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16.

에세이는 아이비리그 출신이 써줘야 한다 - 엄마들의 착각

작년에 타 학원에서 컨설팅 했던 학생이 찾아와 이번에 편입을 하겠다고 한다. 작년 원서를 봤더니 정말 기가막혔다. 그 학생의 UC 에세이를 봤는데, 우선 1번 에세이는 본인이 자란 환경을 설명하고 그게 오늘날 자신의 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쓰는 거다. 그런데 거기다가 전공 에세이(나는 왜 이 전공을 공부하고 싶은지)에 대해 썼다.  2번 에세이는 본인의 장점을 하나 쓰라고 한 건데 여기에는 학교에서 클럽활동에서 느낀 점을 썼다. 다른 에세이를 그냥 가져다 끼어 맞춘 거다.

이 에세이를 하버드대학 출신의 미국인이 써줬다고 한다. 이 학생은 10학년 때 유학을 갔는데 이 하버드대 출신 컨설턴트는 에세이를 마치 미국학생의 에세이처럼 써놨다 (첫 문장을 읽고 바로 느낌이 온다. 유학생 에세이인지 미국학생 에세이인지).

아이비리그 영문과 출신이 써준 에세이가 좋은 에세이가 아니다. 고급 어휘와 문체를 쓴 에세이가 좋은 에세이가 아니다. 착각에 빠지지 말자. 자기의 자라온 환경에 맞게 쓴 에세이가 최고다. 그걸 잘 해주는 게 제대로된 컨설팅이다. 하버드대 영문과 출신 미국인이 한국 유학생 에세이를 쓰다니 참 기가막히다. 그 미국인이 한국 유학생의 정서나 문화,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 뭘 안다고 쓰나? 더 큰 문제는 엄마들은 이런 곳으로 몰린다는 거다. 왜 엄마들은 이렇게 생각을 안 하고 자기 아이를 아무데나 맡길까?

에세이는 깊이 있는 글을 잘 써주는 사람이 봐줘야 한다. 깊이 있는 글은 아이비리그 영문과 출신만 쓰나? 이 세상의 저명한 작가들은 다 아이비리그 영문과 출신인가? 다양한 인생의 경험과 많은 학생의 에세이를 다뤄본 경력이 있는 사람이 봐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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