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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 3.

영어 SAT/ACT 리딩 수업에 대한 생각

(1) 리딩 수업이란 수업시간에 학생이 읽는 수업이다. 강사가 앞에서 떠드는 수업이 아니고.

(2) 선생은 최소로 읽는다. 왜냐하면, 선생이 읽는 순간 (또는 잠시 후) 아이는 딴 생각으로 빠져버린다.

(3) 시험문제의 답을 찾는데 시간을 쓰는 게 아니라 학생이 읽는데 시간을 보내야 한다.

(4) 수동적 학습(선생님이 외울 것만 가르치고 학생은 그것만 받아먹는 형식)으로는 독해력이 조금도 향상 될 수가 없다.

(5) 리딩 수업에서 선생이 학생보다 말이 많으면 그건 아이 입장에서 시간 낭비다. 헬스장에서 트레이너가 열심히 뛰고 내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거와 마찬가지. 그 트레이너가 땀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내 살이 빠지길 기대하는 것과 같다.

(6) 읽지 않고 단기간에 쪽집게 방법을 써서 리딩 점수가 크게 향상되었다면, 대학 가서 반드시 고생한다. 겁주는 말이 아니고 학생들 증언이다.

(7) 리딩은 타고난 재능/IQ로 되는 것이 아니라 뇌의 힘, 사고력으로 되는 것이므로 뇌운동을 해야 한다. 체력 훈련이다.

(8) 한국식 리딩 교육의 문제: 혼자서 읽는 실습 없이 선생님이 알려주기만 하는 교육의 과잉.

(9) 한국식 리딩 교육의 더 큰 문제: 이런 교육으로 점수가 오르면 마치 리딩 실력이 향상 된 걸로 착각.

(10)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러명을 가르치려면 학생이 읽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가 없다. 그래서 어쩔 수없이 강의 시간에는 선생이 떠들고 학생들은 집에 가서 따로 복습해야 한다." 그게 아니고 이런 수업을 학생이 하기 싫어서 못하는 거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게 아니다. 생각해보니, 학생이 이런 수업을 원하지 않으니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게 맞는 말 같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독해를 안 하고 독해력을 올리고 싶은 우리 마인드, 그리고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으라고 가르치는 우리 교육방식이 문제.

2016. 3. 22.

아무 쓸모 없는 SAT영어학원의 비법에 대한 착각

학원에서 자랑하는 각종 비법이 우리 아이에게 어떤 쓸모가 있는지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특히 이번 3월에 개정된 SAT는 이제 비법이 있을 수가 없다. 기존 유출문제도 없어 어떤 특별한 비법이 나올 수가 없다. 이전 SAT에는 비법이 실제로 존재했다. 어떤 유형의 문제는 정답을 골라내는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이번에 새로 바뀐 SAT는 정직하게 지문을 제대로 이해하면 문제는 다 풀 수가 있는 수준의 시험이다. 그런데도 학원은 이제 각종 비법을 들고 나와 학부모를 유혹할 거다.

흔히 말하는 비법에는 다음과 같은 착각이 있다.

착각1. 우리애도 비법/요령/전략을 알면 점수가 오르겠지?
미국에서 5 년 이상 살았거나, 영어책을 많이 읽어서 영어를 아주 잘하는 애들, 또래 미국애들만큼 영어를 잘하는 애들 외에는 학원에서 알려주는 문제푸는 비법/요령/전략 등은 정말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 비법/요령/전략을 배워봤자 점수가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 이런식의 수업을 받고 제대로 공부를 해도 보통 10점 정도 오르고 운이 좋으면 30-50점정도 올랐다가 그 자리에서 절대 오르지 않는다. 50점 이상 오른 애들은 영어공부를 (특히 단어) 스스로 엄청나게 많이 한 학생이다. 비법은 이미 영어를 잘하는데 시험 보는 기술을 익혀야 되는 애들이 필요한 거다. 그런데 우리나라 SAT학원은 전부 요령만 가르치고 그런 학원이 잘가르치는 학원으로 엄마들은 착각한다. 그것도 제대로 먹히지도 않는, 마치 그동안 나온 수능문제 분석해서 문제유형과 보기를 분석한 결과 정도의 비법을 말이다.

