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9.

비판적 사고력 수업

약 4년 전, 동남아의 국제학교를 다니다가 미국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내가 출강하던 학원에서 SAT를 배운 학생이 있었다. 영어실력이 정말 최악였다. 공부에 관심도 없고. 내 SAT수업방식이 마음에 안 들었던 학원 원장이 이 아이 대학컨설팅을 어느 사기 컨설턴트한테 모르고 맡겼다. 우여곡절 끝에 미국 서부의 주립대에 겨우 합격했다. 컨설팅 비용을 3천만원씩이나 들여서 원서만 내면 붙을 수 있는 주립대에 붙었다. 이게 현실이다.

아무튼, 그 학생이 본인 영어실력을 빤히 알기에, 아무리 수준 낮은 주립대학이어도 자기 실력으로 가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나를 찾아왔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내가 시키는 것만 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렇게 하겠다고.

그때부터 두 달동안 힘든 영어 공부를 시켰다. 중간 중간 힘들다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수업을 빠진 적도 있고. 아무튼 그 해 여름 힘들게 공부를 마치고 미국으로 갔다. 그때 했던 아티클 중에 하나가 아래 아티클: "빈부격차가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 4가지."

그 다음 해 여름방학 때, 강남역에서 곱창 사주겠다며 나를 찾아왔다. 그때 해준 얘기가, 신입생 2, 300명이 듣는 미시경제학을 수강했는데, 학기말 페이퍼에 아래 아티클에서 읽었던 내용을 인용하여 자기 생각을 적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교수가 강의시간에 학생 전체에게 페이퍼는 이렇게 써야 한다며 자기가 쓴 걸 보여줬다고 한다.

"선생님, 저도 이런 날이 있네요 ㅋㅋㅋ"

물론 학점은 A를 받았고.

The 4 biggest reasons why inequality is bad for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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