나머지 오답에 대한 유형별 특색에 대해서도 확실히 공부한다면, 리딩에서, 특히 어려운 추론 문제는 그 정답과 오답이 훤히 보이게 된다. 이 정도 레벨로 훈련되어 있어야 리딩에서 700 이상의 고득점을 맞을 수가 있다.

라이팅의 객관식(문법/어법) 문제들도 마찬가지다. SAT 라이팅의 객관식 문제에서 숙어나 단어 관련 문제를 제외한 모든 문제는 각 오답에 대한 문법적 설명이 다 있다. 이런 오답들에 대한 문법적 설명이 될 수 있어야 제대로 공부한 것이다. “이건 그냥 어색하니까” 라는 식의 오답 설명은 불충분한 설명이다. 어색한 표현도 정답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듣기에 어색한 표현이라고 설명하고 넘어간다면, 같은 문제가 추후 다른 형태로 변형되어서 나왔을 때 틀리기 쉽다는 것이다. 이처럼, 라이팅의 문법 문제도 리딩과 마찬가지로, 정답을 고르는 요령을 어느 정도 습득했다면, 나머지 오답들이 왜 오답인지 명확하게 학생 스스로 설명할 수 있을 때 700점 이상의 고득점을 얻을 수 있다. 심지어 에세이를 8점을 맞아도 이는 가능하다.


위와 같이 SAT 시험에서 오답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가능 하려면, 대량 문제풀이 식 수업, 어휘 위주의 수업, 트릭(Trick) 위주의 수업으로는 부족하다. SAT 시험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독해, 논리적 사고, 그리고 기본 문법 능력을 무시한 수업은 위에서 언급한 오답을 고르는 실력을 쌓기에 적합하지 않은 수업이므로, 학생들이 꼭 피해야 하는 수업이다.


(내일신문 5/30/2011)

2011. 4. 5.

[내일신문 칼럼] 미국 대학도 “간판”을 따져야 할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 대학 입학 결과에서 주훈이는 버클리 대학(UC Berkeley) 컴퓨터 공학과에 붙었지만, 브라운(Brown) 공대에서 떨어졌다고 상심해 있다. 소위 말하는 대학 랭킹으로 보면 버클리는 20위권 밖이다. 그러나 컴퓨터 공학이라면 버클리는 보통 스탠퍼드, MIT와 함께 늘 탑 3 대학으로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주훈이나 주훈이 부모님은 아이비리그인 브라운에 합격 못 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영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모양이다.

대부분 우리나라 학부모나 학생은 매년 발표되는 US 뉴스앤월드리포트 (US News & World Report)의 미국 대학 랭킹에서, 아이비리그라고 불리는 8개 학교를 포함하여 상위 15개 정도의 학교에 집착을 한다. 특히 공부 좀 한다는 학생의 학부모는 아이비리그나 US 뉴스 랭킹 15위 내의 학교에 입학을 못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것처럼 여긴다. 몇 개의 기준을 가지고 대학을 1위부터 나열한 그 순위가 도대체 뭐길래? 게다가, 이 상위 15개 대학 내에서도, 유독 아이비리그에만 집착하는 학부모가 많다. 솔직히 US 뉴스 순위로만 따지면 브라운 대학은 워싱턴 대학 (Washington Univ.)이나 노스웨스턴 대학보다도 순위가 아래다. 그래도 만약 브라운에 떨어지고 노스웨스턴에 붙었다고 하면, 고등학교 4년 동안의 노력이 실패했다고까지 여기는 학부모가 있다. 주훈이는 요즘 학교에 가서 선생님이나 친구들 볼 면목이 없다고 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나? 도대체 누가 주훈이 같이 다재다능하고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학생의 자존심을 이렇게 꺾어 놓았는가? 버클리에 된 것으로는 성에 안 차는 미국 대학에 대한 한국 사회의 편견이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거다? 대학 간판에 집착하는 우리의 왜곡된 집단적인 통념이 태평양 바다를 훌쩍 넘어선다. 참으로 안타깝다.

