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많은 학생이 미국에서 유학하거나, 국내에서 사교육을 포함한 영어 교육을 많이 받지만, 영어를 제대로 공부 안 한 학생이 너무나 많다. 이런 상태에서 SAT나 토플 학원으로 달려가 시험 준비를 한다. 우리나라 학원이 어떤가? 세계 제일의 시험 학원이다. 그러니 제대로만 수업을 들으면 원하는 점수를 척척 내준다 (심지어 불법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우리나라 학생이 미국에서 공부하기 위해 보는 모든 영어 시험에 반드시 들어가는 것이 독해다. 독해라는 건 다른 게 아니다. 지문에 나온 표현을 다른 표현을 써서 다시 기술할 수 있느냐를 묻는 게 독해다. 이걸 영어로 rephrasing(바꾸어 말하기)이라고 한다. 인간은 같은 내용의 말을 여러 가지 다른 표현으로 할 수가 있다. 이걸 영어로 테스트하는 게 영어 시험이다.
그럼 이 rephrasing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우선은 어휘력이다. 모든 언어의 기본은 어휘력이므로 단어와 표현을 많이 알아야 한다. 두 번째는 원 표현을 제대로 이해하는 거다. 다시 말해서 해석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이 해석에도 문제가 좀 있다. 직역은 단어 뜻만 알면 어느 정도 한다. 하지만 의역을 할 줄 아는 학생은 많지가 않다. 결국, 독해를 잘하려면 의역, 즉, 문맥상 해석을 잘해야 하는데 이게 참으로 쉬운 문제가 아니다. 문맥상 해석이 안 되는 이유 또한 기본적으로 지문의 내용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경우가 제일 크다. 그리고 이런 배경 지식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독서를 안 했기 때문이다. SAT를 비롯한 각종 영어 시험에 나오는 지문은 역사, 문화, 사회, 과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내용이 나오는데 독서를 안 한 학생은 내용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 그 지문에 나온 문장을 문맥상 해석하기 쉽지가 않다.
그런데 필자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문맥상 해석(의역)이 아니다. 이 의역은 학생이 나이를 먹을수록, 학교 공부를 더 많이 하면서 책도 많이 읽어 나가면 조금씩 향상이 될 거다. 의역은 나중 문제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의역 전에 직역이다. 직역도 힘들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 이 직역을 왜 아이가 못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평소에 직역을 안 하기 때문이다. 영어책을 읽을 때, 영어 회화를 할 때 누가 직역을 하는가? 안 한다. 대충 읽고 들어도 웬만한 의사소통이 되므로 이렇게 하는 학생이 없다. 다시 말해서, 책을 읽을 때 신중하게 각 문장을 제대로, 유심히 보지를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즉, 정독을 안 한다는 거다. 우리나라 학생이 해석(직역)을 잘 못하는 이유는 책을 읽을 때 정독을 안 하기 때문이다. 책도 많이 읽지 않을뿐더러, 읽어도 정독을 안 한다. 게다가 사교육 영어는 거의 모두 시험 대비용이므로 여기서도 정독을 해야하는 해석을 시키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는 영어를 가르칠 때 최우선으로 삼는 항목이 바로 해석이다. 모국어가 영어가 아니면 일단 해석을 해야 한다. 남의 나라 말인 영어를 모국어로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평소 대화하거나 책을 읽을 때는 영어에서 국어로, 국어에서 영어로의 전환이 필요 없다. 하지만 SAT 같은 시험공부를 할 때는 이 전환이 필요하다. 왜? 제대로 해석을 해야 쓰인 문장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이렇게 제대로 직역이 된 후, 문맥상의 의미도 파악되는 거다. 놀랍게도 문장이 조금만 길어지면 해석을 포기하는 학생이 한둘이 아니다. 이런 상태에서 SAT 학원 돌려서 점수가 나오는 걸 보면 정말 우리나라 학원은 대단한 것 같다. 알맹이 없는, 겉만 번지르르한 영어 사교육의 실태다.
다독이 영어실력 향상의 지름길이다. 하지만 다독이 힘들면 정독이라도 해야 한다.
다독이 영어실력 향상의 지름길이다. 하지만 다독이 힘들면 정독이라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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