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3.

컨설팅 선정 이렇게 하자 - 체크포인트 탑10

과거 컨설팅 업체에서 6년 이상 약 300명 이상의 학생을 미국 대학으로 진학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컨설팅 업체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부모님께 도움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체크포인트(check point)를 적어본다.

체크포인트 1 - 원장/컨설턴트 학벌/백그라운드는?
원서 전략을 짜고, 에세이 토픽을 결정하며 교정을 봐주는 컨설턴트의 학벌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확인이라고 해서 꼭 아이비리그 출신이거나 영문학 전공임을 확인하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분야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 봐주는 것이 학생의 원서를 차별화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혹자는 영문학, 철학 등의 인문학 백그라운드의 컨설턴트가 좋다고 하지만 꼭 그런 것이 아니다. 어느 분야의 출신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다양한 분야의 학생을 맡아서 전략을 수립해야 하므로 컨설턴트의 다양한 경험과 많은 분야에 대한 지식을 겸비했느냐가 중요한 거다. 아이비리그 영문학을 졸업해서 학생 에세이만 써온 사람이라면 생명공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의 원서 전략을 어떻게 세워줄 것인가? 한 컨설턴트의 전공은 한두 개겠지만, 되도록 많은 인더스트리(industry, 산업분야) 직/간접 경험과 지식이 있어야 원서전략에 큰 보탬이 된다. 이런 컨설턴트의 경험이 특히 중요하게 작용할 때가 전공(Why major)과 학교 에세이(Why our school)를 작성할 때다. 다양한 인더스트리 경험이 없으면 이 두 가지 에세이를 제대로 평가해서 업그레이드해줄 수가 없다. 아이비리그 영문학 출신으로 글만 써온 사람이라면 금융공학 전공을 생각하고 있는 학생의 전략이 제대로 나올지 의문스러운 건 사실이다.

체크포인트 2 - 원장과 통화/상담이 가능한가?
10월 중순에서 11월 초, 12월 한 달 동안은 원서 마무리 작업 때문에 원장 및 컨설턴트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래도 중요한 문제가 있으면 이때 통화나 상담을 해야 하는데 이때 이것이 가능한지 안 한지에 따라 그 컨설팅 업체의 진정한 면모를 볼 수가 있다. 소규모로 하는 업체에서 원장을 보기가 너무 어렵다면 이건 문제가 있는 거다. 조금 더 큰 규모로 하는 업체에서 (컨설턴트가 여러 명인 경우) 학생 담당 컨설턴트와의 연락이 좀처럼 닿지 않는다면 그것도 문제이다. 컨설턴트에게 너무 많은 통화나 상담을 요구하는 것도 안 되지만, 꼭 필요할 때 연락이 닿지 않는다면 그건 문제가 있는 거다.

(주의) 여기서 한가지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어머니께서(또는 학생이) 너무나 자주 업체에 연락하시는 것도 안 된다는 거다. 학원 원장이나 컨설턴트가 어떤 경우에는 어머니 전화로 업무가 제대로 진행 안 되는 때도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원장과의 통화는 간단하게 용건만 하는 것이 좋고 (이건 원장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본인 아이에게도 좋은 거다.) 의문점은 모아놓았다가 한꺼번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내 돈 내고 내가 왜 하고 싶을 때 마음대로 전화도 못 해?" 이런 마인드는 갖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런 얘기가 아니지 않은가? 종종 어머니 본인이 컨설팅의 주인공인 걸로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다. 컨설팅의 주인공은 아이다. 어머니가 아니고. 어머니를 위해서 컨설턴트가 있는 게 아니다. 아이를 위해서 있는 거다.

체크포인트 3 - 9월부터 학생과 정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은 필수다.
일단 컨설팅 계약을 하면 여름 동안에는 유학원에 가서 여러 상담을 하게 된다. 학교, 전공, 에세이 토픽 등을 정하기 위해 보통 1주일에 한 번 또는 두 번 정도 원장이나 컨설턴트와 상담을 한다. 여름에도 이렇게 제대로 진행 안 된다면 당연히 계약을 중단해야 한다.

