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9.

에세이 단어 제한으로 본 사고방식 차이

현재는 입시컨설팅을 하고 있는 전직 코넬대학 입학사정관(이런 사람 참 많음), 가장 인상 깊었던 에세이가 500단어 제한에도 불구하고 1000단어 정도 된 "완벽이란 건 과대평가되었다"는 주제의 에세이. 이 에세이 내용보다도 단어수 제한을 거의 2배 넘긴 에세이를 유심히 봐줬다는 게 인상적. 규정을 어긴 것에 대해 입학사정관들 사이에 의견이 나뉘긴 했지만 결국 학생에게 유리한 결론이 났다는 것. 

지금은 시스템 자체에서 제한을 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단어수를 정해놓기만 했지 그것을 넘겨도 원서제출에는 문제가 없었다. 실제 합격한 학생 에세이가 단어수를 넘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럴 때마다 학부모는 문제가 되지 않느냐, 다른 학원에서는 그러면 절대로 안 된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하느냐 등의 항의가 있었다. 이렇듯 우리와 그들의 사고방식 차이가 있다. 이건 국내의 많은 컨설팅에서 저지르는 실수의 한 예이지만 이렇듯 미국 사람의 이런 사고방식 또는 그들의 문화를 모르면서 도와주는 곳을 조심해야 한다. 

2015. 11. 27.

"SAT는 무조건 단어다"라는 말의 진짜 의미...

이 말의 표면적 의미는 단어를 많이 알아야 단어 빈칸 넣기(보통 센컴이라고 하는)를 잘하고 지문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알아야할 것이 있다. 여기 공개하는 단어를 보면 학생들이 흔히 아는 뜻 외에 SAT에서 유독 잘 물어보는 뜻이 있다. 이 이차적인 뜻을 잘 알아야 한다. 제대로 된 SAT 수업이라면 어려운 단어만 외우게 하지 말고 이런 단어도 외우게 해야 한다.

apprehensive: "이해하는" 말고 "걱정하는"
arrest: "체포하다, 잡다" 말고 "정지하다"
bent: "구부러진" 외에 "성향"
betray: "배신하다" 말고 "드러내다, 나타내다"
cause: "원인" 말고 "목적"
compromise: "타협하다" 말고 "위험에 빠뜨리다, 손해를 보다."
conscientious: "양심적인" 말고 "성실히, 열심히"
cool: "멋진" 말고 "냉담한"
currency: "화폐, 통화" 말고 "통용, 널리 쓰임"
eclipse: "가리다" 말고 "능가하다"
economy: "경제" 말고 "절약, 아낌"
ends: "끝"이 절대 아니고 "목적"
means: "수단" ("뜻"이나 "못된"하고 전혀 관련이 없는 단어)
patronize: "후원하다" 말고 "단골이 되다, 애취급하다"
pedestrian: "보행자" 말고 "무료한"
personification: "의인화" 말고 "상징"
quaint: "이상한" 말고 "옛 멋이 풍기는"
qualify: "자격이 되다" 말고 "제한하다, 조건을 달다"
reflect: "반사하다, 반영하다" 말고 "곰곰히 생각하다"
sanction: "제재" 말고 "허가, 승인"
slight: "약간" 말고 "모욕, 무시"
stark: "완전한" 말고 "(경관) 황량한/쓸쓸한, 장식이 없고 있는 그대로의 또는 너무 단순한"
stock: "재고" 말고 "진부한"
trade: "교환하다" 말고 "직업"
want: "바라다" 말고 "부족"
yield: "양보하다" 말고 "생산하다"

이외에 사전만 공부하거나 영어글을 많이 안 읽어서 뜻을 완전히 잘못 알고 있는 self-conscious, condescending, game, spontaneous, subject,... 등 수도 없이 많다. 흔히 센컴문제 보기에 나오는 어려운 단어만 외우는데 그것만 하면 되는 게 아니고, 여기 나온 것처럼 사전의 1번 뜻 말고 2, 3번 뜻을 알아야 한다. 미국에서는 거의 1번 뜻보다 많이 쓰이기도 하므로 반드시 이 뜻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건 내년 3월에 새로 바뀌는 New SAT에도 적용이 된다. 새 SAT에는 센컴문제가 없다고 단어를 등한시 하다가는 완전히 망한다. 새 SAT에서도 위에 열거한 저런 단어의 2, 3번 뜻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2015. 11. 11.

"또래가 관심 없는 분야에 관심 있는 애가 명문대의 관심을 산다."

상담을 하다보면 아직도 이렇게 생각하는 부모가 많다.

