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23.

영어학원 리딩 공부법의 문제점

SAT에서 제일 어려운 부분은 지문독해다 (GRE, GMAT, LSAT 등 다 마찬가지). 이 독해에서 점수를 올리는 방법은 딱 한 가지다. 지문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해석/분석하고나서 비슷한 레벨의 글을 많이 읽는 거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독해를 이렇게 가르쳤다가는 사교육계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런 수업을 받으려고 학원에 등록하는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다.

일단 SAT 수업에 국한해서 말하자면 (다른 시험의 수업도 대동소이), 우리나라 독해 수업은 이렇게 진행한다. 제일 먼저 시간 내에 문제를 어떻게 풀지가 관건이므로 대개 문제를 먼저 보라고 한다. 문제를 먼저 봐서 라인문제(지문의 줄번호를 알려주고 묻는 문제)를 먼저 풀고 주된 의도나 전체적 내용을 묻는 문제는 나중에 풀라고 한다. 특히 단어의 뜻을 묻는 문제를 먼저 풀라고 한다. 이렇게 부분적인 문제부터 풀기 시작하다보면 지문 여기저기를 읽게 되어 점점 지문 전체 내용을 이해하게 된다는 거다. 즉, 지문의 이해를 부분에서 전체로 나아가는 방법으로 하라는 거다.

이런식으로 풀면 점수가 오를 수 있는 경우는 딱 한 가지다. 시간 절약으로 인해 문제를 다 풀었는데 마침 그 풀었던 문제들이 많이 맞을 경우다. 문제를 다 풀었어도 맞은 답이 얼마 안 된다면 문제를 다 못 풀었을 때하고 점수가 비슷하다. (시험에 따라서는 예전 SAT처럼 틀린 문제도 감점이 있기 때문에. 물론 감점이 없는 시험은 상황이 다르다.) 다시 말해서, 이렇게 전체적인 내용을 묻지 않고 부분적인 내용을 묻는 문제를 먼저 풀게 되면, 운이 좋아서 나에게 쉬운 지문/문제가 많이 나올 경우에는 점수가 잘나오고, 운이 나빠 어려운 지문/문제가 나오면 점수가 내려간다 (문제를 다 풀었어도 답이 많이 틀렸기 때문에). 결국 점수가 평균적으로 약간의 상승은 있을 수 있지만(아무래도 영어를 공부하니까) 계속 오르락 내리락할 뿐 꾸준한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 방법의 치명적인 결함은 이게 아니다. 이런 식으로 문제풀이를 하다보면, 복습할 때 지문을 띄엄띄엄 이해한 상황에서 다음 지문으로 넘어간다는 거다. 일단 답 맞히고 틀린 거 리뷰하고 나면 지문을 더 세심하게, 제대로 안 읽었던 부분까지 분석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그 길고 내용도 지루한 지문을 다시 읽고 싶을까? 강사도 지문의 모든 문장을 해석해주지 않는다. 이게 영어실력은 향상시키지 않으면서 문제만 많이 풀게하는 우리나라 영어독해 방법이다. 문제를 많이 풀면 실력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건지 뭔지 모르겠다. 정말 황당한 건, 글을 읽을 때 부분 부분을 먼저 읽어가면서 전체를 이해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린가? 이세상에 누가 글을 이런 식으로 읽으며 그렇게 해서 글이 이해가 된다고 생각하나? 하지만 그렇게 가르친다. 왜냐하면 지문의 이해가 목표가 아니고 어떻게 해서든 문제만 더 맞히면 되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지문을 먼저 보고 문제를 푸는 경우를 보자. 이렇게 전체 내용을 파악하고 문제로 들어가는 방법의 단점은 지문을 먼저 훑기 때문에 시간이 처음에 많이 소요되고 때에 따라서는 문제를 다 풀 시간이 모자란다. 이방법의 또 하나의 단점은 이런식으로 해서 점수를 올리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려 단기적 효과가 안 나타난다는 것. 하지만, 이렇게 하면 푼 문제에 대해서는 틀릴 확률이 더 적다. 왜냐하면, 정답은 지문의 전체적인 내용(주제, 주된 의도, 글의 흐름, 분위기, 작자의 태도 등)과 관련이 없는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글의 주제와 아무 상관이 없는, 글의 흐름과 동떨어진 문제는 거의 없다. 예외가 문장 내의 단어와 비슷한 뜻 찾기 문제 정도? 이런 문제 외에는 거의 모든 문제가 전체적인 내용과 흐름을 알아야 정답을 고를 수가 있다. 특히 어려운 문제는 더 그렇다.