Allen Krueger
프린스턴대학 경제학교수
프린스턴 대학의 크루거(Krueger)* 교수에 의하면 (http://www.irs.princeton.edu/pubs/pdfs/563.pdf), 일류대학 간판과 사회에서의 성공 여부는 전혀 무관하다. 더 흥미로운 연구결과는, 아이비리그급 학교에 지원할 수 있을 정도의 ‘스펙’을 갖추는 것 자체가 사회적 성공과 연관이 있다는 거다. 예를 들어, 공부나 활동면에서 우수한 학생이 아이비리그인 펜실베니아 대학 (UPenn)에 합격했으나, 개인 사정상 (재정문제 등)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Penn State)에 입학했을 경우, 이 학생이나 펜실베니아 대학에 입학 한 학생이나 훗날 사회에 진출했을 때의 소득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거다. 다시 말해서, 아이비리그 학교 간판이 성공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비리그 학교에 지원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쌓기 위한 노력이 (아이비리그 학교의 합격 여부와는 무관하게) 한 학생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거다.

물론 이런 연구결과는 한국과 같은 상황에서 그 관련성이 조금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날로 다양화되고 글로벌화 되는 국제사회에서 아이비리그가 아니어도 그 수준급의 교육을 제공하는 수 많은 미국의 대학에서 공부할 기회를 쟁취한 한국 학생들은 모두 승리자다. 그들을 진정한 챔피언으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수록 우리 아이들의 장래는 그만큼 밝아진다.

참고)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들과 그들이 다녔던 미국 학부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 창업자) – 미시간 대학 (Univ. of Michigan)
세르게이 브륀 (구글 공동 창업자) – 매릴랜드 대학 (Univ. of Maryland)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창업자/CEO) – 리드 대학 중퇴 (Reed College)
폴 알렌 (마이크로 소프트 공동 창업자) – 워싱턴 주립대 중퇴 (Wash. State Univ.)
에반 윌리엄스 (트위터 공동창업자) - 네브라스카 대학 중퇴 (Univ. of Nebraska)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 일리노이 대학 중퇴 (Univ. of Illinois - Urbana/Champaign)
오바마 대통령 - 옥시덴털 대학 (Occidental College)
콘달리사 라이스 (최초 흑인여성 전 국무장관) – 덴버 대학 (Univ. of Denver)
밀튼 프리드먼 (경제석학, 노벨상 수상자) – 럿거스 대학 (Rutgers Univ.)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 뉴욕 대학 (NYU)
워렌 버핏 (기업 투자가) - 유펜 중퇴, 네브라스카 대학 (U Penn, U of Nebraska - Lincoln)
샘 월튼 (미국 최대의 기업 월마트 창업자) – 미주리 대학 (Univ. of Missouri)
잭 웰치 (세계최고의 다국적 기업 GE의 전 회장) – 매새추세츠 대학, 앰허스트 (Univ. of Mass, Amherst)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 북부 미시건 대학 (Northern Michigan Univ.)
오프라 윈프리 (유명 TV 호스트/영화배우/사업가) – 테네시 주립 대학 (Tennessee State Univ.)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감독, 드림웍스 영화사 창업자) –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롱비치 (Cal State Univ., Long Beach)
조지 루카스 (스타워즈 작가/영화감독/제작자) - 모데스토 쥬니어 컬리지 (Modesto Junior College)
로이 리첸스타인 (20세기 유명 팝아티스트) – 오하이오 주립대 (Ohio State Univ.)

* 앨런 크루거 교수의 연구 관련 뉴욕타임즈 기사 

(내일신문 4/5/2011)

2011. 3. 29.

[내일신문 칼럼] 훅(Hook)에 관한 진실

특목고 학생이었던 수지는 작년에 아이비리그뿐만 아니라 심지어 20~30위권 학교에서도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 내신과 SAT 성적이 모두 아이비리그 급이었으며 특별활동도 예술과 예술치료(art therapy) 쪽으로 파고들어 최상의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이 보였다. 수지 자신은 물론 주위에서는 그녀가 최소한 탑 5 아이비리그 하나라도 합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비리그는커녕 안정권(safety)으로 넣었던 30위권 대학에서도 불합격되고 말았다. 또 다른 특목고의 민수는 국제올림피아드 수상경력을 가지고도 모든 아이비리그에서 떨어졌다. SAT 점수는 물론 내신도 최상위권의 점수였다. 수지와 민수 모두, 국내생 가운데 강력한 훅을 지닌 것 같다고 평가되는 학생들이었다.