착각2. 영어가 딸리지만 시간이 없으니 비법/요점/전략이라도 빨리 익혀야겠다.
이런 애들은 영어공부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시험에서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는 비법만 실컷 공부하다가 만다. 아무 결과도 낳지 못하는 허무한 돈과 시간의 낭비다. 학원 수업에서는 이미 정해진 문제로 수업을 받기 때문에 강사의 비법을 적용해 문제를 풀면 그럴듯하게 문제가 풀린다. 강사의 설명도 그럴듯 하다. 하지만, 실제 시험에서는 전혀 새로운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그 비법이 제대로 통하기 어렵다. 그래서 영어실력도 별로 늘지 않은 상태에서 실제 문제에 별 소용도 없는 비법을 적용하려다 보니 점수에 별 차이가 안 난다. 한마디로 쓸데 없는 것에 돈과 시간을 몇 달씩 낭비하는 거다. 빨리 결과를 내려다 결국 아무 결과도 내지 못한다. 어차피 점수가 별로 오르지도 않을 거면 차라리 그 시간에 영어공부를 했으면 영어실력이라도 늘었겠다. 체력이 안되는데 운동화만 좋으면 뭐하나?


결론1. 학원의 비법은 영어 실력이 웬만큼 되는 애들(영어를 이미 잘하는 애들, 예전 SAT리딩 점수로 봤을 때 800점 만점에 650 이상 되는 애들)이 아니면 전혀 소용이 없다. 시간과 돈 낭비다.

결론2. 영어 실력이 아직도 모자란 학생(예를 들어, 유학 간지 3년 이내, 예전 SAT리딩 점수가 650 이하인 학생)은 비법이 아니라 기본적인 영어 수업(읽고 해석하고 쓰기) 수업을 받아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마음만 급하니까 이런 수업을 안 하고 전부 비법/전략 수업만 듣는다. 그래서 몇 달 또는 몇 년동안 학원에 몇 백에서 몇 천만원을 써도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오는 거다.

전부 운동은 안 하고 살빼는 약만 먹고 살을 빼려고 하고 좋은 운동화만 사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달리기가 빨라지나?


2016. 2. 23.

영어학원 리딩 공부법의 문제점

SAT에서 제일 어려운 부분은 지문독해다 (GRE, GMAT, LSAT 등 다 마찬가지). 이 독해에서 점수를 올리는 방법은 딱 한 가지다. 지문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해석/분석하고나서 비슷한 레벨의 글을 많이 읽는 거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독해를 이렇게 가르쳤다가는 사교육계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런 수업을 받으려고 학원에 등록하는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다.

일단 SAT 수업에 국한해서 말하자면 (다른 시험의 수업도 대동소이), 우리나라 독해 수업은 이렇게 진행한다. 제일 먼저 시간 내에 문제를 어떻게 풀지가 관건이므로 대개 문제를 먼저 보라고 한다. 문제를 먼저 봐서 라인문제(지문의 줄번호를 알려주고 묻는 문제)를 먼저 풀고 주된 의도나 전체적 내용을 묻는 문제는 나중에 풀라고 한다. 특히 단어의 뜻을 묻는 문제를 먼저 풀라고 한다. 이렇게 부분적인 문제부터 풀기 시작하다보면 지문 여기저기를 읽게 되어 점점 지문 전체 내용을 이해하게 된다는 거다. 즉, 지문의 이해를 부분에서 전체로 나아가는 방법으로 하라는 거다.