이런식으로 문제를 풀고 난 다음에는 반드시 지문을 리뷰해서 내가 읽은 게 맞는지 틀린지를 확인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해가 안 된 부분도 제대로 설명을 들어서 이해를 해야 하고. 이렇게 하면 독해력이 오르지 않을 수가 없다. (독해력 어휘력 다 오른다.)

하지만, 이런 자명한 이치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거의 모든 영어시험학원 또는 강사는 거꾸로 가르치고 있다. 한 번 비교를 해보자. 영어 지문 100개를 대충 읽고 (문제와 관련된 부분만 이해하고 넘어가고) 문제 1,000개(지문당 10문제라고 치고)를 푼 영철이보다 지문 50개를 꼼꼼히 읽고 해석하고 이해한 후 문제는 500개밖에 안 푼 소영이가 점수가 높지 않을까? 영철이는 지문 1개도 제대로 공부를 안 한 거기 때문에 제대로 읽은 지문은 0개나 마찬가지다. 반면에 소영이는 지문 50개를 읽었다. 독해력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냥 자연스런 물리적 현상이다. 그런데 이 자연의 법칙을 거스를려고 하니 그게 생각처럼 쉽게 되나?

우리나라 영어교육 업계가 이 물리적 법칙을 모를 리가 없지만, 이렇게 교육을 안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이렇게 가르치면 돈을 벌 수가 없다. 학생이 안 모인다. 진도가 느리고 문제를 많이 안 푼다는 말이 엄마 귀에 들어가는 순간 그 학원은 엄마들 사이에 소문이 나서 곧 문닫을 지경이 된다. (미국 대학 가서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그저 점수만 올리면 된다.) 그래서 이렇게 가르치면 엄마들 반응이, "여기가 무슨 학교에요? 학원이 학원다워야지!" 이런 학원다운 학원이 그동안 우리나라 영어를 다 망쳐놓은 거다. 하지만, 어쩌랴, 소비자가 이걸 원하는데.

학생과 엄마가 이런 상황이니 학원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학생에게 진짜 실력은 오르지 않더라도 헛실력이라도 오르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하며 (모의고사 성적이 오르게 문제를 내거나 수업하는 학원이 실제 존재한다. 모의고사에 나올 단어 위주로 수업을 한다.) 문제를 많이 풀어서 마치 자기가 공부를 많이 하고 있으며 아는 게 많아졌다고 생각하는 허상을 심어줘야 한다. 그리고 이걸 특히 엄마한테 강하게 심어줘야 한다. 그래서 숙제와 암기단어리스트를 말도 안 되게 내준다 (하루에 단어 500개 외우고 시험봐서 통과 못하면 붙잡아 두기). 학생이 도저히 끝낼 수 없는 양의 숙제를 내주는 학원 앞에서는 엄마가 고개를 숙인다. 그 반대의 학원에는 항의와 환불요구가 빗발치고. 저렇게 많이 내준 숙제를 우리 아이가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무슨 소용인가? 돈과 시간 낭비 아닌가? 그래도 학원은 이렇게 해야 한다.