최근 미국 대학 지원에서 중요한 관건은 지원자가 자기만의 차별화된 장점을 얼마나 잘 살리는가이다. 소위 ‘훅’이라고 한다. 자신의 차별화 전략은 요즘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 화두이다. 이 훅을 개발하려고 어떤 한국 학생들은 빠르게는 8학년부터 준비하기 시작한다. 훅이 미국 대학 지원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훅”이 미국대학 지원의 전부일까? 만일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많은 “수지”와 “민수”는 왜 미국 대입에서 실패했을까?

필자는 훅의 개발이 그 영향력 면에서 보면 성공적인 미국 대학 지원의 반도 안 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왜 그럴까? 요즘같이 미국 대입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수지와 민수 같은 경우는 허다하다. 강력한 훅만으로 (혹은 SAT 만점 점수만 가지고 있으면) 미국 명문대 입학이 쉬울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현실을 보자. 대부분의 학생은 9학년부터 11학년 때까지 특별한 훅을 생각하지 않고 지낸다. 대개 11학년 끝나는 여름방학 때 컨설팅을 받으러 온다. 이런 경우는 상담을 통해 원서전략을 만들어간다. 특별히 여러 해 동안 미리 만들어진 훅이 없는 경우이다. 따라서 가능한 한 학생의 차별화 전략을 만드는데 컨설턴트들이 집중한다. 그 결과 여러 해 동안 미리 준비한 강력한 훅 없이도 아이비리그 등 탑10 대학에 합격하는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낸다. 이런 경우는 학생의 독특한 인간적인 면을 컨설턴트가 발견하여 그것을 중심으로 원서 전략을 만드는 것이다. 학생의 남다른 인격적 특징이 훅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즉 훅이라는 것이 반드시 외적으로 볼 수 있는 학생의 모습이라기보다는 학생 특유의 내면적 진실성이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미국 학생들이 가질 수 있는 ‘막강한 훅’이 별로 없다. 이를테면 레가시 (legacy – 부모가 지원학교의 학부 동문), 기부입학(development case), 특기생(special talent – 전국 또는 세계 대회 입상자), 체육특기자(recruited athlete), 소수계층(minority – 사회/경제적 또는 인종적 소수계층)이다. 간혹 몇몇 학생들이 자신과 부모님의 계획을 통해서 프로파일에 어떤 테마(theme)를 미리 갖출 수 있도록 활동과 학업계획을 여러 해 동안 주도면밀하게 진행하곤 한다. 그러나 이렇게 철저히 준비했다고 해도, 십여 페이지의 원서에 지원자의 훅을 최대한 잘 반영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원서에 훅을 어떻게 잘 반영하느냐가 훅의 개발 자체보다도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필자가 접하는 대부분의 학생은 이런 ‘사전작업’이 아주 미흡하거나 엉성하게 만들어진 상태에서 온다. 그런 학생들의 프로파일에서 입학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훅을 찾아내거나 준비된 훅을 최대한 잘 활용하는 것이 컨설턴트의 역할이다. 이것이 곧 원서 전략의 핵심이다. 미국 대입의 성공 여부는 열대여섯 페이지 되는 지원서와 추가자료에 자신이 다른 지원자들보다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지원하는 학교와 얼마나 잘 맞는지를 진솔하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꾸밈없이 (be authentic).

이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저학년 학생들은 본인이 한국 학생으로서 앞으로 어떤 훅이 맞을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고민해야 한다. 계획을 세우고 학기마다, 학년마다 단계별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시간이 여의치 않은 고등학교 상급생들은, 새로운 훅 개발에 시간을 투자하기에는 늦은 감이 있다. 오히려 현재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한두 분야에 남들보다 시간과 노력을 더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그 분야가 평범한 분야라면, 오히려 그 안에서 본인의 차별화된 인간적인 모습을 찾아내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내일신문 3/29/2011)

2011. 2. 28.

