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30.

[내일신문 칼럼] SAT 시험, 오답을 골라라

SAT 준비를 할 때 정답을 고르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오답에 대한 확실한 이해이다. 오답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고득점을 가능케 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하지만 많은 SAT 수업들이 정답을 고르는 것에만 치중되어있고, 오답이 왜 오답인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리딩의 경우, 대부분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 재학생 또는 졸업생들이 강의하는데, 이러한 수업을 맡은 강사들의 경력이 짧다면, 아무리 똑똑한 강사라고 해도 그 수업의 효과는 크게 기대를 못 할 것이다. 왜냐하면, 경력이 짧은 강사의 경우, SAT 오답의 유형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리딩의 추론 문제를 보면, 정답을 제외한 나머지 4개의 오답은 각각 독특한 오답 유형이 있다. 정답에 대한 100% 확실한 이유의 설명과 나머지 오답에 대한 유형별 특색에 대해서도 확실히 공부한다면, 리딩에서, 특히 어려운 추론 문제는 그 정답과 오답이 훤히 보이게 된다. 이 정도 레벨로 훈련되어 있어야 리딩에서 700 이상의 고득점을 맞을 수가 있다.

라이팅의 객관식(문법/어법) 문제들도 마찬가지다. SAT 라이팅의 객관식 문제에서 숙어나 단어 관련 문제를 제외한 모든 문제는 각 오답에 대한 문법적 설명이 다 있다. 이런 오답들에 대한 문법적 설명이 될 수 있어야 제대로 공부한 것이다. “이건 그냥 어색하니까” 라는 식의 오답 설명은 불충분한 설명이다. 어색한 표현도 정답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듣기에 어색한 표현이라고 설명하고 넘어간다면, 같은 문제가 추후 다른 형태로 변형되어서 나왔을 때 틀리기 쉽다는 것이다. 이처럼, 라이팅의 문법 문제도 리딩과 마찬가지로, 정답을 고르는 요령을 어느 정도 습득했다면, 나머지 오답들이 왜 오답인지 명확하게 학생 스스로 설명할 수 있을 때 700점 이상의 고득점을 얻을 수 있다. 심지어 에세이를 8점을 맞아도 이는 가능하다.


위와 같이 SAT 시험에서 오답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가능 하려면, 대량 문제풀이 식 수업, 어휘 위주의 수업, 트릭(Trick) 위주의 수업으로는 부족하다. SAT 시험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독해, 논리적 사고, 그리고 기본 문법 능력을 무시한 수업은 위에서 언급한 오답을 고르는 실력을 쌓기에 적합하지 않은 수업이므로, 학생들이 꼭 피해야 하는 수업이다.


(내일신문 5/30/2011)

2011. 4. 5.

[내일신문 칼럼] 미국 대학도 “간판”을 따져야 할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 대학 입학 결과에서 주훈이는 버클리 대학(UC Berkeley) 컴퓨터 공학과에 붙었지만, 브라운(Brown) 공대에서 떨어졌다고 상심해 있다. 소위 말하는 대학 랭킹으로 보면 버클리는 20위권 밖이다. 그러나 컴퓨터 공학이라면 버클리는 보통 스탠퍼드, MIT와 함께 늘 탑 3 대학으로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주훈이나 주훈이 부모님은 아이비리그인 브라운에 합격 못 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영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모양이다.

대부분 우리나라 학부모나 학생은 매년 발표되는 US 뉴스앤월드리포트 (US News & World Report)의 미국 대학 랭킹에서, 아이비리그라고 불리는 8개 학교를 포함하여 상위 15개 정도의 학교에 집착을 한다. 특히 공부 좀 한다는 학생의 학부모는 아이비리그나 US 뉴스 랭킹 15위 내의 학교에 입학을 못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것처럼 여긴다. 몇 개의 기준을 가지고 대학을 1위부터 나열한 그 순위가 도대체 뭐길래? 게다가, 이 상위 15개 대학 내에서도, 유독 아이비리그에만 집착하는 학부모가 많다. 솔직히 US 뉴스 순위로만 따지면 브라운 대학은 워싱턴 대학 (Washington Univ.)이나 노스웨스턴 대학보다도 순위가 아래다. 그래도 만약 브라운에 떨어지고 노스웨스턴에 붙었다고 하면, 고등학교 4년 동안의 노력이 실패했다고까지 여기는 학부모가 있다. 주훈이는 요즘 학교에 가서 선생님이나 친구들 볼 면목이 없다고 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나? 도대체 누가 주훈이 같이 다재다능하고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학생의 자존심을 이렇게 꺾어 놓았는가? 버클리에 된 것으로는 성에 안 차는 미국 대학에 대한 한국 사회의 편견이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거다? 대학 간판에 집착하는 우리의 왜곡된 집단적인 통념이 태평양 바다를 훌쩍 넘어선다. 참으로 안타깝다.