"명문대에 가려면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악기도 하고, 활동도 많이 해야 한다. 그래서 다방면으로 뛰어난 학생이 되어야 한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미국 대학 컨설팅을 할 때 늘 하는 말이 "미국 명문대는 모든 면에서 우수한 (well-rounded) 학생을 뽑지 않는다. 대신 다양한 층에서 학생을 골고루 (well-rounded class) 뽑는다." 다시 말해서, 수학, 영어, 과학, 예술, 인문, 공학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학생을 골고루 뽑는다는 얘기다. 보통 하버드는 리더쉽이 강한 학생을 뽑는다고 알려져 무슨 단체의 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하버드 입학생은 모두 단체의 장들로만 이루어져 있나? 그렇지가 않다. 장을 한 학생도 있고, 참모를 한 학생도 있고, 실무자 역할을 열심히 한 학생도 있다. 명문대는 다양한 종류의 학생층을 구성하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해야 할 것이, 나는 다른 경쟁자와 어떻게 차별화가 될 것인가? 나만의 유니크한 면은 무엇인가를 생각해서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여학생이면 아직도 수학, 공학 쪽에 수적으로 적다. 여학생이 수학이 좋다면 그 쪽으로 주욱 밀고 나가라. 그런데 이런 추세가 많이 알려져 요즘 수학/공대 쪽으로 여학생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 또 생각할 것이 여학생 중에 물리를 좋아하는 학생은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보다 아직은 적다. 그럼 물리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국제관계, 생명공학, 의학, 경제, 컴퓨터공학 등은 출중한 경쟁자들이 넘쳐난다. 인류학, 언어학, 기후학, 천체물리학, 종교학, 농경제학, 재배학 등은 듣기만 해도 공부할 맛이 떨어진다. (저거 공부해서 뭐해?) 그렇다는 건 많은 애들이 관심이 없다는 거다. 이렇게 남들이 안 하는 공부를 하겠다고 지원해야 입학 확률이 높다. 미국 대학은 들어가서 전공 바꾸면 된다. 입학할 때 전공이 정해져서 못 바꾸는 걸로 심지어 컨설팅 업체도 그렇게 알고 있는 곳이 많다. 참 보기 딱할 정도의 무지가 아직도 존재한다. 

과거 학생 중에 서예와 고전에 관심있던 애 (스탠포드 고전학), 기독교가 우리나라 여성 인권에 끼친 영향에 대해 관심 있었던 애 (유펜 역사학), 외국어를 통해서 언어의 구성에 관심이 있었던 애 (조지타운 언어학), 중동 문화에 관심 있었던 애 (존스홉킨스 정치학), 우리나라 정치시스템과 미국 정치시스템 비교에 관심 있었던 애 (조지타운 정치학), 종교가 여성 인권에 끼친 영향 (에모리 종교+여성학), 암석에 관심 많았던 애 (UC버클리 지구과학), 여학생으로 석유 정제 및 신생 에너지에 관심 있었던 애 (유펜 화학공학)  등이 생각 난다.

그런데, 인기 전공에 관심이 많으면 어떡하나? 일부러 관심전공을 바꿔야 하나? 이런 경우도 해결책은 다 있다. 우선 본인의 관심사를 하나 만드는 게 중요하고, 아직 관심사가 없다면 비인기 분야를 한 번 탐색해보는 걸 추천한다. 

2015. 11. 10.

"MIT에 가고 싶어요."

오늘 상담한 중국에 있는 국제학교 학생, 목표가 MIT라고 한다. Polymer Science (고분자 과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요즘 이런 학생을 종종 본다. MIT가 조기전형을 국제학생에게 올해부터 오픈해서인지, 조기전형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공부는 잘하지만 활동면에서 평범한 학생이 좀 늘었다. 조기든 정시든 MIT는 다른 아이비학교와 마찬가지로 입학이 상당히 어려운 학교다.

간단히 말해서, MIT는 과학 쪽 상이 있어야 한다. 그것도 웬만큼 유명한 전국적 또는 국제적 상. 국제 올림피아드 출신은 전부 MIT지원 한다고 보면 되고, 그 외에 인텔 ISEF (인텔 국제 과학/공학 경시)를 비롯해서 지멘스(Siemens)나 구글 과학 경시에서의 수상실적이 있어야 한다. 이런 수상 실적이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MIT 지원자들의 다수가 이런 수상 실적이 있기 때문에 없다면 스펙상에서 불리하다.

이런 과학경시대회 실적이 없으면, 정말 유별나야 한다 (예전에 과학고 출신으로 아무 수상실적이 없었지만 특이한 사진촬영 취미가 있었던 학생이 입학한 경우가 있었다. 촛점이 잘 안 맞는 사진찍기가 그 학생의 취미). 이 유별이란 건 본인의 관심사가 (공부에서든 취미든) 남들과 달라야 한다는 거다. 다시 말해서 남들이 관심없는 것에 심취해야 한다. MIT에 생명공학, 컴퓨터공학, 로보트, 미디어 등에 관심있는 학생이 얼마나 많이 몰릴지는 뻔하다. 그러니 지구과학, 대기학, 천체물리학, 해양학 등 적어도 동양학생들한테 비인기인 전공으로 지원해야 한다. 물론 고등학교 때 관련 분야 공부와 활동이 어느정도 이루어져야 하고.

그럼 이런 비인기 분야에 관심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그 시작점은 독서다. 독서를 많이 하다보면 관심분야가 생기는데 그 과정이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고 알 수도 없다. 일단 우리 애가 독서를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독서란 꼭 책만 말하는 게 아니고 신문 아티클, 관련 문헌 등 모든 종류의 읽을거리를 말한다. 우리 아이가 달리기를 잘하려면 우선 잘 기어야 한다. 잘 기어다니다보면 어느 정도 후에 걷다가 또 얼마 후에 달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부모가 원하는 것이 기다가 언제 어떻게 걷게 되고 그다음에 언제 또 어떻게 달리게 되는지 그 중간 과정을 다 보여달라고 한다. (아니면, 처음부터 달리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한다.) 인생의 미래를 보여달라고 하는데 그게 가능한가? 그 과정은 만들어가는 건데...

