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4.

우리나라의 엉터리 영어교육 (문법)

예제1) 다음 문장의 밑줄 친 부분을 바르게 고친 것은?
If every nation were completely self-sufficient and operated under a free-market economy, the world’s food supply will be governed solely by the economics of supply and demand.

(A) will be
(B) would have been
(C) was to be
(D) was
(E) would be

우리나라 영어학원(학교도 마찬가지)의 설명은 대략 이렇다.
"If every nation에서 nation은 3인칭 단수인데 were인 복수주어에 해당하는 be동사가 왔다. 여기서 이 문장은 가정법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가정법이 아니고 직설법였다면 was가 와야 한다. 그리고 과거동사 were이기 때문에 이건 가정법 과거다. 가정법 과거 공식은 'if + 과거, would + 동사원형'이다. 그러므로 정답은 would + 동사원형의 형태를 갖춘 E다."

즉, 문장을 해석할 필요도 없이 정답을 맞출 수가 있다. 사실 위 설명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 수업이라면 저 기계적 설명 외에 더 중요한 설명이 필요하다. 먼저 해석을 시켜야 한다. "만약 모든 나라가 완전한 자급자족을 이루며 철저한 자유시장 경제에서 운영된다면, 세계의 식량 공급은 오로지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만 움직일 거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 문장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한 내용을 말하고 있다. 이렇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한 일을 말을 할 때(가정) 쓰는 화법이 바로 "가정법"이다. 그래서 if절의 주어가 3인칭 단수이지만 was를 안 쓰고 were를 쓴 거다. 가정법 과거의 be동사는 무조건 were다. 그리고 나서 가정법 과거이니 뒤의 절에서 "would + 동사원형"이 와야 된다고 해야 한다.

이 설명이 왜 중요하냐 하면, 단순히 기계적으로 답을 맞추면, 나중에 가정법 과거인 문장을 어디서 읽을 경우, 이게 왜 가정법으로 쓰였는지 모른다. 그걸 모른다는 건 글쓴이의 의도도 이해를 못했고 문맥도 이해 못했다는 얘기다. 그럼 그건 제대로 된 독해가 아니다. 또, 본인이 에세이를 쓸 때, 가정법을 언제 써야할지 모른다면,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일에 대해 쓸 때 저 가정법을 쓸 수가 있고, 현실적으로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일에 대해서는 직설법을 쓰게 될 수가 있다. 한마디로 그냥 막 쓰게 된다.

제대로 해석을 할 줄 알아야 하고, 공식 외에 더 알아야 할 것이 있는데 이는 가르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험문제 맞추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고 시간만 낭비하는 꼴이니.


예제2) 다음 밑줄 친 부분에서 틀린 것은? (틀린 곳이 없다면 E를 고를 것.)

Resulted by his obsession over the white whale, Ahab sacrifices his ship, his crew, and his own life
      A                                   B                                              C                                                 D

No error
     E

이거는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지만, 영어학원을 다닌 대부분의 아이들은 쉽게 A를 찍는다. 맞다. 정답이다. 그런데, 왜 A가 답이냐고 물어보면 99%는 틀린 말을 한다. 그들의 대답은 이렇다.

"Resulted by가 아니라 Resulted from이 맞는 숙어니까요." 
(Result가 들어간 숙어로 result in과 result from을 구분해서 억수로 암기시켰으니...)

이건 100% 틀린 말이다. 저 애들 말대로 Resulted from으로 써도 저건 틀린 표현이다. 결국, 틀린 부분을 또다른 틀린 표현으로 바꾸면서 맞다고 생각하고 답을 고른거다.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는 해석을 제대로 안 하고 문제를 풀기 때문이다.

저 A부분이 틀린 이유를 찾기 위해 Resulted by인 상태에서 문장을 해석을 보자.

"흰색 고래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인해 생겨난 에이햅은 자기 배와, 선원, 그리고 자기 인생까지 희생했다." "강박관념으로인해 생겨난 에이햅"이란 게 말이 되나?

그럼 Resulted from으로 바꾸면 말이 되나? Resulted from으로 바꿔도 마찬가지다. "흰색 고래에 대한 강박관념으로부터 결과적으로 나온 에이햅은"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에이햅이란 사람이 어떻게 강박관념으로부터 나올 수가 있나? 

이 문장이 원래 하려던 말은, "흰색 고래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에이햅은 모든 걸 희생했다"이다. 그래서 "때문에"라는 뜻의 Because of가 맞는 표현이다. 이정도만 봐도 해석없이 문법으로만 문제를 푼 우리나라 영어 수업에서 얼마나 잘못된 영어를 가르쳤는지 알 수가 있다.

영어에서 제일 중요한 건 문법이 아니고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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