문제를 많이 풀면 영어실력이 올라가는 게 아니고 문제 푸는 실력이 올라간다(문제를 분석하는 능력, 답을 찾는 능력, 보기를 분류하는 능력 등). 영어 독해력(긴 지문을 읽을 때 중요한 부분은 빨리 제대로 읽고, 덜 중요한 부분은 빨리 훑고 지나가는 법, 글을 이해하는 속도, 저자의 주장, 의도, 태도 등을 제대로 파악하는 능력)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주위에 보면 실제로 학원을 다녀서 점수가 올라 대학/대학원을 가지 않나? 여기에도 착각이 있다. SAT를 예로 들자면, 영철이가 00학원을 다녀서 SAT 리딩(만점이 800)이 550였는데 650으로 올랐다고 치자. 그럼 00학원이 잘가르쳤다고 소문이 날 거다. 그런데, 550에서 650으로의 점수 상승은 영철이가 다른 학원을 다녔어도 단어 열심히 외우고 문제를 많이 풀면 나오는 점수다 (정말 형편없는 학원만 아니라면). 리딩에는 단어의 빈칸 넣기와 지문분석이 있는데 단어의 빈칸 넣기에서 점수가 많이 올라도 이런 점수 향상이 온다. 그리고 550에서 650으로 못 올린 학생은 그 학생이 공부를 그만큼 안 해서 안 오른 거지 학원이나 강사가 나빠서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 새로 바뀌는 SAT에는 이 빈칸 넣기가 없어진다. 100% 지문 문제와 문법만 나온다.)

그렇다면 영철이의 독해력은 어떻게 됐을까? 영어 독해력이 100점 향상한 건가? 아니다, 단어를 그만큼 많이 외워서 단어 빈칸 넣기를 더 잘하게 된 거고, 문제 푸는 감이 생겨서 점수가 오른 것뿐, 지문의 독해력이 향상한 건 아니다. 독해력이 향상되었다면 700이 나와야 한다. 700은 독해력의 향상없이 맞기 힘든 점수다. 어떻게 이런 판단을 내릴 수가 있을까? 리딩 점수가 100점 오른 영철이한테 시험에 나온 지문과 비슷한 레벨의 다른 지문을 갖다주고 읽고 해석하라고 해보면 독해력이 그 전과 비슷하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그동안 영어를 1,000 명 이상 가르쳐 봤지만 예외가 단 한 명이라도 있었는지 모르겠다. 결국 영철이는 독해력에서 큰 향상이 없었지만, 대학 지원은 650정도에 맞는 대학에 하고 또 합격도 한다. 그리고는 그 대학에서 독해력이 650인 미국애들과 경쟁하게 된다. 이건 뻔한 게임 아닌가?


이렇게 영어학원에서 지문은 해석 안 하고 시험문제만 풀면 안 된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나라 학생과 엄마가 원하는 것이니 어쩔 수가 없다.



2016. 2. 18.

명문대를 가기 위해 명문 보딩스쿨을 꼭 가야 하나?

미국 최고의 보딩스쿨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
요즘같이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학의 ROI(투자수익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추세에서, 대학만큼 비싼 이런 명문보딩(보딩스쿨 랭킹)으로 유학을 보내고 싶다는 부모가 상담을 오면 명쾌한 답을 제시하기가 좀 어렵다. 학비도 비싸고, 경쟁 또한 심한 이런 학교에 유학을 보내느냐, 아니면 랭킹이 더 낮고 경쟁이 좀 덜한 학교로 유학을 보내느냐, 다 장단점이 있어 따져볼 게 많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런 명문보딩을 들어가는 것이 꼭 명문대학을 가는 길이 아니라는 거다. 대개 그렇게 생각을 하고 보내는데 그렇지가 않다. 이런 명문보딩은 아직까지도 미국학생에게만 명문대학을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물론, 예전같지는 않지만). 유학생 신분으로 명문보딩의 후광을 기대하기에는 아직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우선, 이런 명문보딩의 대학카운셀러는 명문대학 입학사정관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그 학교 학생들은 나중에 카운셀러의 도움으로 명문대학으로의 진학이 타학교 학생보다 유리하다. 문제는 한국 유학생들인데, 그 학교에서 정말 최우수 학생이 아니면 카운셀러가 한국 유학생보다는 미국학생을 더 미뤄줄 것은 당연하다. 한국 학생을 도와주는 것보다 자기나라 학생을 도와주는 게 본인의 경력에도 더 득이 되니까. 또 많은 경우에 있어서, 한국 학생은 미국 학생만큼 카운셀러와의 인간관계가 친밀하지 못하다.