 "우리애는 책을 안 읽는데 어떡하죠?"라고 걱정하는 부모가 있다. 그렇다면 내 대답은 "그럼 MIT같은 학교를 어떻게 가려고 하죠?"이다.

2015. 11. 4.

우리 아이 점수가 안 나오는 이유

그 이유는 바로 아이가 공부를 안 하기 때문이다. 학원이 안 좋거나 강사가 안 좋은 게 아니고 1차적인 원인은 학생이 공부를 안 해서다. 그런데 공부를 안 하는 아이의 모든 부모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 하면, 공부를 안 하는 우리 아이가 이 학원에 가면 또는 이 강사 밑에서 수업을 들으면 공부를 할 걸로 생각한다. 학원이나 강사 때문에 공부을 하게 되는 아이는 10명 중에 많아야 두 명이다. 나머지는 별 차이가 없다.

우리 아이가 어떻게하면 공부를 할지를 고민해야지 어느 학원이 좋은지 고민할 게 아니다.

2015. 10. 23.

9월 ACT 점수 지체, 얼리 지원생 화면캡쳐해서 학교에 제출

지난 9월 ACT시험의 라이팅 점수가 늦게 채점되어 (채점기준이 새로 바뀌어서) 얼리 지원자들은 제때 공식 점수표를 대학에 제출 못 할 수 있다. ACT 당국은 성적 화면을 사진으로 찍어서 대학교에 제출하라고 함. 10월 시험 역시 공식 성적표가 늦게 나오므로 10월 성적을 얼리학교에 제출할 학생은 일단 원서에 본인 점수를 적어서 내고 나중에 성적표를 보내라고 함.

[기사링크] ACT urges students to send ‘screenshots’ of scores to colleges

2015. 10. 2.

새로운 미국대학 지원 플랫폼 Coalition for Access, Affordability, and Success.

현재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80개 학교가 참여. 대학지원 싸이트일뿐만 아니라, 학생이 9학년부터 자신의 활동내역을 올릴 수 있는 포트폴리오 플랫폼. 또한 대학과 커뮤니케이션도 하면서 전공선택, 컬리큘럼 선택, 재정지원 등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학 준비의 모든 과정을 학부모, 카운셀러, 대학이 공유하는 플랫폼. 2016년 1월에 포트폴리오 플랫폼 오픈, 대학지원 플랫폼은 내년 6월에 오픈.

현재 많은 대학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커먼애플리케이션의 단점을 보완하고 상대적으로 리소스가 부족한 저소득층 학생의 대학지원 과정을 용이하게 해주려는 게 목적.

[싸이트 주소] http://www.coalitionforcollegeaccess.org/
[관련 기사] Admissions Revolution

2015. 9. 17.

"ACT가 융합전공자에게는 더 유리"

어느 학원 광고를 보니 이런 말이 있었다. "미국 명문대학이 보는 ACT 시험의 장점: 융합전공자들에게 유리"

미국 명문대학이 ACT를 저렇게 보지도 않으며, ACT가 융합전공자들에게 유리하다는 말도 정말 황당한 얘기.

SAT와 ACT를 수년째 가르쳐보지만, 후자가 융합전공자들에게 유리한 이유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된다. 아직 고등학생이라 전공도 없는데 융합전공자가 무슨 뜻일까? 미국은 전공을 3학년 때 들어가는데. 그리고 대학 들어가서 무슨 전공할지도 모르고 헤매거나 전공 바꾸는 애들이 대부분인데 융합전공자한테 ACT가 유리하다는 게 무슨 얘긴지?

혹시 앞으로 융합전공을 하려면 SAT보다 ACT를 봐야한다는 얘기인 것 같은데 그건 또 더 황당한 소리고. 융합전공을 하려면 대학 가서 공부를 잘해야지 이런 시험과는 무슨 상관인지. 이건 그냥 단순 영어/수학 능력 시험인데. 아무리 광고지만 참 무책임하고 그릇된 정보를 너무나 당연한 듯이 내보낸다. 분명 저걸 보고 "아, 우리 애는 ACT를 봐야겠구나!"하는 부모가 있으니까 저렇게 광고를 하겠지.

영어교육과 미국대학 컨설팅에 근거없는 정보가 너무 많다. 이런 상술에 안 넘어가려면 학부모도 공부를 해야한다. 애 키우기 참 힘들다.

2015. 9. 16.

에세이는 아이비리그 출신이 써줘야 한다 - 엄마들의 착각

작년에 타 학원에서 컨설팅 했던 학생이 찾아와 이번에 편입을 하겠다고 한다. 작년 원서를 봤더니 정말 기가막혔다. 그 학생의 UC 에세이를 봤는데, 우선 1번 에세이는 본인이 자란 환경을 설명하고 그게 오늘날 자신의 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쓰는 거다. 그런데 거기다가 전공 에세이(나는 왜 이 전공을 공부하고 싶은지)에 대해 썼다.  2번 에세이는 본인의 장점을 하나 쓰라고 한 건데 여기에는 학교에서 클럽활동에서 느낀 점을 썼다. 다른 에세이를 그냥 가져다 끼어 맞춘 거다.