[내일신문 칼럼] 미국 대학 원서 심사 과정

이번 칼럼에서는 미국 대학들이 지원자의 입학 여부를 어떻게 결정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대학마다 지원자 서류를 처리하는 방법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제출된 서류(원서, 추천서, 성적표 등)는 보통 2명의 입학사정관(admissions officer)들이 읽는데 (또는 리더(reader)라고 함) 보통 짧게는 10에서 15분, 길게는 30분까지 걸린다. 그래서 입학사정관 한 명이 하루에 보통 20에서 30개의 지원자의 서류를 검토하게 되며 이 과정은 1월에서 3월 중순까지 진행된다. 이 두 명 중 한 명은 지원자에게 할당된 지역 담당자로 지원자와 비슷한 풀(pool)의 학생들의 서류들을 검토하며, 담당 지역의 학교와 학생들에 대한 정보가 제일 많은 사람일 확률이 높다. 학교에 따라서는 제3의 입학사정관이 추가로 서류를 읽을 수도 있고, 큰 학교는 학과 교수들이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포트폴리오나 논문을 검토하는 일 등).

이렇게 두세 명의 입학사정관/리더들이 처음 지원자의 서류들을 읽으면서 하는 일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는 주요 정보들을 컴퓨터에 입력하거나 따로 파일에 기록하는데 여기에는 GPA, 등수, SAT 점수, 특별활동 분야 등의 객관적 자료가 기록이 된다. 두 번째는 지원자의 에세이와 추천서 등을 통해 그 지원자에 대한 인간적 평가를 서술식으로 기술한다. 세 번째는 지원자들의 학업과 인성 평가인데, 보통 1에서 5점 또는 1에서 9점 등 학교마다 정한 각 항목에 대한 점수를 매긴다. 학업 평가에는 우선 학업성취도, 지적능력도, 지적 호기심의 정도 등을 평가하는데 학업성취도는 보통 학교 성적이나 각종 시험성적 등으로 평가하며 지적능력도나 호기심 정도는 학생이 들었던 과목의 종류와 난이도, 또 그 외에 학업과 관련된 활동 등을 통해서 평가하게 된다. 인성 평가도 이와 비슷하게 이루어지는데 여기에는 리더쉽, 공동체 의식, 활동의 깊이 등을 평가하게 된다. 결국, 이 두 분야에 대한 총점을 기록하게 된다. 모든 지원자의 서류 검토가 끝나면,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위원회(admission committee)로 서류가 넘어간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로 위원회 평가로 들어가기도 전에 불합격 판정을 받거나, 너무나 뛰어난 지원자의 서류인 경우는 바로 위원장(Director of admissions)에게 보내져 합격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

위원회에서는 각 지원자에 대한 투표과정을 거쳐 합격(admit), 불합격(deny), 보류(defer) 등을 결정하거나 추가 검토 (further review)가 필요한 경우는 입학 여부를 바로 결정 안 할 수도 있다. 한가지 주목할 것은, 이 이전 단계까지는 지원자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유리한 위치까지 본인의 합격 가능성을 올릴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시험 점수를 향상했다거나, 에세이를 아주 잘 썼거나 좋은 추천서를 받았다거나 등.) 그러나 이제부터는 이런 객관적인 자료가 아닌 입학사정관들의 개인적인 해석이 작용해서 한 지원자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물론 한 학교의 학생 구성 선호도(운동선수가 더 필요하다거나, 아시아계 여학생 비율을 더 높이고 싶다거나, 새로 생긴 학과에 학생들이 필요하다거나 등)와 같은 추가적인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가장 크게 작용하는 요소는 사정관의 주관적 평가이며, 바로 이 부분 때문에 미국 대학의 학생 선발 과정에서 예측할 수 없는 결과들이 나오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한 지원자를 담당했던 입학사정관이 학생에 대한 자료를 소개하며 이 지원자의 입학 여부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내리고, 이 견해에 대해서 위원회의 다른 사정관들이 동의하거나 반대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토론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투표로 입학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렇듯 미국 대학의 학생 선발 과정은 누가 봐도 매우 주관적이다. SAT가 2300이 넘는지 안 넘는지, 과외 활동의 규모가 컸는지 작았는지, 국제대회에서 수상했는지 안 했는지 등의 객관적 평가 요소 일부가 입학 여부를 결정짓는 것이 절대 아니고, 이 모든 객관적인 자료가 통합된 지원자의 총체적 자질에 대한 입학사정관의 주관적 판단이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입학사정관 마음이다.