과거 명문보딩을 다녔던 제자들 중에는 명문대학을 간 학생도 있고, 그렇지 못한 학생도 있다. 우리 아이를 명문보딩을 보낼지 말지 결정하는데 있어서 제일 중요한 기준은, 우리 아이가 명문보딩에 가서 탑10%에 들을 수 있는 실력을 가졌는지 아닌지 이다. 물론 이런 명문보딩에서는 탑 20, 30%를 하더라도 다른 일반학교에서 비슷한 등수로 대학을 가는 것보다는 잘간다. 하지만, 이런 명문보딩에서 탑 20-30%를 할 바에는 일반 보딩에 가서 탑을 하는 것도 고려해볼만한 전략이다. 어차피 미국 명문대는 여러 고등학교의 탑 학생들을 골고루 뽑기 때문에, 웬만한 학교에서 (너무 쉬운 학교는 제외) 상위급이면 (최소 10%) 명문대 가는데 필요한 학업능력은 인정받는다. 이런 면에서 꼭 명문보딩을 가야 되는 게 아니고 학생 개개인의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봐야 한다.

필립스 아카데미 앤도버
또 이런 경우도 있다. 아이가 쥬니어 보딩(우리로 치면 중학교)에서 성적이 좋았다고 무조건 명문보딩으로 보내는 부모가 있다. 이럴 때 한가지 중요한 고려사항은, 9학년 때의 학업과 10학년의 학업은 그 수준과 경쟁면에서 차이가 좀 있다. 9학년까지는 학교생활을 마음껏 즐기면서 공부를 해도 웬만큼 성적이 잘나온다. 하지만, 10학년부터는 상황이 다르다. 10학년부터가 정말 중요한데 그 이전에 아이가 성적이 쉽게 잘나왔다고 우리 애가 뛰어나구나 하고 명문보딩에 보냈다가 학업적으로 적응을 못한 케이스를 수도없이 많이 봤다. 그래서 아이가 어느 한 분야의 천재가 아닌 한 객관적 학업능력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 판단을 제일 간단하게 하는 방법은, "우리 아이가 학구파(공부벌레) 또는 책벌레인가 아닌가?"이다. 활동 많이 하고, 친화력이 좋아 친구들 많고, 선생들이 다 좋아하고, 그러면서 성적이 잘나오는(9학년까지) 학생이라고 그 이후에 다 잘되는 게 아니다. 이런 거는 부차적이다. 10학년부터는 우리 애가 엉덩이가 무거운지 아닌지가 제일 중요한 고려요소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학업능력과 함께 투자 대비 아웃풋(ROI)도 생각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명문보딩을 거쳐 미시건 대학(U of Michigan) 정도의 학교에 입학했다고 하면, 과연 명문보딩을 선택한 것이 잘한 투자인지 의문이 들 수 있다. 물론 사전에 어느 정도 급의 대학을 갈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선정할 때 학생의 학업능력을 제대로 진단해서 결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학업능력 중에 제일 중요한 건 영어 독해력과 작문능력이다. 나머지는 2차적이다 (수학천재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오로지 영어 독해와 작문 실력이다. 이것이 아이의 남은 고등학교 생활뿐만 아니라 대학 생활까지 좌우한다.

밀튼 아카데미

2016. 2. 16.

입학사정관이 제일 먼저 보는 것은? (프린스턴대학 입학처장 인터뷰)

일반적으로 합산GPA(cumulative GPA)가 일단 높아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아래 프린스턴대학 입학처장의 말을 들어보면 거기서 끝이 아니다.

"지원자의 원서를 받으면 제일 먼저 고등학교 성적표를 봅니다. 그리고 수강했던 과목의 난이도와 성적을 봅니다. 우리 대학에 지원할 정도면 지원자의 고등학교에서 제공하는 가장 어려운 과목들로 구성된 커리큘럼을 수행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또한 만약 고등학교 처음 들어가서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다면 그 뒤로 향상되었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결국 아이비리그 등 최고의 명문대에 지원할 때는 쉬운 과목들로 구성된 고등학교 커리큘럼으로 4.0을 맞은 것은 그리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가 된다. 본인 고등학교에서 제공하는 최상급 과목들을 가능한 한 많이 듣고 거기서 우수한 성적을 보여줘야 한다. 

"레귤러 과목에서 A를 받는 게 나은가요 아니면 AP 과목에서 B를 받는 게 나은가요?"라는 질문을 늘 받는다. 정답이란 있을 수 없지만, 위 입학처장의 말을 들어보면 아마 후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성적표를 전체적으로 봐서 이 문제를 결정 해야지 한 과목만 딱 떼어놓고 보기는 어렵다.


