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2.

SAT리딩 관련 착각

1. 학원에서 리딩점수가 안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

흔히 SAT (또는 그 외 영어시험) 리딩에서 점수를 많이 올리려면 문제를 많이 풀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많이 풀어봐야 하는 이유는 몇 가지 문제유형을 익혀서 문제 푸는 방식을 훈련하기 위해서다.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많은 지문을 접해보는 게 독해력 향상에 도움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원에서 이렇게 수업을 해도 독해점수와 독해력이 많이 향상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리딩에서 점수를 올리려면 제일 중요한 것이 지문을 읽는 속도다. 이 속도가 증가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점수가 오르지 않는다. 속도가 증가하지 않고 점수 올리는 법은 딱 두가지, 미리 빼온 문제를 보고 시험을 치르거나 대리시험 봐주는 것. 이 두 방법 외에는 절대로 없다. 학원이 만점자를 다수 배출했건, 강사가 하버드/예일 나왔건, 영문학 또는 철학 박사학위건 뭐건 간에 다 소용없다. 아이 지문 읽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 외에는 아무 방법이 없다. 그러니 학원이나 강사를 탓하지도 기대하지도 말아라. 내 아이를 탓하든 기대하든 해라.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무슨 말인지 모르는데 어떻게 답을 고르나? 다시 한번 강조한다. 절대로, 이 지문 읽는 속도가 증가하지 않고서는 점수가 오를 수가 없다.

그럼 이 지문 읽는 속도는 어떻게 빨라지나? 이를 위해서는 영어문장을 읽고 뇌에서 프로세스(처리)하는 속도가 증가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모든 영어학원에서 독해문제를 풀 때, 학생이 영어 문장 하나 하나를 제대로 이해했는지에 시간을 할애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은 지문 내용을 자세히 이해하지 않고 넘어간다.


2. 제대로 된 공부법을 모르는 부모가 끼어들면 안 되는 이유 (SAT학원은 영어유치원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지문에 대해 오랜 시간에 걸쳐 설명하고 학생이 이해했는지 질문하고 답하다 보면 문제를 많이 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학생, 부모, 학원 원장 모두에게서 항의가 들어온다. 수업진도가 너무 느리다고. 물론 이 항의는 내 수업을 듣는 학생으로부터 시작된다. 지문에 대해 제대로 이해시켜주는 걸 왜 학생은 싫어할까? 그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 학생은 본인이 문제를 많이 풀면 독해점수가 오를 거라고 완전히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 둘째, 지문을 한문장 한문장 하자니 너무 지겹다. 재미없고 힘들다. 그냥 요점, 주요포인트, 지문을 잘 몰라도 정답을 빨리 고를 수있는 요령 등만 알고 싶지 힘들게 공부하고 싶지 않은 거다. 백날 문제만 풀어봐라. 점수가 오르나? 재밌는 것은 실제로 한여름 동안 공부해도 점수가 별로 오르지 않는다. 지문을 제대로 분석해 주는 필자의 수업에 집중을 안 하고 문제 분석하는 내용만 익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필자의 수업이 효과가 없다고 부모로부터 항의가 들어온다. 그리고는 단어는 하루에 몇 개씩 해야 하고 문제도 몇 개 이상 풀어야 하지 않냐고 진도에 관해 "조언"이 들어온다. 우리나라 학부모 중에 SAT를 단 한 번이라도 공부해본 학부모가 있는지 궁금하다. 한 번도 공부를 안 해봤는데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알며 왜 자기 방법이 맞다고 생각해서 학원에 요청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이건 마치 병원에 가서 본인이 스스로 내린 진단을 의사에게 말해주며 약을 어떻게 처방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는 자기 방법과 안 맞으면 다른 학원으로 옮겨 간다. 만약 그 학원이 본인 요구에 잘따라주면 만족해 한다.

이렇게 해서 발생하는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영어학원이 학부모가 좋아하도록 프로그램을 짠다는 거다. 아이 영어실력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는, 또는 잘못된 영어공부법을 알고 있는 학부모(특히 영어 공부를 고등학교 이후로 거의 안 해 본 엄마들)의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이다. 한마디로, 우리나라는 부모 때문에 아이 영어 공부를 망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AT가 실제로 어떤 시험인지 아는 학부모는 거의 없다. 많이 아는 학부모라고 해도 어차피 다른 학원이나 매체에서 듣고 본 것 뿐,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렇다면 수업은 전문가인 강사에게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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