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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2. 17.

Common Application(커먼앺) 에세이는 자기 자랑하는 에세이가 아니다.

미국 고등학교를 다니는 유학생이든 국내에서 학교를 다니는 국내생이든, 미국 대학 에세이 (커먼앺 에세이)를 쓸 때 저지르는 제일 큰 오류는 바로, 이 에세이가 자신을 자랑하는 기회인 줄 알고 에세이를 쓰는 거다.

대부분의 대학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커먼 애플리케이션(Common Application)의 퍼스널에세이(personal essay)는 말 그대로 자기 인생에 있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이란 걸 잘 나타내주는 에세이를 쓰는 거다. 내가 왜 잘났고, 내가 얼마나 뛰어나고, 내가 당신의 학교를 얼마나 빛낼 인재인가를 설득하는 에세이가 절대 아니다. 그런 내용의 에세이는 학교가 따로 물어본다. "우리학교에 왜 지원했냐, 우리학교에 어떻게 기여할 거냐" 등 학교의 추가 에세이에서 따로 물어본다. 그래서 거기에다가 적절하게 자기 자랑을 하면 된다. 커먼앺의 퍼스널에세이는 그런 곳이 아니다.

이 에세이는 "넌 어떤 사람이냐?"에 대한 답을 쓰는 에세이다. 물론 7개 정도의 각각 다른 주제의 에세이 질문 중에서 하나 골라 쓰는 거지만, 결국 대학에서 알고자 하는 요지는 학생이 어떤 사람이냐, 어떤 캐릭터(character, 인격, 품성)을 가진 학생인가이다. 그러니 이런 내용을 알고자 하는 에세이에 자기가 얼마나 잘난 학생인지 자신의 업적을 나열하고, 자신의 능력을 자랑했을 때 "너는 어떤 사람이냐?"에 대한 답은 바로 이렇게 된다: "난 이렇게 잘난 사람이다." 입학사정관이 이 학생 인간적으로 마음에 들까? 

남녀가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에서 각자 소개를 하는데, 상대방의 마음을 끌려고 자신의 능력이나 업적에 대한 자랑을 하면 상대방이 그 사람에 대한 인식이 어떨까? 이 사람은 자상한 사람이구나, 마음이 넓은 사람이구나, 가치관이 확실한 사람이구나, 사고가 독특한 사람이구나, 이런 느낌이 들까? "쳇, 재수없어." 이럴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은 어떻게 하면 자기가 다른 경쟁자보다 더 잘났다고 보여질 수 있을까만을 고민하면서 쓴다. 학생과 부모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고,  학생을 도와주는 학교 선생이나 개인 컨설턴트나 학원에서도 그렇게 유도한다.

커먼앺의 퍼스널 에세이는 절대 자기가 얼마나 잘났는지 자랑하는 에세이가 아니다. 자신에 대해 잘 알 수 있게 재미있고, 독특하고, 진솔한 얘기를 써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까 고민을 해야 한다. 그래서 글쓰는 능력이나 업적보다 창의력을 제일 필요로 한다. 

2016. 5. 1.

미국 최고의 미대 RISD를 가고 싶다고? 그럼 책을 읽어라

몇 년 전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RISD, 리즈디)에 합격한 여자 제자의 스펙:

- SAT: 1800 중반대
- GPA: 3.5 정도
- 그림실력: 보통 (압구정 학원 수강)
- 활동: 몇몇 학회 표지 디자인
- 에세이 주제: 인간의 악에 대해

그 외에 스펙면에서 특이사항은 없었음.

리즈디는 지원 포트폴리오 필수조건 중에 자전거 그림이 있다. 그리고 모든 합격생의 자전거 그림을 학교에 전시한다. 위 제자 왈,

"입학 후 합격생의 자전거 그림을 봤더니, 제가 제일 못그렸어요. 정말 기술적으로 뛰어난 그림도 있었지만, 대부분 아이디어면에서 기가막힌 작품들였어요. 그림 하나는, 백지의 구석에 정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그린 자전거도 있었고...아무튼, 모두 대단한 그림였어요."

이처럼 리즈디는 학생을 선발할 때, 그 학생이 얼마나 그림을 기술적으로 잘 그리는지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어차피 입학하면 우리나라 미술학원처럼 다시 그림을 배우게 한다. "너가 어디서 얼마나 대단한 그림 실력을 닦았던 상관 안 한다. 여기서 제대로 배워라"식이다.

필자의 제자도 그림 실력이 대단하지 않았다. 미술 영재도 아녔고,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하지도 않았고, 단지 디자인에 좀 관심이 있었을 뿐이고, 포트폴리오 학원도 오래 다닌 게 아녔다. 그런 학생이 미국 제1의 미대에 붙은 건 놀라운 결과였다.

