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학에서 지원자 심사를 할 때 중요하게 보는 항목 중의 하나가 과외활동 (Extracurricular Activity)이다. 보통 EC라고 하는데, 이것에 대한 상식 중 하나는 EC는 오랫동안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특이한 것을 해야 대학 입학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충족시키는 EC를 찾기는 쉽지가 않다. 우선 학생의 적성에 잘 맞는 것을 찾기부터가 어렵다. 오늘은 적성에 맞는 EC, 다르게 말해서 우리 아이가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활동은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EC를 얘기할 때 꼭 따르는 단어가 열정이다. 열정(Passion), 참 좋은 말이다. 성공한 사람들이 늘 하는 말, 열정을 가져라. 성공하려면 열정이 있어야 한다. 대학 입학사정관들도 매번 하는 소리, "우리는 열정을 가진 학생을 원한다." 기업채용 담당자들도 "우리는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직원을 원한다." 열정, 열정, 열정.... 아, 정말 이제는 듣기도 지겹다. 그래서 많은 부모도 우리 아이가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늘 고민하면서 어렸을 때부터 이것도 시켜보고 저것도 시켜보고, 여기도 데려가고 저기도 데려간다 -- 봉사활동도 시켜보고, 미술관도 데려가고, 여름캠프도 보내보고. 또 부모 본인도 여기저기 유명한 강사 강연도 들어보고, 관련 책도 읽어 지식과 정보를 많이 습득하는 데 노력한다. 아, 도대체 우리 아이의 열정은 어떻게 발견하는 것일까?
열정을 찾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여기서 현실적인 방법 하나를 제안한다. 바로 독서다. 열정을 갖게 하고 싶은 분야의 책을 보게 하는 것이다. 책 한 권 가지고 되지 않는다. 여러 권을 읽어봐야 한다. 여러 권을 읽기도 전에 책을 놓는다면 그 분야는 적성분야가 아니다. 책을 읽는 것은 우선 다른 매체를 이용하는 것보다 재미가 없다. 관련 분야에 대해 한두 권도 아니고 여러 개의 책을 읽으려면 인내력이 필요하다. 그런 인내력도 없다면 그 분야는 학생이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열정은 재미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그 수많은 코드를 작성할 때 그 순간순간이 재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엄청난 인내와 노력이 들어갔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메시가 그 경지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시간의 고된 훈련과 인내가 필요했다. 내가 재미있어서 하는 일과 열정적으로 하는 일은 다르다. 단순 재미와 열정은 구별되기 때문이다. 보통 어떤 일에 빠진 사람은 그 일이 재미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재미는 컴퓨터 게임을 할 때 느끼는 그런 재미가 아니다. 그 일을 하는데 드는 노력과 시간이 절대 아깝지 않고 힘들어도 하게 되는 그런 재미다. 인내하고 있는 그 과정을 재미있다고 표현한 것뿐이다. 결국,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힘들어도 참고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아이나 부모는 학생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이 열정을 쏟아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만 생각한다.
책을 한 권, 두 권, 세 권,... 열 권 읽다 보면 그 분야에 관심이 조금씩 생긴다. 그 관심이 커지다 보면 비로소 열정의 새싹이 조금씩 싹튼다. 열정은 어디서 떨어지거나, 한 번 또는 몇 번 보고 "아, 저거 내가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어!"라고 마치 첫눈에 반한 이상형의 이성을 발견하듯이 알아볼 수 없다. 인내를 가지고 그 분야에 대해서 많이 읽어보고 나서야 이게 내가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그 분야에 대해서 읽어 본 것이 없어 머리가 빈 상태에서 무슨 열정이 나오나?
그런데 이렇게 힘든 길을 택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현실이다. 과외활동을 알선해 주는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정보력과 네트워크를 통해서 학생이 원하는 쪽의 EC를 수행하게 해주는 서비스다. 필자는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학생 본인은 수행하는 EC에 관해서 반드시 많이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자가 학생의 EC를 도와줄 때는 이런 식으로 진행한다. 그래야 그 활동의 내용이 풍부해지고 그 활동에 대해서 에세이를 쓰더라도 좋은 내용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이력서에 몇 줄 추가하는 것밖에 안 된다. 대학 들어가서 써먹지도 않는다. 시간과 돈이 아깝다.
아이를 여기저기 데려가서 많이 보여주는 이유는 견문을 넓혀주기 위해서다. 여기서 문은 한자로 들을 문이다 -- 많이 보고 많이 듣고. 필자는 많이 보고 많이 읽기를 권한다. 아이의 열정을 찾는 데는 들을 문(問)보다는 글월 문(文)이 더 중요하다. 우선 관심분야는 인터넷에 그 정보가 무궁무진하다. 그 검색부터 시작해라. 그리고 도서관이나 서점으로 가라. 열정은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찾아야 한다. 박물관, 미술관, 여름캠프, 봉사활동 지역, 해외 유적지, 방송매체, 이런 곳이 아니고.
2차 세미나: 미국대학 준비 이렇게 하면 안 된다.
일시: 2/28 (목) 오전 10시
장소/예약 문의: 010-9206-0612
(내일신문 2/15/2013)
(내일신문 2/15/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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