Allen Krueger
프린스턴대학 경제학교수
프린스턴 대학의 크루거(Krueger)* 교수에 의하면 (http://www.irs.princeton.edu/pubs/pdfs/563.pdf), 일류대학 간판과 사회에서의 성공 여부는 전혀 무관하다. 더 흥미로운 연구결과는, 아이비리그급 학교에 지원할 수 있을 정도의 ‘스펙’을 갖추는 것 자체가 사회적 성공과 연관이 있다는 거다. 예를 들어, 공부나 활동면에서 우수한 학생이 아이비리그인 펜실베니아 대학 (UPenn)에 합격했으나, 개인 사정상 (재정문제 등)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Penn State)에 입학했을 경우, 이 학생이나 펜실베니아 대학에 입학 한 학생이나 훗날 사회에 진출했을 때의 소득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거다. 다시 말해서, 아이비리그 학교 간판이 성공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비리그 학교에 지원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쌓기 위한 노력이 (아이비리그 학교의 합격 여부와는 무관하게) 한 학생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거다.

물론 이런 연구결과는 한국과 같은 상황에서 그 관련성이 조금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날로 다양화되고 글로벌화 되는 국제사회에서 아이비리그가 아니어도 그 수준급의 교육을 제공하는 수 많은 미국의 대학에서 공부할 기회를 쟁취한 한국 학생들은 모두 승리자다. 그들을 진정한 챔피언으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수록 우리 아이들의 장래는 그만큼 밝아진다.

참고)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들과 그들이 다녔던 미국 학부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 창업자) – 미시간 대학 (Univ. of Michigan)
세르게이 브륀 (구글 공동 창업자) – 매릴랜드 대학 (Univ. of Maryland)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창업자/CEO) – 리드 대학 중퇴 (Reed College)
폴 알렌 (마이크로 소프트 공동 창업자) – 워싱턴 주립대 중퇴 (Wash. State Univ.)
에반 윌리엄스 (트위터 공동창업자) - 네브라스카 대학 중퇴 (Univ. of Nebraska)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 일리노이 대학 중퇴 (Univ. of Illinois - Urbana/Champaign)
오바마 대통령 - 옥시덴털 대학 (Occidental College)
콘달리사 라이스 (최초 흑인여성 전 국무장관) – 덴버 대학 (Univ. of Denver)
밀튼 프리드먼 (경제석학, 노벨상 수상자) – 럿거스 대학 (Rutgers Univ.)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 뉴욕 대학 (NYU)
워렌 버핏 (기업 투자가) - 유펜 중퇴, 네브라스카 대학 (U Penn, U of Nebraska - Lincoln)
샘 월튼 (미국 최대의 기업 월마트 창업자) – 미주리 대학 (Univ. of Missouri)
잭 웰치 (세계최고의 다국적 기업 GE의 전 회장) – 매새추세츠 대학, 앰허스트 (Univ. of Mass, Amherst)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 북부 미시건 대학 (Northern Michigan Univ.)
오프라 윈프리 (유명 TV 호스트/영화배우/사업가) – 테네시 주립 대학 (Tennessee State Univ.)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감독, 드림웍스 영화사 창업자) –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롱비치 (Cal State Univ., Long Beach)
조지 루카스 (스타워즈 작가/영화감독/제작자) - 모데스토 쥬니어 컬리지 (Modesto Junior College)
로이 리첸스타인 (20세기 유명 팝아티스트) – 오하이오 주립대 (Ohio State Univ.)

* 앨런 크루거 교수의 연구 관련 뉴욕타임즈 기사 

(내일신문 4/5/2011)

2011. 3. 29.

[내일신문 칼럼] 훅(Hook)에 관한 진실

특목고 학생이었던 수지는 작년에 아이비리그뿐만 아니라 심지어 20~30위권 학교에서도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 내신과 SAT 성적이 모두 아이비리그 급이었으며 특별활동도 예술과 예술치료(art therapy) 쪽으로 파고들어 최상의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이 보였다. 수지 자신은 물론 주위에서는 그녀가 최소한 탑 5 아이비리그 하나라도 합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비리그는커녕 안정권(safety)으로 넣었던 30위권 대학에서도 불합격되고 말았다. 또 다른 특목고의 민수는 국제올림피아드 수상경력을 가지고도 모든 아이비리그에서 떨어졌다. SAT 점수는 물론 내신도 최상위권의 점수였다. 수지와 민수 모두, 국내생 가운데 강력한 훅을 지닌 것 같다고 평가되는 학생들이었다.