2016. 2. 11.

전/현직 미국대학 입학사정관들의 말말말

약 7년 전의 기사였지만 아직도 적용되는 얘기이므로 소개한다.

1. 북동부의 명문 리버럴아츠대학 전 사정관 (25세)
"한 번은 2300후반대 SAT점수와 학점 4.0인 지원자가 있었다. 합격 후보자 명단에 있었는데 합격자를 추리기 위해서 학생 에세이를 다시 읽어봤다. 그런데 다른 후보의 에세이보다 조금 더 지루한 에세이였다. 그래서 탈락시켰다. 단지 에세이가 지루했기 때문에."

탑10 리버럴아츠대학 중 하나인 칼튼 칼리지
"점심 후에 원서를 보면 졸려서 아주 세세하게 못 볼 수도 있다. 또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팀이 성적이 안 좋으면 그것도 내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팀이 이겼으면, 합격시킬 확률도 올라간다. 이런 건 (주관적 결정) 지원자로서는 어찌할 방법이 없다. 이런 상황인데도 학부모나 학생이 어떻게든 입학하려고 난리법석을 떠는 걸 보면 너무 웃기다."

2. 북동부의 주립대 현 사정관
"일반적으로 명문사립대보다는 덜 까다롭게 본다.  하지만, 지원자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은 늘 있다. 한 번은, 버팔로시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식중독이 걸렸다. 그 다음날 그 시에서 지원한 학생은 다 짤라버렸다."

3. 현 아이비리그 사정관
"약 70%의 지원자는 우리학교에 들어올 학업능력을 갖췄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학생 10명 중 1명에게 줄 자리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마음대로 고를 수가 있다. 결국에는 지원자가 인간적으로 끌리는 학생인지 아닌지에 당락이 달려있다. 까놓고 말해서, 어떤 학생은 다른 학생보다 인간적으로 그냥 더 끌린다. 사정관은 이런 질문을 자신에게 한다: "이 학생과 같이 밥먹으러 나가고 싶을까?" 너가 만약 인간적으로 끌리지 않는 수학 천재면 아마 들어오기 힘들 거다."

4. 전 아이비리그 사정관
다트머스 대학
"중위권 대학도 상위권 지원자를 탈락시킨다. 어차피 오고싶은 학교도 아닌데 안전빵으로 지원한 걸 알기 때문에. 합격 준 후 오지 않는다면 학교 통계에도 좋지 않다."

5. 전 다트머스 사정관 조이 예거-하이만
"사정관마다 선호하는 타입이 다르다. 누구는 운동선수를 좋아하고, 누구는 SAT를 유난히 신경쓰고, 누구는 조용하고 창의적인 타입을 좋아하고."

6. 현 아이비리그 사정관
"학교에 어떤 악기연주자가 필요하다는 얘기는 거짓말이다. 어떤 입학사정관도 자기 학교 오케스트라에 어떤 악기연주자가 필요한지 알지 못한다. 오보에 연주자가 뽑혔다면, 아마 부모가 백만불 기부를 했든지 다른 이유가 있었을 거고, 오보에 연주자가 필요했다는 말은 그냥 홍보용일 거다."

7. 전 아이비리그 사정관
"VIP자녀(국회의원 등 유명인의 자녀, 기부자 자녀) 중 70% 정도만 합격한다."

8. 매사추세스의 명문 리버럴아츠대학의 전 사정관
"우리는 항상 불충분히 대변되는 백그라운드에서 뽑으려고 한다. 지원자가 만약 전형적인 뉴저지의 백인 여학생이고 원서가 그저 그렇다면 주저없이 불합격이다. 하지만, 소수인종이라면 두 번, 세 번 검토를 한다."

9. 미셸 헤르난데스 (A is for Admission의 저자며 전 다트머스 입학사정관)
"모든 아이비의 40%는 특수케이스인 학생이 들어간다: 운동선수, 소수인종, 저소득층, 레가시(부모가 동문), 기부자 자녀. 만약 지원자가 레가시이고 조기전형(얼리)에 지원하면 입학 확률이 50%는 올라간다."