이 에세이를 하버드대학 출신의 미국인이 써줬다고 한다. 이 학생은 10학년 때 유학을 갔는데 이 하버드대 출신 컨설턴트는 에세이를 마치 미국학생의 에세이처럼 써놨다 (첫 문장을 읽고 바로 느낌이 온다. 유학생 에세이인지 미국학생 에세이인지).

아이비리그 영문과 출신이 써준 에세이가 좋은 에세이가 아니다. 고급 어휘와 문체를 쓴 에세이가 좋은 에세이가 아니다. 착각에 빠지지 말자. 자기의 자라온 환경에 맞게 쓴 에세이가 최고다. 그걸 잘 해주는 게 제대로된 컨설팅이다. 하버드대 영문과 출신 미국인이 한국 유학생 에세이를 쓰다니 참 기가막히다. 그 미국인이 한국 유학생의 정서나 문화,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 뭘 안다고 쓰나? 더 큰 문제는 엄마들은 이런 곳으로 몰린다는 거다. 왜 엄마들은 이렇게 생각을 안 하고 자기 아이를 아무데나 맡길까?

에세이는 깊이 있는 글을 잘 써주는 사람이 봐줘야 한다. 깊이 있는 글은 아이비리그 영문과 출신만 쓰나? 이 세상의 저명한 작가들은 다 아이비리그 영문과 출신인가? 다양한 인생의 경험과 많은 학생의 에세이를 다뤄본 경력이 있는 사람이 봐줘야 한다.

2015. 8. 26.

대학 지원자 44%가 "학교에서 대학 지원하는데 별 도움을 못 받았다." (대학/진로 조언은 누구에게 받아야 하나?)

미국 고등학생 165,000을 조사한 결과 44%의 학생이 대학 지원할 때 본인 학교에서 별 도움을 받지 못 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학교가 대학 지원절차에 대해 큰 도움을 못 줬다고 하며 54%의 학생은 본인 전공 선택에 대한 도움을 못 받았다고 덧붙였다.

공립학교의 경우 카운셀러 당 학생 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사립학교의 경우에도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학생들 대학 지원과 전공 선택에 전문지식이 없는 카운셀러를 많이 봤다. 문제는, 미국학생도 이렇게 느끼는데 유학을 간 한국 학생은 어떻겠는가? 한국 학생의 문화적 배경도 모르는 카운셀러가 수두룩하다.


그럼, 미국 고등학교 카운셀러만 그런가? 국내 국제/외국인 학교 카운셀러 중에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 카운셀러면 한국 카운셀러대로, 외국인 카운셀러면 외국인 카운셀러대로 문제가 있는 경우를 봤다. 전혀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대학을 지원하라고 하는 경우에서부터, 각종 비리에 연루되어 학생을 차별하여 도와주는 경우도 실제로 필자의 학생 중에 있었다. 한마디로 카운셀러 경험은 있지만, 미국 대학진학 전략과 앞으로 사회에 나왔을 때 필요한 전공과 진로에 대해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학교 안에서만 생활을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어떤 분야가 어떻게 유망하고 그런 분야로 진출하려면 어떤 전공을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도력이 부족하다.

이런 경우 부모는 외부 컨설팅을 찾게 된다. 이런 외부 컨설팅을 찾을 때도 유의해야할 사항이 있다. 단순히 학원경영을 오래한 곳이거나 유명한 학원이라고 진로 관련 컨설팅이 좋으라는 법은 없다. 조언을 주는 컨설턴트가 인더스트리 경험과 지식이 있어야 한다. 언론매체에서 장차 어떤 직업이 유망하다거나 어떤 전공이 좋다고 하는 수박 겉핥기식 정보보다는 관심 있는 분야에서 실제 업무 경험이 있거나 간접 경험이 있어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얘기를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언론매체에서 얻는 정보는 누구나 다 취득할 수 있는 정보다.


[기사링크] Survey: 44 Percent Of Students Don’t Believe Their Schools Helped Them Apply To College

2015. 8. 25.

존스홉킨스 합격 에세이

작년에 입학한 학생들의 에세이: Essays That Worked (Class of 2019)

유펜, 더 이상 SAT 에세이 고려 안 함.

유펜(UPenn)이 이번년도 부터 (2015-2016) SAT 또는 ACT의 에세이를 입학 고려 요소에서 제외하기로 결정. 이 에세이가 학생의 라이팅 실력을 측정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그리고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새SAT (New SAT)에서도 에세이부분은 선택사항으로 할 것임. (유펜의 이런 결정에 다른 아이비리그도 비슷한 결정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


또한, SAT 과목시험 (SAT2)는 두 개를 제출 할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고 함.

그동안 SAT 라이팅섹션의 에세이는 모두 외워서 작성했으므로 학생의 진정한 작문 실력을 측정하기에는 제한적였던 것이 사실. 학생들은 시험 요소 하나가 없어져 다행. 그러나 미국 대학을 가는데 작문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심해질까 우려도 됨.

[기사링크] University of Pennsylvania Announced New Requirements For Admissions

2015. 8. 24.

