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등학생들에게 대학 입시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에세이·글쓰기 대회들이 있다. 그 중에서 제일 명성이 높은 대회는 콘코드 리뷰(The Concord Review). 역사 쪽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역사 연구 논문을 제출해 게재되는 것만큼 높은 선택성을 인정받는 길도 없다.
존 로크 인스티튜트 글로벌 에세이 프라이즈(John Locke Institute Global Essay Prize)는 철학, 정치, 경제, 역사 등 학술적 주제로 2,000단어 내외의 논증 에세이를 쓰게 하며,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이 참가하는 대회다. 숏리스트에만 올라도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받는다.
스콜라스틱 아트 앤 라이팅 어워드(Scholastic Art & Writing Awards)는 미국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창작 대회 중 하나로, 지역 단위의 Gold Key나 전국 단위의 메달은 입시 평가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베닝턴 칼리지의 Bennington Young Writers Awards는 시, 소설, 논픽션을 받으며 참가비가 없다. 수상자에게는 상금과 함께 베닝턴 입학 시 상당한 장학금이 연결되고, 창작 글쓰기의 깊이를 보여주는 데 강점이 있다.
여기에 더해 아인 랜드 인스티튜트(Ayn Rand Institute)가 주관하는 에세이 대회도 있다. 『앤섬(Anthem)』, 『파운틴헤드(Fountainhead』, 『아틀라스 슈러그드(Atlas Shrugged)』 같은 작품을 읽고 그 주제와 철학적 의미에 대해 글을 쓰는 대회로, 개인주의와 자유, 인간의 잠재력 같은 주제를 깊게 다룬다. 전 세계 학생이 참가할 수 있고, 상금 규모도 상당하다.
캘빈 쿨리지 대통령 재단(Calvin Coolidge Presidential Foundation) 쪽에서는 경제·정책 관련 에세이 대회를 열어 미국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상금을 주고, 쿨리지 스칼라십은 고등학생 지원 시 쿨리지 대통령의 자서전과 사상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를 요구한다. 둘 다 역사적·경제적 사고를 글로 정리하는 훈련이 된다.
이런 대회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참가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읽고 생각하고 쓰고 고치는 과정 자체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주제를 잡고 자신의 관점을 다듬는 시간이 고스란히 지원자의 사고 방식과 지적 호기심을 드러낸다.
문과 대학의 입시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결국 ‘글’이다. 개인 에세이든 서플러멘테리(추가)이든, 입학사정관들은 학생이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질문을 품었는지, 그 질문을 얼마나 정직하게 파고들었는지를 본다. 에세이 대회에 나가 글을 써 보는 경험은 이력서 한 줄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그 글쓰기의 근육을 미리 단련하는 과정이다. 문과 학생 개인에게도 엄청난 경험이 된다.
물론 모든 문과 학생이 시나 소설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쓰기’라는 행위 자체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 태도다. 읽고 생각한 것을 글로 남겨 보는 습관은 나중에 입시 에세이를 쓸 때 가장 자연스럽게 도움이 된다. 화려한 활동을 억지로 만들어내기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관심사를 글로 정리하고 다듬는 쪽이 훨씬 설득력 있는 프로필을 만든다.
이번 가을, 그리고 겨울 방학 때 한 편의 글을 진지하게 써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출발이 될 수 있다.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그 과정에서 남기는 생각의 흔적이 결국 입시에서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