명문 리버럴아츠 여학교 브린마 칼리지
"어떤 학교는 오히려 그 지역 학생의 수를 줄이려고 한다. 너무 그 지역만 대표한다는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또 어떤 학교는 뉴욕의 부촌 지원자를 차별하기도 한다."

10. 스티븐 프리드펠드 (사립 대학컨설턴트, 현 프린스턴 공과대학원 사정관, 전 코넬대학 사정관)
"사립고등학교 카운셀러는 대학 사정관들과 친분이 깊다. 그래서 사립고등학교 학생들이 아주 유리하다."

"입학사정관은 대단한 학벌이 없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코넬에 있을 때 모든 사정관이 석사나 박사학위 소유자였다."

"원서는 교수진도 본다. 그래서 입학사정관은 자기가 추천한 학생이 입학해서 학업을 잘 따라가지 못하게 되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에 경계선에 있는 학생은 되도록 뽑으려고 하지 않는다."

다음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

11. 현 아이비리그 사정관
"아이 수상실적이 나온 신문 스크랩같은 거 보내지 마라. 성적표면 충분하다."

"부모가 계속해서 사무실로 전화하면 그 아이는 거의 자동불합격이다. 입학한 후에도 그럴 거라고 보기 때문에 그런 부모는 질색이다."

12. 스티븐 프리드펠드
"추천서 너무 많이 보내지 마라. 3개에서 최대 4개만 보내라. 8개씩 보내지 말고. 이렇게 많이 보내면, 단점을 보완하려고 너무 애쓰는 것처럼 보인다."

"시는 절대로 보내지 마라. 먹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고등학생이 셰익스피어 수준일 가능성은 없다. 깊이 있는 글을 써라. 질문에 제대로 대답해라."

13. 조이 예거-하이만
"발표가 난 후 한 학생 아버지가 불합격에 대한 항의를 하려고 전화를 했다. 자기가 영화와 티비프로 고문이라고 하면서. 그래서 어떤 프로냐고 물어봤더니 마침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의 고문였다. 그래서 재밌는 방송 뒷얘기 좀 해달라고 했더니 그 다음날 엄청난 양의 소포가 왔다. 드라마 대본, 연얘인 싸인 등이 들어있는 소포였다. 아버지에게 전화를 해서 '자료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도 당신 아들은 절대 입학 시킬 수 없습니다.'라고 말해줬다."

콜롬비아 대학


2016. 2. 10.

새 SAT에 대한 뉴욕타임즈 기사 ("독해의 비중 증가")

작년 여름에 필자는 이번 3월부터 바뀌는 새 SAT준비를 위해 ACT로 준비를 시키는 학원들의 전략이 잘못됐다고 글을 쓴 적이 있다.  이번에 뉴욕타임즈 기사에서도 새 SAT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거라는 견해. 우선, 처음 등장하는 포맷과 내용인데다가, 샘플로 나온 지문들이 오히려 예전 SAT보다 한 학년 높은 레벨이라고. 또한, 수학 문제도 리딩문제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거라는 예측. 다시 말해서, 독해의 비중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평가. 결국 한국 학생들에게는 시험이 쉬워진 것이 아니고 어찌보면 내용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것. 단어넣기문제들이 없어져서 예전처럼 몇천 개의 단어를 따로 외울 필요는 없지만, 여전히 독해는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ACT문제를 가지고 새SAT를 준비하는 것은 어려운 시험준비를 쉬운 연습문제로 대비하는 것과 같다. 오히려 옛 SAT 지문을 가지고 독해연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거다. 물론, 실제 시험이 예상보다 쉽게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첫 시험이 치뤄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쉽게 나올 거라고 판단하고 준비를 해서는 안 된다.

결론:
1. 독해지문은 결코 쉬워지지 않았다. (문제 자체는 쉬워질 거로 보이지만, 지문을 이해 못하면 결국 리딩도 쉬워지는 게 아님.)
2. 단어넣기 문제가 없다고 단어 공부를 안 하면 망한다.
3. 수학도 리딩문제의 해석이 관건이다.
4. 최고의 대비 방법은 역시 독서다.

[뉴욕타임즈 기사링크] New, Reading-Heavy SAT Has Students Worri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