현재 많은 지원자와 그 가족들은 약 한 달 내에 나올 결과들에 대해 노심초사하며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차피 입학사정관의 주관적 판단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가 없으므로 어떠한 낙관도 비관도 할 필요가 없고 다만 담담하게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또한, 부정적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것에 매달리기보다는, 쉽지는 않겠지만,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른 학교의 결과를 기다리는 태도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 결과는 주관적인 판단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내일신문 2/28/2011)

2010. 5. 25.

미국 대학 원서컨설팅 관련 Myth (속설)

“아니, 선생님, 우리 아이의 최대 키포인트(Key Point)는 전국 A 대회에서 우수상을 탄 것인데, 왜 아무 쓸데 없는 어렸을 적 얘기를 퍼스널(Personal) 에세이로 쓰나요? 그것도 창피하게 공부 못하고 놀던 애들과 친하게 지냈던 얘기를요. 이거 정말 마음에 안 드네요.”

“저 선생님, 에세이 결말을요 온 가족이 다시 재회해서 즐거운 시간을 갖는 모습으로 끝내게 바꿔주세요. 그러면 더 아름답고 감동적인 에세이가 될 것 같아요.”

“저희 사촌 형이 읽어보더니, 에세이 전체에 bright라는 단어가 너무 많이 들어갔데요. 그것 좀 고쳐주시고요, 그리고 인트로(도입) 부분을 제가 나름 색다르게 꾸며봤어요. 저는 이게 마음에 들어서 이걸로 했으면 좋겠어요.”

“제 선배가 그러는데 아이비급 학교에서는 레쥬메(Resume)를 한 장으로 해야 한다는데요. 그 형도 작년에 그렇게 해서 U 대학에 입학 했구고요. 그래서 그냥 한 장으로 줄였어요. 이렇게 낼게요.”

미국 대학 원서 컨설팅을 하다 보면, 가장 어려운 점이 필자의 전문적 견해로 작업 된 내용을 학생 또는 그 “주위 분”들의 의견으로 고치려고 할 때 발생하는 의견충돌이다. 특히 소위 말하는 탑(top) 애들 중에 이런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주위 분”들이란 다음에 해당하는 분들을 일컫는다: 학생 부모님, 미국 명문대에 다니는 사촌, 국내/해외 명문대 영문학/교육학 교수, 한국 유학생을 잘 모르는 미국인 학교 카운셀러, 심지어 바로 전 해에 명문대에 입학한 고등학교 선배 등이다. 지금까지, 이런 경우 필자보다 미국 대학 원서 컨설팅 경험이 더 많으신 “주위 분”들은 본 적이 없다 (그런 분이 계셨다면 필자에게 컨설팅을 맡기지도 않았겠지만). 왜 이런 문제들이 일어날까?

그 배경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미국 대학 원서작업에서는 에세이 외에 대단한 것이 없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SAT 점수 잘 높였고, 내신 잘 따놓았고, 훅(hook, 본인의 차별화 포인트)도 그동안 전략적으로 계획하여 잘 개발해 놓았으니, 이제 에세이만 잘 쓰면 원서작업이란 것이 크게 어려울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에세이는, 말 그대로 글만 잘 쓰는 분한테 도움을 받는다. 대표적인 예로, 아이비리그 영문학과 박사학위 출신. 더 치명적인 문제는, 이렇게 “주위”에서 얻은 그릇된 정보(myth)들을 컨설팅 과정에서 잘 반영하여 학생 또는 부모님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드리면 컨설팅을 정말 마음에 들게 잘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거다. 이것 또한 myth이다.

다음과 같은 예도 있다.

“저희 아이는요, 앞으로 무슨 무슨 공부를 할 것이고, 성격은 이런 스타일이고, 앞으로 이런 일을 하려고 하니, 이런 저희 아이의 적성과 목표에 가장 적합한 아이비리그 학교 리서치 좀 해주세요. 어느 학교가 우리 아이에게 딱 맞을까요?”