문제는 9월에 미국으로 돌아간 후부터다. 보통 수시(Early)가 11월 1일이 마감이므로,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은 9, 10월 동안 주기적으로 유학원과 교신(이메일, Skype, 구글 챗 등)을 해야 한다. (또 10월 SAT도 있지 않은가?) 11월 수시 이후로는 또 정시(Regular) 전형이 바로 12월 말이기 때문에 학생과의 교신은 끊임없이 하게 된다. 필자는 학생들과 가을에만 이메일을,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보통 100~200번 한다. 그래서 어제 만난 학생이 자기는 컨설팅 원장으로부터 답장을 딱 한 번 받았다는 얘기를 듣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컨설팅 없어져야" 참조).

체크포인트 4 - 아이에게 일정 관련해서 "닦달"을 하는가?
대부분의 아이는 12학년 올라간 가을학기가 너무 바쁘므로 원서 관련 숙제(에세이 업데이트, 원서 작성 관련 사항에 대한 체크 등)를 내주면 바로 하지를 못한다. 이럴 때일수록 컨설팅 업체는 학생에게 계속 일정 관련 안내(notice)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일의 진행에 차질이 생긴다. 표현을 "닦달"이라고 했지만 사실 꼼꼼하게 일정 관리를 해주는 거다. 학생을 이런 식으로 챙겨주지 않으면 스케줄 관리가 잘 안 된다. 혼자서 스케줄 관리 완벽하게 하는 학생은 몇 안 된다. 옆에서 "쪼는" 관리자가 있어야 한다.

체크포인트 5 - 아이한테 제대로 된 숙제를 주는가?
일반적으로 원서 컨설팅이라고 하면 학생은 전혀 신경을 안 쓰게 업체에서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는 걸로 아시는 부모가 계시다. "우리가 알아서 모든 것을 할 테니 넌 신경 안 써도 돼"는 좋은 컨설팅이 아니다. 원서 작업의 주체는 학생 본인이다. 컨설팅은 말 그대로 컨설팅이다. 아이를 가이드 해주고 하기 어려운 작업을 해주는 거지 학생이 아무것도 안 하게 하는 컨설팅이 좋은 게 아니다. (심지어 본인 Common App도 안 들여다보는 학생도 있다.) 사실 Common App도 학생이 1차로 작업을 하고 컨설팅 업체에서 잘못된 것을 고쳐주는 방식으로 작업해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것도 학생에게 시키기 싫어하시는 부모가 계시다. 이런 것도 못하면 대학 생활은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케이스다. 이런 학생의 경우 필자는, 물론 작업을 대신 해주지만, 학생도 원서 작성을 해보라고 권한다. 학생도 당연히 원서 작업에 동참해야 한다. 본인 인생이다.

체크포인트 6 - 합격을 자신하는 컨설팅은 새겨들을 필요가 없다.
학생과 부모에게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메세지를 전달해 주는 건 좋다. 특히 아이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줘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게 하는 컨설팅은 매우 바람직하다. 하지만 헛된 기대만 하게 하는 컨설팅은 정말 최악이다. 대학 입학사정관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합격을 자신할 수 없다. 사촌 형/오빠가 그 학교 출신으로 이런 저런 정보를 줘서, 예전에 입학사정관 오피스에서 일을 했다고, 현재 동문 면접관이라고 해서, 현재 그 학교 교수를 안다고 해서, 제아무리 입학사정관과 인맥이 닿아도, 컨설턴트가 합격을 자신하는 건 과대망상이거나 속임수다.

"어머님, 저만 믿으세요. 제가 책임을 지고 합격시켜드리겠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어머니의 마음은 동한다. 마른 땅에 단비라도 맞는 기분일 거다. 믿음이 가고 의지하고 싶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다 못해 막혔던 속이 뻥 뚤린 거 같다. 해법을 찾은 거 같다. 드디어 앞길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이런 말을 듣고 싶어하시는지 다 안다. 하지만 그때 뿐이라는 걸 아셔야 한다. 미국 대학 준비과정은 진인사 대천명임을 명심하자.

체크포인트 7 - 알맹이를 보자.
럭셔리한 사무실, 화려한 그래픽을 사용한 다양한 데이터 분석 자료, 완벽한 학교 조사로 학생에게 최적인 학교에 대한 자료, 아이와의 미팅 횟수, 서류 양식, 심지어 컨설턴트의 멋진 의상 코디와 외모 등. 이 모든 건 우리 아이 합격 여부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실제로 이런 것에 판단이 많이 흐려지는 부모와 학생이 있어 이 항목을 추가했다.