최근 미국 대학 지원에서 중요한 관건은 지원자가 자기만의 차별화된 장점을 얼마나 잘 살리는가이다. 소위 ‘훅’이라고 한다. 자신의 차별화 전략은 요즘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 화두이다. 이 훅을 개발하려고 어떤 한국 학생들은 빠르게는 8학년부터 준비하기 시작한다. 훅이 미국 대학 지원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훅”이 미국대학 지원의 전부일까? 만일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많은 “수지”와 “민수”는 왜 미국 대입에서 실패했을까?

필자는 훅의 개발이 그 영향력 면에서 보면 성공적인 미국 대학 지원의 반도 안 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왜 그럴까? 요즘같이 미국 대입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수지와 민수 같은 경우는 허다하다. 강력한 훅만으로 (혹은 SAT 만점 점수만 가지고 있으면) 미국 명문대 입학이 쉬울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현실을 보자. 대부분의 학생은 9학년부터 11학년 때까지 특별한 훅을 생각하지 않고 지낸다. 대개 11학년 끝나는 여름방학 때 컨설팅을 받으러 온다. 이런 경우는 상담을 통해 원서전략을 만들어간다. 특별히 여러 해 동안 미리 만들어진 훅이 없는 경우이다. 따라서 가능한 한 학생의 차별화 전략을 만드는데 컨설턴트들이 집중한다. 그 결과 여러 해 동안 미리 준비한 강력한 훅 없이도 아이비리그 등 탑10 대학에 합격하는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낸다. 이런 경우는 학생의 독특한 인간적인 면을 컨설턴트가 발견하여 그것을 중심으로 원서 전략을 만드는 것이다. 학생의 남다른 인격적 특징이 훅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즉 훅이라는 것이 반드시 외적으로 볼 수 있는 학생의 모습이라기보다는 학생 특유의 내면적 진실성이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미국 학생들이 가질 수 있는 ‘막강한 훅’이 별로 없다. 이를테면 레가시 (legacy – 부모가 지원학교의 학부 동문), 기부입학(development case), 특기생(special talent – 전국 또는 세계 대회 입상자), 체육특기자(recruited athlete), 소수계층(minority – 사회/경제적 또는 인종적 소수계층)이다. 간혹 몇몇 학생들이 자신과 부모님의 계획을 통해서 프로파일에 어떤 테마(theme)를 미리 갖출 수 있도록 활동과 학업계획을 여러 해 동안 주도면밀하게 진행하곤 한다. 그러나 이렇게 철저히 준비했다고 해도, 십여 페이지의 원서에 지원자의 훅을 최대한 잘 반영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원서에 훅을 어떻게 잘 반영하느냐가 훅의 개발 자체보다도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필자가 접하는 대부분의 학생은 이런 ‘사전작업’이 아주 미흡하거나 엉성하게 만들어진 상태에서 온다. 그런 학생들의 프로파일에서 입학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훅을 찾아내거나 준비된 훅을 최대한 잘 활용하는 것이 컨설턴트의 역할이다. 이것이 곧 원서 전략의 핵심이다. 미국 대입의 성공 여부는 열대여섯 페이지 되는 지원서와 추가자료에 자신이 다른 지원자들보다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지원하는 학교와 얼마나 잘 맞는지를 진솔하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꾸밈없이 (be authentic).

이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저학년 학생들은 본인이 한국 학생으로서 앞으로 어떤 훅이 맞을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고민해야 한다. 계획을 세우고 학기마다, 학년마다 단계별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시간이 여의치 않은 고등학교 상급생들은, 새로운 훅 개발에 시간을 투자하기에는 늦은 감이 있다. 오히려 현재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한두 분야에 남들보다 시간과 노력을 더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그 분야가 평범한 분야라면, 오히려 그 안에서 본인의 차별화된 인간적인 모습을 찾아내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내일신문 3/29/2011)

2011. 2. 28.

