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4편) - 미국 대학 입학과 영어 실력
![]() |
근우 합격 소식을 전한 카톡메세지 |
현재 미국에서 11학년인 근우는 미국 간 지가 1년이 채 안 되어 영어를 무척 힘들어했다. 유학 가기 전에도 영어공부를 소홀히 했던 터라 첫 학기 적응이 쉽지가 않았다. 한 과목만 B가 나오고 전부 C와 D를 받았다. 이런 학생을 어머님께서 필자에게 데리고 왔다. 근우도 곧 SAT와 토플 준비를 해야 되지 않겠냐고 하시면서. 하지만 필자가 제시한 것은 그런 시험공부가 아니고 바로 독서였다. 여름 방학 내내 근우는 영어책만 읽었다. 매일 읽고 해석만 하는 걸로 한여름을 보냈다. 시간으로 따지면 100시간도 넘을 거다. SAT나 토플 같은 시험의 문제는 단 한 개도 풀지 않고 오로지 문장 해석만 했다. 학생 어머님은 SAT나 토플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위의 지속적 유혹에 계속 마음이 흔들리셨지만, 필자는 다른 것은 일체 못하게 했다. 방학 후 학교로 돌아간 근우는 영어수업이 덜 부담스럽다며 학업에 적응하기가 더 수월해졌다고 했다. 결국, 이번 학기에 영어를 비롯한 3과목에서 A를 받았다. 반년 전만 해도 C와 D로 깔았던 학생이었다. (결국 건우는 나중에 와싱턴 주립대학에 붙었다.)
학교 소개 홈페이지를 장식한 정옥경학생 (우) |
위 세 학생의 경우 모두 처음에는 별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바로 영어 때문에. 유학을 현재 꿈꾸는 많은 학생 중에 이렇게 희망이 없어 보이는 학생이 많을 거다. 하지만 필자는 진하, 근우, 옥경이같이 성공한 아이들을 안다. 아직도 많은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이 방학 때 “영어” 준비는 안 하고, SAT, SAT2, ACT, 토플, 과외활동 등 소위 스펙을 쌓기에 여념이 없다. 물론 진하나 옥경이 같은 경우 당장 몇 달 후면 대학 원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없는 상태에서 SAT부터 준비를 해야 했다. 하지만 SAT를 준비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그 SAT 준비 기간에 영어 실력을 쌓는 것이 더 급선무이고 그 전략으로 준비를 시킨 것이 비로소 대학에 가서 빛을 보았던 거다. 필자가 항상 강조하는 것이 SAT 점수 자체는 생각보다 큰 의미가 없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의 영어 실력이다. 많은 학부모가 이런 면에서 얼마나 잘못 생각하고 있느냐 하면, 심지어 이렇게 생각하는 학부모도 계시다. 아이 SAT 점수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우니, 토플 점수라도 올리면 (토플은 SAT보다 점수 올리기가 쉬우니까) 입학에 조금이라도 유리하지 않을까. 이런 질문을 필자는 실제로 받는다. 토플 점수가 좋아서 입학했다고 치자 (그런 경우는 없지만). 그렇다면 대학 들어가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모두 입학에만 관심이 있다.
영어 실력이 좀 부족해도 유학을 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로 가서 4년제 대학으로 편입, 중하위권 대학으로 가서 2, 3학년 때 상위권 학교로 편입, 패스웨이(Pathway) 프로그램 등. 하지만 어떻게 가느냐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가서 살아남느냐이다. 위에 열거한 방법으로 입학해도 정규과정에 들어가서는 결국 영어 실력으로 성공과 실패가 갈라진다. 유학의 실패 원인 중 학업과 관련된 것은 100% 영어 실력 때문이다. 전공이 안 맞아서도 아니고,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도 아니고, 교수가 이상하게 가르쳐서도 아니고 심지어 미국 문화가 안 맞아서도 아니다. 그냥 영어를 못해서다. 이건 비단 영어 실력이 많이 부족한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목고 등의 우수한 학생에게서도 보이는 현상이 영어 사교육을 통해 점수 인플레이션만 되어 있지 어려운 글을 제대로 해석할 줄도 모르는 학생이 한두 명이 아니다. 어떤 연구에 의하면 미국 명문대의 한국 학생 40%가 졸업을 못 하고 돌아온다고 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