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31.

[내일신문 칼럼] 미국 대학 원서를 벌써부터?

올가을 미국대학 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11학년 유학생과 고3 국내생은 이번 여름까지 해야 할 일들이 많다. 3월부터 SAT2를 시작해서 5월에 AP 시험, 6월에 또 SAT1 및 SAT2 시험들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부모님께서는 4월에 발표되는 미국대학 입학결과를 토대로 좋은 결과를 얻은 학생 부모에게 지원서 작업은 어떻게 했는지, 컨설팅은 어디서 했는지, 이번 여름 SAT는 어디서 해야 하는지 등 많은 정보수집에 들어가신다. 이런 모든 일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고, 이렇게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많은 부모님께서 간과하시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원서 준비다.

아마 이 글을 읽는 학부모님께서는 아직 1월도 끝나지 않았는데 왜 원서에 대해서 벌써 말하느냐고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위에 열거한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데 원서를 쓸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할 것이다. 어차피 원서작업은 학생이 시간이 나야 하는 것 아닌가?

보통 원서작업은 여름방학 때 많이 한다. 일반적인 절차를 보면, 학생이 컨설턴트 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에세이 토픽을 정하고, 지난 3년 동안의 자료를 전달하여 원서작업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정해지는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전공이다. 소수 학교를 제외하고는 미국 대학 지원할 때 전공이 결정되지 않는다. 미국 대학은 입학 후에 전공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전공을 못 바꾸게 하는 대학이 있다는 것은 100% 거짓이다) 지원할 때는 본인이 바라는 전공만 표시할 뿐이다. 그 의사표시를 토대로 학교에서는 비슷한 학생들끼리 비교하여 학생을 선발한다.

이렇듯, 전공은 어떤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입학 후에 충분히 바꿀 수 있기는 하지만, 지원할 때는 어떤 전공을 정하느냐에 따라 합격 확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컨설팅을 할 때 전공선택을 많이 고심하여 결정한다. 문제는 학생들이 본인이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 확실하게 알지 못하다는 데 있다. 금융공학을 하고 싶다는 학생들은 금융공학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하겠다고 한다. 들은 건 있어서.

문제는 이런 학생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본인의 전공이 확실한 학생도 문제가 있다. 경제학에 빠진 학생은 경제학으로 지원하려고 한다. 몇 년 전 자료지만 하버드 신입생의 70%가 경제를 공부하고 싶어한다고 한다. 이런 인기 학과를 공부하고 싶다고 원서에 쓰면 그 입학 확률이 어떻게 될까? 예전에 필자가 학생이 수학에 관심이 많아서 수학과로 지원하자고 했더니 그 학생 어머님께서 “아니, 선생님 수학과 나와서 뭘 하겠습니까?”라고 하셨다. 많은 분이 바로 저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수학과로 지원하자고 한 것인데.

전공뿐만이 아니다. 개인 에세이 (Personal essay)도 전부 여름에 준비한다. 개인 에세이는 전공 에세이만큼 중요하다. 여기서 학부모님들이 잘못 알고 계신 것이 이런 에세이는 글을 잘 쓰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글도 잘 써야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어떤 소재를 가지고 썼는지가 영어 문장력보다 더 중요하다. 영어 문장력은 원어민 선생님께서 고쳐주시면 그만이다 (이것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그것은 다음 기회에). 하지만 그 에세이에 무엇을 담을지는 또 다른 얘기다. 학생과의 오랜 상담을 통해서 그 학생의 차별화 포인트를 부각할 소재를 선택해야 한다.

이렇듯이 원서에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 많다. 지원할 대학교 리스트 선정은 또 쉬운가? 그것도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SAT를 온종일 공부하면서 하겠다는데 그 부작용이 없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에세이 등 원서작업을 학교 다니면서 바로 하라는 것인가? 그건 학생의 현재 상황에 따라 다르다 (에세이를 벌써 시작하는 학생도 있다). 각종 시험 점수가 없는 상태에서는 시험 준비가 물론 최우선이다. 아직 GPA가 좋지 않다면 GPA 끌어올리는 게 최우선이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도 여름에 SAT 학원 다니면서 원서작업을 시간에 쫓겨 정신없이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우선 전공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무슨 전공이 있는지도 모르면 대학교 웹사이트에서 전공에 대해서 훑어보면 된다. 거기서 흥미 있는 것이 있으면 메모해뒀다가 그 전공을 졸업하면 어떤 일을 하는지도 찾아본다. 개인 에세이 소재는 무엇으로 할지, 이것도 생각해보기 바란다. 자기 인생에서 중요한 일들은 또 메모해둔다. 이런 것을 바쁜 학교생활 중에 언제 하느냐? 여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라는 것이 아니다. 틈틈이 하라는 것이다. 페이스북 몇 시간씩 하고 인터넷에서 한국 TV 방송은 보면서 이런 거 할 시간이 없다고 한다면 좋은 대학 갈 자격이 없다. 지금부터 여름방학 때까지 어떻게 보내느냐가 성공적인 여름 SAT 준비와 가을에 작성할 원서의 질을 좌우한다. 미국대학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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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1/25/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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