SAT 리딩에서 보기 2개 남기고 틀린 답 찍기

SAT 리딩에서 600 이하인 학생은 우선 단어에 신경쓰는 공부를 해야 한다. 지문공략은 2차 문제다. 이들은 일단 단어가 많이 부족해서 센컴(단어 넣기 문제)에서 많이 틀리기 때문에 더 어려운 지문섹션에서 점수를 만회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일단 단어공부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600 이상인 학생은 단어는 하는데 지문섹션에서도 많이 틀리는 게 문제다. 그리고 지문섹션에서 잘 틀리는 이유는 시간도 문제고 보기 중에 마지막 2개를 남겨놓고 다른 걸 찍는 경우가 허다하다. SAT 문제를 낼 때 일부러 보기 2개는 정답처럼 보이게 내고 마지막에 정답을 그럴듯하지 않게 만들기 때문에 학생들이 다른 답을 찍어 틀리게 되는 거다. 그래서 600이 넘는 학생은 단어 공부도 계속하는 건 물론이고, 보기에서 답을 제대로 찍는 법을 공부해야 하고 학원에서도 그걸 가르쳐야 한다.

필자의 경험상 이런 걸 가르치는 학원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모두 명문대 인문과 출신 강사인데도 학생들이 왜 그런지 속시원히 설명을 못해준다는 얘기가 많다. 많은 명문대 출신 강사들은 본인들한테는 쉬운 내용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이해를 시키는지에 따라 좋고 나쁜 강사로 갈린다. 예전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강사의 학벌을 가지고 학원을 선택하면 안 된다. 강사가 한국 학생의 논리적 사고를 이해해서 어떻게 저 논리적 사고를 고쳐줄지 알아야 한다.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지만, 강사 자신이 본인의 영어실력만 믿고 학생을 가르치려다 보면 학생이 이해를 못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래서 좋은 리딩 강사가 찾기 쉽지 않다. 그나마 유명한 리딩 강사들은 시험 볼 때 트릭(기술)이나 시험 전개 방법 등을 훈련시켜 그나마 성적을 올리는 아이들을 배출해 낸다. 하지만, 이것도 먹히는 애가 있으나 대부분은 이런식으로 점수를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보기 2개 남긴 상태에서 정답을 고르는 건 요령이 아니다. 그건 독해 능력이고 이 능력을 가르치는 법이 있다. 그런데 그걸 안 가르치고 다른 겉도는 것들만 계속해서 훈련 시킨다.

2015. 8. 21.

10학년까지 공부를 한 자도 안 했다. 좋은 대학 갈 수 있을까? (트레이닝복 얘기)

당연히 갈 수 있다. 올바른 지도만 받는다면.

2년 전 여름, 지겹게 공부 안 했던 제자 한 명. 그해 여름 SAT수업 말미에 나한테 와서 이제부터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겠다고 하면서 자기 학업 계획서를 보여줬다. 하루에 어떻게 얼마를 공부할지 빼곡하게 계획을 짜놓았다. 보자마자 이렇게 대답했다.

"너 이거 한 달 지키면 내가 널 형님으로 모실게. 이거 계획대로 될 거 같니? 이런 거 다 필요없고 너가 지금까지 왜 공부를 안 했는지, 그리고 무엇이 널 공부로부터 멀게하는지를 생각해서 그걸 처리할 방법을 생각해. 하루에 SAT 단어 몇십 개 외울 계획 다 소용없어."

며칠 후, 다시 찾아와서, "저 이번에 제가 좋아하는 옷 다 두고 츄리닝 3벌만 가져가려고요. 제가 멋부리는 걸 좋아하고 나가 노는 걸 좋아하는데 옷이 없으면 나갈 수가 없거든요."

"그래, 바로 이거야! Good luck!"

이녀석 그해 정말 츄리닝만 입고 살았다. 늘 C와 D로 깔던 놈이 11학년 올라가서 올A를 받았다. 시작할 때 SAT 1400에서 결국 1년 반 후에 2000을 넘겼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유명 학원에 컨설팅을 의뢰했지만 제대로 못해줘서 더 좋은 데가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UC Davis와 Syracuse밖에 못 붙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아이비리그 급이 아닌 학생에게 컨설팅이 더 중요할 수가 있다. (아이비리그 급은 웬만한 곳에서 컨설팅을 받아도 아이 스펙이 워낙 좋아서 좋은 대학에 가기 때문에.)

이번에 경제과 입학하게 되었고, 얼마 남지 않은 여름방학 동안 읽을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 인생이 이렇게 바뀔 수가 있다. 기특한 녀석.



2015. 8. 20.

미국대학 입학 전 여름방학은 실컷 노는 시기가 아니다.