다른 많은 합격자도 그랬겠지만, 이 학생이 붙은 이유는 바로 이 학생만의 독특한 예술적 세계관였다. 이 학생은 인간의 어두운 면에 유독 관심이 많았다. 이 세상의 밝은 면보다는 어둡고, 공포스럽고, 비관적인 세계관이 이 학생의 작품 속에 표현되었다: 죽음, 병, 전쟁, 공해, 천재지변, 사고, 동물학대 등. 특이한 것은 중학교 때부터 이런 분야의 책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공포소설, 추리소설 등은 물론이고 인간의 가장 악한 면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다. 어리고 예쁜 하얀 얼굴의 여학생에게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그런 어두운 세계에 관해서만 읽었다. 부모의 걱정도 심했다. 너무 비관적이고 부정적 사고로 인해 혹시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상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건 아닐까? 의상도 늘 검은색만 입었다. 학생의 그림을 보면, 어른이 봐도 얼굴이 찡그러지게 되는 어둡고, 징그럽고, 공포스러운 그림 뿐이었다. 이처럼 이 학생은 자기만의 특이한 세계관이 있었고 그걸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에세이도 그런 내용였다. 천재지변 등 각종 대형사고로 목숨을 잃는 인간의 모습이나, 유럽에서 90년대 행해진 인종말살 전쟁 등 인간의 불행과 악한 모습에 대한 혐오를 다룬 에세이였다. 에세이를 읽어보면 이 학생은 정말 어둠 그 자체구나 하고 소름이 끼칠 정도의 비관적인 내용였다. 하지만, 독특하고, 남들이 안 하고, 특히 남들이 하기 두려워하는 것을 시도할 줄 아는, 그리고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있는 학생을 찾는 리즈디는 이 학생을 알아보고 합격을 시켰다. 그림 실력은 그저그랬어도.

고등학생이 그림을 잘그리면 얼마나 잘그리겠는가?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라,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있고, 스스로 사고할 줄 알며 그것을 예술작품으로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하려면 독서를 안 할 수가 없다. 독서가 유일한 방법이다.

이런 결과를 원한다면 미술학원 가서 그림 배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독서다.





2015. 6. 15.

창의력 어떻게 키우나?

세계 최고의 디자인 회사 '아이디오'의 공동창업자 인터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나?"
답: 많이 읽는다.

창의, 열정을 아이들에게 찾아주려고 어렸을 때부터 시키는 것: 예체능 학원, 여행, 유적지 방문, 해외 봉사활동, 박물관 견학, 저명한 인사의 방학 프로그램, 명문대 방학 캠프, 유명 리더십 캠프 등등. 그런데 일정한 나이가 지나면 (보통 초등 고학년) 책은 이제 뒷전이다.

명문대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면 학부모들 "아니 그런 당연한 얘기 말고요"하며 돌아선다. 감기약같이 무슨 처방을 원한다. 과학경시대회, 프로젝트, 연구논문, 해외 봉사활동, 리더십 프로그램, 디베이트 대회만 생각하지 읽으려고 하지를 않는다. 일반고뿐만 아니라 명문고 애들도 안 읽는다. 언제 책을 보냐며. 저런 감기약 처방 받아서 명문대 간들 그 애가 제대로 살아 남을 거라 생각하나? 감기는 또 찾아올텐데...

체력과 면역력은 안 키우고 약만 찾는다. 껍데기만 갖추려고 한다. 속은 안 채울 건가?
그러니 대학 가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거다.

2014. 11. 24.

[비디오] 명문대 학위와 독창성(창의력)

맷 데이먼이 만든 스토리였던 굿윌헌팅(Good Will Hunting)의 명장면.
책 달달 외우고, 수학 문제 풀이 천재로 만드는 우리 교육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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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부터)
어떤 뺀질한 하버드생이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뽐내어 읊으며 여자들 앞에서 주인공의 친구를 모욕하자, 주인공이 나타나서 읊은 내용을 다 반박하며

"너는 남이 책에 써놓은 내용을 되새김질 할 줄만 알지 네 생각은 없냐? 넌 50년 후에나 깨달을 거야. 공공도서관에서 1.5불 연체료를 물고 알 수 있는 내용을 15,000불씩 내면서 배웠다는 게 시간 낭비였다는 걸."

그랬더니 뺀질이가,

"그래, 그렇지만 난 최소한 학위는 따지. 그리고 넌 내 애들한테 감자튀김이나 서빙을 하고 있겠지."

그러자 주인공 왈,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너처럼 독창적이지 못한 존재는 안 되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