정답은, 그런 학교는 없다는 거다. 물론, 본인이 가고자 하는 예비학교들을 어느 정도 조사하는 건 기본이다. 하지만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학교 조사는 합격한 이후에 하는 것이며, 그 전에는 어느 정도 후보군을 만들어 놓을 수 있을 정도의 리서치만 하면 된다. 어차피, 그 전에 아무리 많은 연구원을 동원하여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학교를 결정해봐야 정작 그 학교에서 떨어지면, 헛고생만 한 셈이다. 문제는, 이런 리서치를 많이 해 줘야 좋은 컨설팅이라고 생각하시는 부모님도 계시다는 거다. 또 하나의 myth이다.

컨설팅이라는 건 (경영 컨설팅이든 원서 컨설팅이든), 기존의 정보들을 처음부터 ‘재해석’하여 다시 정리하는 거다. 그동안 잘 쌓아온 정보들(내신, SAT, 특별활동 내용 등)만 갖춰놓고 재해석을 하지 않은 채 에세이만 잘 교정 받아서 원서를 작성한다면, 그것은 전혀 컨설팅을 받은 거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재해석을 해야 하는데 자꾸 그 동안의 해석(본인, 부모님, 또는 지인들의 해석)을 활용하여 학생 정보를 단순히 재배열하려거나, 작업의 우선순위를 잘 모르고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 역시 제대로 된 컨설팅이 아니며, 이 모든 것들은 미국 대학 원서작업에서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는 지름길이다.

결국, 이런 미국 대학 원서 컨설팅에서 myth로 때문에 범할 수 있는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컨설턴트를 찾는 게 관건이다.

(내일신문 5/25/2010)

2010. 5. 23.

“나는 특별히 한 게 없는데……”

재준이는 과학고 출신으로 교내 과학대회 상은 많았지만, 국내/국제 올림피아드 상은 없었다. 목표는 미국의 탑10 명문대에서 공학을 전공하는 것. 보통 과학고에서 명문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올림피아드 같은 큰 상들이 있는 경우가 많아 재준이가 지원할 당시 주위에서는 무모한 지원이란 평가를 했다. SAT도 최고 점수가 2010으로 한마디로 많은 면에서 과학고 출신으로 눈에 크게 띄는 학생은 아니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여느 동급생들과는 달리 과학도임에도 예술적 관심이 풍부했다. 미술, 영화, 건축 등에서 본인의 예술적 감각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하지만 이런 분야에서도 그리 뛰어난 업적을 이룬 것도 아니었다.

미국 중부의 작은 기독학교 유학생이었던 영철이는 상황이 재준이보다 더 심각했다. 영철이 역시 목표가 꽤 높았다. 아이비(Ivy)리그였다. 하지만 GPA 3.7에 SAT가 1960, SATII에서도 수학과 화학이 600대 후반이었다. 또한, 시골의 작은 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학교에서 제공하는 과외활동 외에는 할 수 있는 활동들이 아예 없었으며, 여름방학 때 한국에 들어와서 특별히 한 것도 없었다. SAT 준비 외에 혼자 책을 읽은 것이 전부였다. 나름의 학교생활을 열심히 했지만, 요즘같이 레쥬메가 서너 장 이상 되는 경쟁자들 틈에서 영철이는 아이비리그에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의 프로파일이었다. (활동사항이 적어 레쥬메도 작성하지 않았다.)

정수는 국내 S고(일반고)에서 GPA 3.4, SAT가 1610, 그리고 토플은 80 이하였지만 목표는 30위권 대학 진학이었다. 불안한 중위권 성적에다가 국내 일반고를 다녀 다른 특목고 학생들처럼 많은 양의 과외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정수는 갖추지 못했다. 굳이 내세울 것이 있다면 마술동아리에서 활동을 조금 했다는 것뿐. 정수는 어떻게 보면 재준이나 영철이보다 목표 대학 입학이 더 어려울 수가 있다. 전혀 알려지지 않은 국내 일반고 출신에 뛰어나지 못한 영어실력이 과연 50위권 학교도 가능할지 의문이었다.