한국에서 대학 실패 후 자신감이 없었던 나는 대학 첫학기 전 여름방학 때 대학교 물리교재를 사서 약 한 달 동안 공부를 혼자 했다. 대학 실패에다가 고등학교 때 화학/생물만 했지 물리는 안 했고, 또 미국은 공대도 다 주관식 시험이라 겁을 잔뜩 먹고 방학 때 공부를 했다. 아니나 다를까, 물리 중간고사를 봤는데 전부 주관식였고 답을 차근차근 써갔지만 워낙 객관식에 익숙해져있다 보니 이게 맞는 건지 틀린 건지 자신이 없었다. 시험 망친 줄 알았다. 하지만, 결과는 약 200명 중에 최고점인 126점. 평균은 60점였다. 사소한 실수(단위를 빼먹었거나 설명 부족으로)로 4점이 깎였다. 학기말 시험 때는 TA에게 전화를 해서 점수를 물어봤는데 아직도 기억 나는 것이 TA가 "You blew it! (너 시험 망쳤어)"라고 농담을 하더니 "No, you got to top score. (아니, 너가 최고 점수를 받았어)"라고 했다.

그 이후 자신감을 얻어 한국 고등학교에서 물리를 하지 않았음에도 미국 대학에서 공대필수인 물리 1, 2, 3을 다 A를 맞고, 전공 필수/교양으로 들은 공대역학(engineering mechanics), 공대물리 (engineering physics) 등 모든 물리관련 과목을 A를 맞았다. 대학 입학 여름방학 때 물리를 조금 준비했던 것이 이렇게 큰 효과를 가져올 줄은 몰랐다.

8월 말 또는 9월에 입학을 앞두고 있는 많은 학생들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그동안 마음껏 놀지도 못하고 고생했으니 방학 때 여행도 많이 하고 실컷 놀다 가는 학생을 보면 걱정도 된다. 미국 대학은 합격되었다고 끝이 아닌데. 이제 시작인데. 특히나 영어가 제대로 준비 안 된 상태에서 가는 많은 학생을 보면 많이 안타깝다.

2015. 8. 19.

미국 대학 입학 관련 속설

속설 1) 9, 10학년 때 성적이 안 좋으면 명문대 입학이 어렵다.
거짓. 11학년과 12학년 초까지의 성적이 일단 들어가기 때문에, 이기간에 성적이 명문대급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9-10학년 때 성적이 안 좋은 학생이 명문대 가기 어려운 경우는, 10학년 때까지 공부를 안 한 학생이 11학년부터 성적을 상위권으로 올리는 게 쉽지 않아서이다.

고등학교 공부는 10학년부터 상당히 어려워진다. 우리나라 중3과 고1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 9학년 때는 학교생활을 재밌게 하면서도 A가 나온다. 하지만, 10학년부터는 그렇지가 않다. 그래서 9-10학년 때, 특히 10학년 때 성적이 나쁘면 그 이후에 만회가 쉽지가 않다. 10학년 때 까먹은 성적을 11학년 때 상위급(3.7 이상)으로 올리면 명문대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속설 2) 합격이 되면 그 때부터 12학년 졸업 때까지 편하게 학교 다녀도 된다.
거짓. 대학교는 학생 등록 전이면 언제든지 입학을 취소할 법적 권리가 있다. 한 학생은 7월에 짐을 다 싸놓고 비행기만 타면 되는데 입학 취소 통지가 왔다. 12학년 마지막에 성적이 떨어졌다고. 절대로 대학교에 합격했다고 12학년 마지막을 대충 보내면 안 된다.

속설 3) 미국 대학은 다방면으로 능력있는 학생을 원한다.
거짓. 공부, 운동, 음악, 미술, 디베이트, 봉사활동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한 학생이면 당연히 명문대 가는데 유리하다. 하지만, 저 모든 것을 다 잘할 필요는 없다. 과거 학생 중에는 운동을 못한 학생도 있었고, 누구나 악기를 연주하는 게 아니다. 유학생인 경우는 대부분 공부 외에 운동이나 음악, 미술 같은 활동을 조금씩은 할 거고 최소한 한두 개는 할 거다. 만약 저런 활동에 재능이 없다면 참여라도 열심히 해라.

속설 4) 그 대학 출신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으면 그 대학 입학 확률이 높다.
거짓. 그 대학 출신과 가족 관계가 아니면 아무 득이 없다. 만약 이 말이 맞다면 그 컨설팅 업체는 매해 그 대학에 합격자를 배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곳은 이 세상에 없다. 어디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면 그건 그냥 마케팅일 뿐이다.

속설 5) 명문대를 보내려면 8학년 때부터 계획을 짜야 된다.
거짓. 8-9학년 때는 이것 저것 많이 경험하고 독서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 나이다. 어차피 자료는 9학년부터 들어가고, 9학년 자료는 생각보다 중요하지가 않다. 모두 9학년부터 무언가를 해야 되고 압박감을 받는데 정말 중요한 것은 10학년부터이다. 10학년부터 공부가 어려워지고, SAT 등 각종 시험을 치뤄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 활동 준비는 10학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야한다. 왜냐하면 9학년까지는 애도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별 생각이 없다. 대체로 10학년부터 조금 감이 생긴다. 오히려 8-9학년 때 많이 경험을 쌓고 즐겁게 논 아이가 10학년부터 제대로 공부한다. 8-9학년 때 애를 공부로 잡으면 10학년부터 지칠 수도 있다.

