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28.

미국 대학이 답이 뻔한 에세이를 쓰라고 하는 이유

미국 대학 지원하는 학생/부모의 질문 중 많은 것이, "왜 에세이를 쓰게 하냐?" 또는 "에세이를 어떻게 써야 하냐? (무엇을 써야 하냐?)", "왜 우리학교에 오고 싶냐고 하는데 그건 답이 당연한데 거짓말 하라는 얘긴가?" 등등. "점수 되고, 활동 많이 했으면 됐지 이런 건 왜 물어?"

미국 대학이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간단히 말해서 어떤 질문이 갔을 때 대답을 어떻게 하나를 보고 싶은 것. (정답을 찾는 게 아니고.) 어떻게 대답을 하는지 보고 싶은 이유는 사람을 뽑는 거니까. SAT점수나 GPA나 학생회장직을 뽑는 게 아니고 사람을 뽑는 거니까.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어보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느낌/인상이 생김. 그걸 토대로 다른 기준과 함께 검토해서 뽑을지 말지 생각을 해보는 것.

예를 들어, 봉사활동에서 배운 점을 쓰라고 하면 100명 중 95명은 "내 인생이 얼마나 복 받았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내가 얼마나 행운아인지, 이제 감사하며 살겠고, 앞으로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어떻게 할지 블라블라...." 이렇게 쓴다. 이렇게 쓴 내용이 틀려서가 아니라, 그리고 이렇게 느낀 걸 무시해서가 아니라, "아, 이 학생은 다른 95명의 학생과 생각하고 느끼는 게 크게 다르지 않구나"라고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생기는 것. 그 반면에 감사하고 어쩌구 이런 건 하나도 안 쓰고 "나는 봉사활동을 통해 하나의 노래가 듣는 사람에게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게 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무료 합창단 봉사)"라고 쓴다면 이 사람에 대한 인상은 다른 사람의 것과는 조금 다를 것. 그러면 이런 사람에 조금 더 관심이 가게 됨. 이런 거 때문에 뻔한 질문을 해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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