대부분의 사람이 위 세 학생의 프로파일을 보면 과연 저런 스펙을 가지고 목표하는 대학들에 진학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지원자들과 비슷한 레벨의 스펙이 아니면 그만큼 가능성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번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미국 대학 입학은 입학사정관의 주관적 판단이 제일 큰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단순히 표면적 스펙을 보고 그 누구도 섣불리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 (개인 정보를 넣으면 목표하는 학교의 합격 가능성을 %로 알려주는 웹사이트도 있다고 한다.)

아무튼, 이런 때 컨설턴트로서 할 일은 학생의 인격적인 차별화 포인트를 잡는 원서전략을 짜는 것이다. 재준이의 경우, 과학고 학생으로 연구 활동과 나름대로 경시대회 경력 등을 최대한 살리는 것도 하나의 전략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동료의 스펙이 어떤지 빤히 아는 상태에서 그런 전략으로 가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결국, 심도 있는 전략회의를 거친 끝에, 재준이의 예술과 건축에 대한 열정과 집념을 전략의 핵심포인트로 잡았다. 과학고의 방대한 학업 량을 소화하면서 본인의 열정을 따라 영화와 미술, 그리고 건축활동을 틈나는 대로 실행에 옮겼던 얘기들을 소재로 에세이들을 작성하였다.

영철이는 ‘초라한’ 과외활동을 부풀리는 것도 하나의 전략일 수 있지만, 이것은 필자의 비즈니스 철학에 위배되는 것이고 전략상 위험하므로 있는 사실(fact)을 토대로 영철이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는 전략으로 진행했다. 바로 영철이의 특이한 독서방법과 그 많은 독서를 통하여 얻은 영철이만의 독특한 시각이었다. 영철이는 에세이 소재를 택하는 데 있어서, 메인(main) 에세이는 너무나 진부하고 지루한 독서였고, 활동(activity) 에세이 역시 특별할 것이 없는 학교성가대 활동 얘기였다. 소재는 그렇다고 해도 그 내용은 영철이가 평범한 학생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대학에 가서 지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을 정도로 완벽했다.

마지막으로 정수는 본인의 마술활동에서 얻은 경험이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전공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를 설득력 있게 잘 표현하여, 앞으로 전공에 대한 열정을 보이는 전략으로 원서를 진행했다.

재준이는 결국 스탠퍼드 (그것도 입학이 제일 어려운 곳 중 하나인 공과대학에) 대학에 합격하여 현재 전공을 생물/생명공학 쪽으로 바꿨으며, 영철이는 코넬대학의 화학과에 입학하여 곧 1학년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칠 예정이다. 그리고 정수는 입학 전까지 토플을 80점 이상 올린다는 조건으로 (결국, 나중에 80점을 넘겼다) 케이스 웨스턴 대학(탑 30위권 대학)에 조건부로 합격했는데 우수한 학업성적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2학년 때는 랭킹이 더 높은 학교로 편입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내일신문 5/23/2010)

2010. 4. 27.

소개팅과 미국 대학 입학, 그리고 생선회

유정이는 올해 E여대 2학년으로 명문가 출신에 168cm, 48kg의 날씬한 몸매, 하얀 피부의 청순한 이미지의 소유자다. 청바지가 완벽하게 어울리는 그녀는 등하교 때마다 모든 학생의 이목을 받는다. 외모뿐만 아니다. 데이트에서 반은 본인이 밥값을 낼 정도로 성격도 ‘쿨’하고 온종일 같이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그녀의 재치와 유머는 여느 개그우먼 못지않으며, 그녀의 해박한 지식과 명석한 두뇌는 그녀가 2년 연속 과 수석이라는 사실을 놀랍지 않게 한다. 집안이면 집안, 공부면 공부, 외모면 외모, 성격이면 성격, 그 어느 하나 빠질 것이 없는 그녀도 남다른 고민이 있다. 바로 하루에도 수십 개씩 날아오는 데이트 신청이다. 남자에도 관심이 많은지라 멋진 남친을 갖고 싶지만, 문제는 상대를 고르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다. 소개팅 또는 데이트 “지원자” 대부분은 명문 법대, 의대 아니면 치대 출신으로 키 180cm 이상에 몸무게 75kg, 얼굴은 당연히 훈남에 고급차는 필수다.