속설 6) SAT는 8, 9학년부터 시작해서 빨리 끝내야 한다.
거짓. 영어책벌레인 학생은 9학년부터 준비해서 10학년 끝날 때 쯤에 SAT를 끝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학생은 아주 소수. 일단 너무 일찍 SAT를 준비하면 손해인 게, 아직 아이가 영어의 성숙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면 시간과 돈 낭비다. 제일 이상적인 케이스는 10학년 때부터 준비해서, 11학년 초에 SAT 점수를 뽑는 게 이상적이다. 8, 9학년 때부터 pre-SAT 등 단어 준비를 하는 어린 학생들을 보면 저게 무슨 고역인가 싶다. 저 학생들이 저 단어를 10학년 때도 기억 할 것 같은가? 어차피 매년 8, 9, 10학년 똑같은 공부를 계속하게 된다. 그러지 말고 8, 9학년 때는 독서를 통해서 리딩 실력을 키우고 10학년 올라가면서 SAT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영어실력이 어느정도 갖춰진 상태에서 준비를 하기 때문에 속도가 붙어 오히려 단 시간 내에 원하는 결과를 낼 수가 있다. 평범한 영어실력으로 8, 9학년 때부터  SAT 시험 준비 하면 고득점 안 나온다.


2015. 8. 16.

AP Econ 공부보다 이 공부가 더 중요하다 - 미국대학 입학 전 여름방학에 해야 할 일 (피스타치오 얘기)

작년 여름 중하위권 주립대에 붙은 학생이 학교 시작하기 전에 무엇을 해야 대학 가서 적응을 잘 할 수 있을까 묻길래 다음 두 가지를 시켰다.

1. 러셀 로버츠의 Invisible Heart 읽을 것.
2. 내가 주는 아티클 읽을 것.

저명한 경제학자 러셀 로버츠의 Invisible Heart는 경제소설로 고등학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경제 개념을 가르치는 얘기다. 거기 보면 "이세상에 석유가 몇 년도에 고갈될까?"라는 질문을 하는 장면이 있다. (답은 절대 고갈되지 않는다.) 이걸 학생들에게 설명할 때 피스타치오를 가지고 설명을 해서 내가 학생들 공부하다 심심하면 이 "피스타치오 얘기"를 해주곤 했다. 학생들이 재미있어 하길래 이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도 하고. 일단 책이 아주 쉽고 약간의 로맨스도 있어서 고등학생이 읽기에 안성맞춤이라 추천을 많이 한다.

이 책을 읽고 이 학생이 3-400명이 듣는 1학년 경제과목 학기말 페이퍼에서 책의 내용을 인용하여 A+을 받았다고 한다. 중하위권 주립대에서 A+가 뭐 그리 대단하냐고 볼 수도 있지만, 솔직히 영어가 좀 부족한 상황에서 다른 미국애들과 같이 공부한 한국 학생이 그것도 학기말 페이퍼에서 A+면 그 친구로서는 대단하다고 본다. 그리고 3-400명이면 사실 교수가 학생 이름 하나 제대로 기억 못 한다. 그런데 그 교수가 이 친구한테는 "이 정도 페이퍼면 경제과나 사회학과 학생이 썼을 법한 페이퍼"라고 했다고. TA(조교)가 페이퍼를 읽고 너무 잘써서 교수한테 보여줬다고 함.

그리고 나와 같이 읽었던 아티클 중에 "소득 불균형이 사회에 안 좋은 4가지 이유"를 인용하여 영어과목 페이퍼를 써서 그것도 교수에게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클래스도 A+ 받고.


역시 이학생도 하는 말이, "왜이렇게 읽으라는 게 많아요."

예전에 이런 학생도 있었다. 모 특목고에서 성적이 우수했던 학생이 브라운 대학에 입학 후 1학년 끝나고 여름방학 때 수학 과외를 받으러 왔다. 분명 AP Cal BC에서 만점을 받았는데도. 우리나라 시험위주 교육이 얼마나 문제인지를 보여주는 예다.

2015. 8. 13.

우리나라 엄마들의 문제

모든 엄마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너무 많다. 바로 이런 경우다.

몇 년 전 어느 학원에 출강했을 때의 일이다. 여름 수업이 종료된 후 엄마들로부터의 평가가 안 좋았다. 학생들 SAT 리딩 성적이 별로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반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정말 애들 학습 태도가 개판인 반였다. 물론 애들은 다 착했다. 나쁜 애들이 아니라 그냥 5분을 집중해서 영어문장을 쳐다볼 수 없는 아이들였다. 아무튼 그럭저럭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나름 수업을 끝냈지만, 2달이 지나도 성적이 안 올랐다고 불만이 쏟아져 나와 학원원장이 나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했다.