[내일신문 칼럼] 미국 대학 원서 심사 과정

이번 칼럼에서는 미국 대학들이 지원자의 입학 여부를 어떻게 결정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대학마다 지원자 서류를 처리하는 방법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제출된 서류(원서, 추천서, 성적표 등)는 보통 2명의 입학사정관(admissions officer)들이 읽는데 (또는 리더(reader)라고 함) 보통 짧게는 10에서 15분, 길게는 30분까지 걸린다. 그래서 입학사정관 한 명이 하루에 보통 20에서 30개의 지원자의 서류를 검토하게 되며 이 과정은 1월에서 3월 중순까지 진행된다. 이 두 명 중 한 명은 지원자에게 할당된 지역 담당자로 지원자와 비슷한 풀(pool)의 학생들의 서류들을 검토하며, 담당 지역의 학교와 학생들에 대한 정보가 제일 많은 사람일 확률이 높다. 학교에 따라서는 제3의 입학사정관이 추가로 서류를 읽을 수도 있고, 큰 학교는 학과 교수들이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포트폴리오나 논문을 검토하는 일 등).

이렇게 두세 명의 입학사정관/리더들이 처음 지원자의 서류들을 읽으면서 하는 일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는 주요 정보들을 컴퓨터에 입력하거나 따로 파일에 기록하는데 여기에는 GPA, 등수, SAT 점수, 특별활동 분야 등의 객관적 자료가 기록이 된다. 두 번째는 지원자의 에세이와 추천서 등을 통해 그 지원자에 대한 인간적 평가를 서술식으로 기술한다. 세 번째는 지원자들의 학업과 인성 평가인데, 보통 1에서 5점 또는 1에서 9점 등 학교마다 정한 각 항목에 대한 점수를 매긴다. 학업 평가에는 우선 학업성취도, 지적능력도, 지적 호기심의 정도 등을 평가하는데 학업성취도는 보통 학교 성적이나 각종 시험성적 등으로 평가하며 지적능력도나 호기심 정도는 학생이 들었던 과목의 종류와 난이도, 또 그 외에 학업과 관련된 활동 등을 통해서 평가하게 된다. 인성 평가도 이와 비슷하게 이루어지는데 여기에는 리더쉽, 공동체 의식, 활동의 깊이 등을 평가하게 된다. 결국, 이 두 분야에 대한 총점을 기록하게 된다. 모든 지원자의 서류 검토가 끝나면,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위원회(admission committee)로 서류가 넘어간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로 위원회 평가로 들어가기도 전에 불합격 판정을 받거나, 너무나 뛰어난 지원자의 서류인 경우는 바로 위원장(Director of admissions)에게 보내져 합격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

위원회에서는 각 지원자에 대한 투표과정을 거쳐 합격(admit), 불합격(deny), 보류(defer) 등을 결정하거나 추가 검토 (further review)가 필요한 경우는 입학 여부를 바로 결정 안 할 수도 있다. 한가지 주목할 것은, 이 이전 단계까지는 지원자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유리한 위치까지 본인의 합격 가능성을 올릴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시험 점수를 향상했다거나, 에세이를 아주 잘 썼거나 좋은 추천서를 받았다거나 등.) 그러나 이제부터는 이런 객관적인 자료가 아닌 입학사정관들의 개인적인 해석이 작용해서 한 지원자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물론 한 학교의 학생 구성 선호도(운동선수가 더 필요하다거나, 아시아계 여학생 비율을 더 높이고 싶다거나, 새로 생긴 학과에 학생들이 필요하다거나 등)와 같은 추가적인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가장 크게 작용하는 요소는 사정관의 주관적 평가이며, 바로 이 부분 때문에 미국 대학의 학생 선발 과정에서 예측할 수 없는 결과들이 나오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한 지원자를 담당했던 입학사정관이 학생에 대한 자료를 소개하며 이 지원자의 입학 여부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내리고, 이 견해에 대해서 위원회의 다른 사정관들이 동의하거나 반대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토론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는 투표로 입학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렇듯 미국 대학의 학생 선발 과정은 누가 봐도 매우 주관적이다. SAT가 2300이 넘는지 안 넘는지, 과외 활동의 규모가 컸는지 작았는지, 국제대회에서 수상했는지 안 했는지 등의 객관적 평가 요소 일부가 입학 여부를 결정짓는 것이 절대 아니고, 이 모든 객관적인 자료가 통합된 지원자의 총체적 자질에 대한 입학사정관의 주관적 판단이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입학사정관 마음이다.

현재 많은 지원자와 그 가족들은 약 한 달 내에 나올 결과들에 대해 노심초사하며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차피 입학사정관의 주관적 판단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가 없으므로 어떠한 낙관도 비관도 할 필요가 없고 다만 담담하게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또한, 부정적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것에 매달리기보다는, 쉽지는 않겠지만,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다른 학교의 결과를 기다리는 태도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 결과는 주관적인 판단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내일신문 2/28/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