미국의 명문대들이 매해 수만 건의 지원서를 받는데, 이 학교들의 입학사정관들도 이 모든 지원서를 보며 느끼는 심정은 유정이가 느끼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을 거다. 도대체 여기서 누구를 뽑을 것인가? 예전에 코넬대학교 입학사정관은, “지원자들 95%는 객관적 자료(GPA, SAT)가 거의 같다”고 했다. 이럴 때 입학사정관들은 주관적인 자료 즉, 에세이와 추천서에 어쩔 수 없이 의존하게 된다고 한다. 모두 좋은 성적과 눈부신 과외활동을 한 상태에서 당락의 결과는 결국 지원자가 어떤 주관적인 데이터를 제출하여 입학사정관들의 마음에 들게 했느냐에 달린 거다. 그 주관적 판단을 돕는 자료가 에세이와 추천서이며, 이 중에서도 더 중요한 것이 에세이다. (웬만큼 우수한 학생이면 학교에서 좋은 추천서는 받을 수 있다.)

유정이도 결정을 못 내린다. 김군은 대학이 마음에 드는데 이군은 집안이 자꾸 끌린다. (박군을 거절하자니 그의 외제스포츠카가 조금 아쉽다.) 결국 유정이가 선택한 방법은 모두 만나보고 결정하는 것. 만나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 어떤지, 목소리나 풍기는 이미지가 어떤지 직접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관심사(Interest)는 무엇이고, 어떤 관점(Perspective)을 가졌는지, 또 인생의 목표(Goal)는 무엇인지 직접 들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스펙이 아닌 본인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결정을 내리겠다는 것이 유정이의 생각이다. (그녀에게는 특히 지원자의 리더쉽, 열정 등 인간적인 면에 크게 매력을 느낀다. 하지만 스펙에서는 이런 주관적인 요소는 결코 알아낼 수가 없다.) 이런 반면, 지원자들은 소개팅 주선자에게 본인의 피상적인 장점들만을 골라 잘 얘기해달라고 부탁한다. 김군은 본인의 학벌, 이군은 본인의 집안 (박군은 외제스포츠카?) 등 주위에서 부러워하는 본인의 스펙을 줄줄이 열거 또는 과장하여 본인을 최대한 멋진 남성으로 포장한다. 유정이와 직접 만나서도 이런 면들을 과시하기에 바쁘다. 정작 유정이는 어떤 생각으로 자신들을 평가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으니,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미국 명문대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자나 그 부모와 사고방식이 매우 다르다. 최고의 SAT 점수와 GPA, 무수한 과외활동 내용을 가지고도 모든 Ivy 리그 학교들에서 불합격되는 예가 매해 나오는 반면, 기본 스펙이 다른 지원자들의 평균 이하임에도 그들을 제치고 붙는 학생들이 매해 있다. 우리의 일반적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것이 미국 대학 입학의 특징이며 이러한 ‘기이한’ 현상의 원천에는 입학사정관들의 주관적 판단이 있다. 이들의 마인드를 읽는 것이 미국 대학 입학의 열쇠이며, 이러한 이해를 갖춘 상태에서 에세이와 원서작업을 해야 한다. 특히, 이 주관적 판단요소에서 타 지원자들보다 두각을 나타내려면 지원서의 에세이에서 본인의 차별화된 요소를 “적절하게” 보여줘야 하는데, 아직도 대부분의 우리나라 지원자들은 이 부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 있다. 사실, 입학사정관들이 어떤 마인드로 학생을 뽑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 심지어 많은 컨설팅 업체도 이런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참치회에서 최고급부위로 쳐주는 것이 가모도로(특 뱃살)라고 한다. 미국 입학사정관들이 원하는 것은 가모도로인데 우리 생각에 건강에 좋다고 아무리 아나고(붕장어)를 갖다 바친들, 왜 아나고를 갖다 주는지 이해할까? 벌써 다른 아나고들로 신물이 났을 거다. 이런 사고방식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지원자들은 미국 명문대 입학이 점점 더 어려워질 거다. 유정이를 이해 못 하는 김군, 이군, 박군처럼.

(내일신문 4/27/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