체크포인트 8 - 강남 출신이면 "강남 스타일"로 하자.
한국 사람이 미국 학생 컨설팅해주면 안 되듯이, 미국 사람이 한국 학생을 컨설팅해주면 안 된다. 제아무리 영어를 잘하는 유학생이라도 유학생은 미국에서 자란 교포(Korean-American)가 아니다. 각자 자라온 환경에 따라 스타일이 있다. 미국 대학에 지원한다고 미국 사람이 원서를 해주면 더 좋을 거라고 믿는 부모가 있다. (그럼 영국 대학은 영국 사람이, 홍콩 대학은 홍콩 사람이?)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미국 컨설턴트가 어떻게 한국 학생의 한국적 문화를 원서에 반영할 수 있겠나? 특히 에세이에서 한국적 감성을 어떻게 알고 표현해줄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힘들다. 반대로 한국 컨설턴트가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교포의 원서를 어떻게 제대로 작업해줄 수 있을까? 역시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미국 교포 출신 컨설턴트가 그 학생과 더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각자 스타일에 맞는 컨설턴트가 최고다. 미국 대학이라고 미국 컨설턴트가 좋은 게 아니다. (추가로 SAT를 공부한다고 미국 선생이 최고가 아니다. SAT는 물론 영어공부이지만 또한 시험 준비라는 요소가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SAT 학원에 대한 칼럼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체크포인트 9 - 다른 곳에서는 얻을 수 없는 특수 정보가 있다!
소수만 아는 최신 정보가 있는 곳이 있다고 하면 사람의 마음은 혹하게 마련이다. 미국 대학 지원 시 알아야 할 정보는 학교 홈페이지에 다 나와 있다. 그 외에 어디서 그럴듯한 정보를 입수하게 되면 그건 반드시 학교에 직접 확인을 해야 한다. 학교가 확인해 주지 않은 정보는 쓰레기다. 그러니 그런 것에 혹하지 말자. 마치 자기네만 가지고 있는 특수 정보가 있는 양 학부모를 유혹하려는 업체는 신뢰하지 말자. 미국 대학 입학에 대한 모든 정보는 학교에서 공개한다. 그런데 무슨 정보력의 싸움이 되겠는가? 필자는 그동안 컨설팅을 하면서 별의별 얘기를 다 들었다. 100% 다 의심했다. 역시나 100% 다 거짓으로 드러났다. 타 경쟁업체와의 차별화를 위해 늘 하는 얄팍한 마케팅 상술이다. 

체크포인트 10 - 정직이 최고의 방법이다.
원서 작업을 하다 보면 인간이기에 작은 실수가 있을 수 있다. 정보를 잘못 입력한다든지, 날짜를 까먹는다든지, 오타가 하나 정도 있다든지. 미국 대학 원서 지원은 옛날 시골 면사무소에 서류 제출하는 거와 다르다. 내  한자 이름에 획을 하나 잘못 그었다고 서류를 퇴짜맡는 경우는 절대 없다. 마감일 지나서 제출한다고, 오타 하나 있다고, 작은 정보 하나 잘못 쓰거나 빠뜨렸다고 불합격 시키는 경우는 절대 없다. 서류상 하자가 있으면 제출 후에 학교에 알려줘서 정정하면 된다. 그걸 가지고 자격이 충분히 되는 학생을 불합격 시키지 않는다. 물론 원서작업은 세심하게 신경 써서 완벽을 기해야 한다. 필자가 하려는 말은 이거다. 작업을 하다가 어떤 문제가 발생을 하면 업체는 그걸 덮어씌우려는 경향이 있다. 원서작업은 학생과 업체가 함께 마음을 맞춰서 공동으로 작업해야 최적의 결과가 나오는 거지, 한 쪽이 다른 쪽을 속이면서 작업을 하면 나중에 반드시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그걸 해결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된다. 그럴려면 학생과 업체간의 신뢰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 신뢰는 서로 정직해야 이룩할 수 있는 거다.

문제는 늘 발생한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안 일어날 수가 없다. 문제가 일어나면 해결하면 된다. 별게 아니다. 그런데 업체는 숨기거나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고, 부모는 업체를 잡아먹으려고 한다. 왜 이런 쓸데없는 소모전을 펴서 오히려 아이에게 해가 되는 방식으로 문제를 접근할까?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면 된다. 그걸 해결할 줄 아는 컨설턴트가 유능한 컨설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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