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AT를 주관하는 컬리지보드(College Board)의 신임대표 데이빗 콜먼(David Coleman)이 현 SAT 관련 문제에 대한 작년 5월의 보도를 시작으로 2월 말에 다시 사내 직원들에게 개편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와 관련해서 본 칼럼에서는 앞으로 바뀔 SAT, 더 나아가서는 미국대학 준비를 위한 영어공부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우선 콜먼 대표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알면 앞으로 SAT가 어떤 모습이 될지 예상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콜먼은 예일대와 옥스퍼드 대학을 거쳐 세계 제1의 경영컨설팅 회사 매킨지에서 컨설턴트 생활을 했다. 그의 다양한 교육분야의 경력 중에 2007년 Student Achievement Partners라는 비영리 교육단체를 설립한 것이 큰 의미가 있다. 이 단체는 현재 미국 46개 주에서 채택한 유치원부터 고3 영어/수학 교육의 바탕이 되는 커먼코어(Common Core, http://www.corestandards.org/)를 정립한 기관이기 때문이다. 이 단체의 설립자인 콜먼 대표는 현재 SAT가 이 커먼코어가 내세우는 교육목표에 어느 정도 들어맞고 있지만, 앞으로 바뀔 SAT는 좀 더 밀접한 관계가 있도록 개편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이 커먼코어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커먼코어는 학년별로 영어와 수학에서 학생들이 배워야 할 필수내용을 정리해 놓은 교육 지침서이다. 이 중에서 SAT와 관련 있는 부분을 살펴보면 앞으로의 SAT는 현재의 단어, 지문독해, 문법, 작문에서 특히 단어와 작문 부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확실한 것은 작문 부분이 현재 AP English Language & Composition (AP 언어/작문)처럼 주어진 데이터를 분석하여 본인의 논점을 논리적으로 쓰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는 거다. 현재 SAT의 작문은 하나의 광범위한 주제를 주고, 아무 데이터가 없는 상황에서 학생이 본인의 지식을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글이었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학생의 논리력/분석력보다는 독창성이나 창작력이 더 돋보인다는 것이 콜먼 대표의 불만이다. 대학과 사회에 나와서는 주어진 데이터를 분석하여 본인의 논리를 필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는데 현재 SAT에서는 이런 면을 반영 못 한다는 것이 이 사람의 생각이다. 심지어 대학입학 과정에서도 이런 면을 대학들이 더 다뤄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사회인이 되면, 이 사회가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는 관심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거다. 주어진 데이터나 현상을 분석할 줄 아느냐가 중요하다.”) 참고로, 미국 경영대학원(MBA) 시험인 GMAT의 작문이 이런 식이다. 어떤 지문을 준 상태에서 그 지문을 분석하고 본인의 논점을 펴나가는 작문시험이다. 아마 SAT 작문도 이렇게 바뀌지 않을까 생각된다.
콜먼 대표의 또 한 가지 주장은, 앞으로 SAT는 대학과정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더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고등학생이 할 수 있는 대학 과정은 AP이다. 결국, 이 AP와 조금 더 가깝게 만들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SAT 작문이 AP 언어/작문(English Language & Composition)과 좀 더 흡사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식으로 SAT가 바뀐다면, 국내 SAT업계에도 변화가 많이 예상된다. 첫 번째는, 현재처럼 외워서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줄어들 거다. 현재 SAT 작문은 템플릿(틀)과 사용할 예시만 외워서 준비하면 10점은 충분히 맞을 수 있다. 그러나 AP 언어/작문처럼 어떤 지문을 주고 그 지문을 분석한 후 에세이를 써야 한다면 외워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줄어든다. 부담은 학생에게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가르치는 강사들에게도 증가한다. 분석적인 글을 쓸 줄 아는 선생님들에게서만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거다. 당장 내년부터 SAT 작문이 전면적으로 바뀌지는 않겠지만, 현재 8, 9학년이면 이렇게 바뀐 SAT를 11학년 때는 충분히 보게 될 수도 있다.
또 한 가지는, 현재 8, 9학년 또는 그 이하의 학생들은 앞으로 비문학(non-fiction)을 과거보다는 더 많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학 지문을 주고 분석하라는 건 아닐 테니까).
이런 면에서 이제부터라도 청소년들을 위한 비문학 잡지와 신문, 또는 성인 신문사설을 조금씩 보기 시작하는 것이 여러모로 (앞으로 SAT가 어떻게 바뀌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재 SAT 시스템으로 대학을 지원할 10, 11학년들도 이런 변화에 예외라고 볼 수 없는 것이, 미국의 수능이라고 할 수 있는 SAT를 주관하는 기관에서의 이런 변화는 대학을 갔을 때 비문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런 학생들은 대학 입학 전 봄이나(국내생) 여름에(유학생) 분석적 작문(analytical writing)을 연습하여 대학 수업을 준비하기 바란다.
1/3/2013 콜먼 대표의 SAT 개편에 대한 연설 관련 기사
5/16/2012 향후 SAT 방향에 대한 콜먼대표의 의사 관련 기사
2/27/2013 사내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전문
https://www.facebook.com/notes/the-college-board/an-announcement-from-college-board-president-david-coleman-regarding-the-sat/615561185125692
(내일신문 3/6/2013)
(내일신문 3/6/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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