이런 엄마들의 생각은 이런 거다. "내가 이렇게 비싼 돈을 줬으니 당신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리 애 성적을 올려놔야 한다"이다. 그런데 물리적으로, 그리고 정말 인간적으로 이 애들은 가르쳐서 성적을 올릴 수가 없는 애들이다. (특히 이런 애들 영어독해는 2년이 걸릴 일이다. 영어를 못해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인간 언어의 논리가 없는 애들이다.) 하느님도 이 애들은 어쩔 수가 없는 그런 애들이다. 지금 남자친구 때문에 맨날 울상인 애가 무슨 SAT 단어를 공부하겠나? 게임에 빠져 수업 외 시간에는 핸폰으로 게임만 하는 애가 무슨 공부를 하겠나? 온 관심이 연애뿐인 애한테 무슨 분사구문이 머리에 들어가겠나? 그런데 이 엄마들은 그런 애를 돈을 줬으니 공부를 시켜서 점수를 올려달라는 거다. 다시 말해서 둘 중에 하나를 하라는 거다. 본인도 어떻게 고칠 수 없는 애를 내가 완전히 바꿔놓든지, 아니면 다른 수를 써서라도 점수를 내라는 거다. 전자는 불가능하니까 방법은 후자밖에 없다. 성적을 올릴 수 없는 애들 성적을 올리려면 불법으로 문제를 미리 알려주는 거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많이들 그렇게 한다. 자연의 순리다. 또 성적을 일부러 올라가도록 모의고사를 조작하기도 한다. 그럼 또 엄마들은 마치 레어아이템(성적을 올려준 학원)을 어렵게 비싼 돈 주고 득템한 듯 신나한다. 이게 교육현장인지 시장바닥인지 구분이 안 간다.

나는 이런 아이들을 맡게 되면 내 목표는 당장 눈앞의 점수가 아니다. 남자 친구 때문에 맨날 울면서 고민하는 아이가 아프로 남자한테 관심을 끄게 만들 수도 없고, 게임에 빠진 애가 내 수업을 듣는다고 게임을 끊는다?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나는 이런 애들을 맡게 되면 언젠가 각자 때가 되면 (그 때라는 건 학생마다 다르다), 정말 나를 필요로 하는 그 순간이 되면 나를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신뢰를 주는 거 외에는 달리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철이 들어서 찾아오는 학생이 꼭 있다). 물론 단어도 가르치고 문법도 가르치고 학업적 내용은 다 전수하여 한 가지라도 배워가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그걸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아이들한테 그걸 다 소화해서 점수를 올리라고 말하는 엄마에게는 그 돈 가지고 딴 데 가시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아니, 선생님은 도대체 뭘 하시길래 애가 2주가 지났는데도 점수가 안 올라요?"라는 얘기를 들으면 이런 말이 혀끝까지 나오다 만다. "아니, 어머님은 지금 애가 어떤 상태인지 알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어머님 애는 지금 영어가 문제가 아닙니다. 공부 자세와 태도가 문제입니다. 어머님께서 아이에 대해서 모르시는 게 너무 많습니다. 그건 알고 계신지요?" 하고.


아이의 병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의사한테 다그친다. 그리고 효과가 직빵인 약이나 주사를 주는 의사는 명의라고 소문이 난다. 그 "명의"는 부자가 되고, 엄마는 주위의 부러움을 사 목에 힘주고 다니며 자신의 업적에 스스로 뿌듯해 할 때, 애는 골병이 든다. 매해 이런 경우를 보면 정말 애만 불쌍하다. 애가 무슨 죄라고.

2015. 8. 11.

미국주립대학 내의 우등대학 (아너스 칼리지, Honors College)

미국 주립대 내의 "우등대학 Honors College"은 현명한 선택.

이번에 아이비리그에 모두 합격한 학생, 결국에는 전액 장학금을 받고 앨라배마 대학의 특수프로그램인 우등대학으로 입학. 우선 학비 문제가 해결이 되고 우등대학 프로그램에서 학생에게 전폭적인 학업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아이비에 들어갔으면 이 학생은 그냥 똑똑한 수재들 중 한 명이었겠지만, 이 학교에서는 최상의 학업환경을 지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말콤 글래드웰의 "큰 바다의 작은 물고기보다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를 실천한 학생) 큰 주립대 내에 작은 사립대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격.

2000년대부터 미국 대학들이 우등대학(아너스 칼리지)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모으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큰 인기를 불러일으키고 있지는 못하는 듯. 그런데 이 아너스 칼리지 프로그램은 미국학생뿐만 아니라 국제학생도 받아주므로 한국 학생에게도 등록금 혜택이 있으니 도전 해 볼 만한 프로그램.

[기사링크] A Prudent College Path

2015. 8. 9.

대학생도 영어 수학 과외 받는 세상

"아이비리그 재학생이 여름에 한국 와서 과외 받는다"

"지금 휴학한 학생이 주위에 너무 많아요."

"공부가 힘들다고 한국 대학으로 다시 편입한데요."

이런 현상에 대한 구체적 연구는 아직 없어서 증거는 없지만, 지난 5년 간 부쩍 늘어난 느낌이다. 그 전에는 이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가만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2010년 전후로 하여 미국(또는 캐나다)대학 준비관련 리소스가 그동안 너무 많이 생겨 한국 학생들이 시험 및 원서작성에 도움을 받아 대학은 어느정도 잘 가는 것 같다. (해외에도 한국 학원이 있고.) 그런데 그런 준비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학생이 대학에서 학업적으로 적응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영향을 받는 게 아닌가 싶다.

한마디로 원서작성에 들어갈 '스펙'과 에세이는 다 도움을 받아서 대학에 지원하여 입학한다. 그런데 이 많은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가서 또 그 중에 많은 학생들이 학업에 적응을 못 한다. 바로 이렇게 "만들어져" 가면 가서 힘들 수가 있다. 외부 기관에 의해 '자격요건'을 충족시키기만 하면 안 되고, 실제로 영어독해를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니 요즘은 대학생이 과외를 받는 시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