이런식으로 풀면 점수가 오를 수 있는 경우는 딱 한 가지다. 시간 절약으로 인해 문제를 다 풀었는데 마침 그 풀었던 문제들이 많이 맞을 경우다. 문제를 다 풀었어도 맞은 답이 얼마 안 된다면 문제를 다 못 풀었을 때하고 점수가 비슷하다. (시험에 따라서는 예전 SAT처럼 틀린 문제도 감점이 있기 때문에. 물론 감점이 없는 시험은 상황이 다르다.) 다시 말해서, 이렇게 전체적인 내용을 묻지 않고 부분적인 내용을 묻는 문제를 먼저 풀게 되면, 운이 좋아서 나에게 쉬운 지문/문제가 많이 나올 경우에는 점수가 잘나오고, 운이 나빠 어려운 지문/문제가 나오면 점수가 내려간다 (문제를 다 풀었어도 답이 많이 틀렸기 때문에). 결국 점수가 평균적으로 약간의 상승은 있을 수 있지만(아무래도 영어를 공부하니까) 계속 오르락 내리락할 뿐 꾸준한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 방법의 치명적인 결함은 이게 아니다. 이런 식으로 문제풀이를 하다보면, 복습할 때 지문을 띄엄띄엄 이해한 상황에서 다음 지문으로 넘어간다는 거다. 일단 답 맞히고 틀린 거 리뷰하고 나면 지문을 더 세심하게, 제대로 안 읽었던 부분까지 분석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그 길고 내용도 지루한 지문을 다시 읽고 싶을까? 강사도 지문의 모든 문장을 해석해주지 않는다. 이게 영어실력은 향상시키지 않으면서 문제만 많이 풀게하는 우리나라 영어독해 방법이다. 문제를 많이 풀면 실력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건지 뭔지 모르겠다. 정말 황당한 건, 글을 읽을 때 부분 부분을 먼저 읽어가면서 전체를 이해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린가? 이세상에 누가 글을 이런 식으로 읽으며 그렇게 해서 글이 이해가 된다고 생각하나? 하지만 그렇게 가르친다. 왜냐하면 지문의 이해가 목표가 아니고 어떻게 해서든 문제만 더 맞히면 되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지문을 먼저 보고 문제를 푸는 경우를 보자. 이렇게 전체 내용을 파악하고 문제로 들어가는 방법의 단점은 지문을 먼저 훑기 때문에 시간이 처음에 많이 소요되고 때에 따라서는 문제를 다 풀 시간이 모자란다. 이방법의 또 하나의 단점은 이런식으로 해서 점수를 올리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려 단기적 효과가 안 나타난다는 것. 하지만, 이렇게 하면 푼 문제에 대해서는 틀릴 확률이 더 적다. 왜냐하면, 정답은 지문의 전체적인 내용(주제, 주된 의도, 글의 흐름, 분위기, 작자의 태도 등)과 관련이 없는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글의 주제와 아무 상관이 없는, 글의 흐름과 동떨어진 문제는 거의 없다. 예외가 문장 내의 단어와 비슷한 뜻 찾기 문제 정도? 이런 문제 외에는 거의 모든 문제가 전체적인 내용과 흐름을 알아야 정답을 고를 수가 있다. 특히 어려운 문제는 더 그렇다.

이런식으로 문제를 풀고 난 다음에는 반드시 지문을 리뷰해서 내가 읽은 게 맞는지 틀린지를 확인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해가 안 된 부분도 제대로 설명을 들어서 이해를 해야 하고. 이렇게 하면 독해력이 오르지 않을 수가 없다. (독해력 어휘력 다 오른다.)

하지만, 이런 자명한 이치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거의 모든 영어시험학원 또는 강사는 거꾸로 가르치고 있다. 한 번 비교를 해보자. 영어 지문 100개를 대충 읽고 (문제와 관련된 부분만 이해하고 넘어가고) 문제 1,000개(지문당 10문제라고 치고)를 푼 영철이보다 지문 50개를 꼼꼼히 읽고 해석하고 이해한 후 문제는 500개밖에 안 푼 소영이가 점수가 높지 않을까? 영철이는 지문 1개도 제대로 공부를 안 한 거기 때문에 제대로 읽은 지문은 0개나 마찬가지다. 반면에 소영이는 지문 50개를 읽었다. 독해력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냥 자연스런 물리적 현상이다. 그런데 이 자연의 법칙을 거스를려고 하니 그게 생각처럼 쉽게 되나?

우리나라 영어교육 업계가 이 물리적 법칙을 모를 리가 없지만, 이렇게 교육을 안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이렇게 가르치면 돈을 벌 수가 없다. 학생이 안 모인다. 진도가 느리고 문제를 많이 안 푼다는 말이 엄마 귀에 들어가는 순간 그 학원은 엄마들 사이에 소문이 나서 곧 문닫을 지경이 된다. (미국 대학 가서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그저 점수만 올리면 된다.) 그래서 이렇게 가르치면 엄마들 반응이, "여기가 무슨 학교에요? 학원이 학원다워야지!" 이런 학원다운 학원이 그동안 우리나라 영어를 다 망쳐놓은 거다. 하지만, 어쩌랴, 소비자가 이걸 원하는데.

학생과 엄마가 이런 상황이니 학원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학생에게 진짜 실력은 오르지 않더라도 헛실력이라도 오르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하며 (모의고사 성적이 오르게 문제를 내거나 수업하는 학원이 실제 존재한다. 모의고사에 나올 단어 위주로 수업을 한다.) 문제를 많이 풀어서 마치 자기가 공부를 많이 하고 있으며 아는 게 많아졌다고 생각하는 허상을 심어줘야 한다. 그리고 이걸 특히 엄마한테 강하게 심어줘야 한다. 그래서 숙제와 암기단어리스트를 말도 안 되게 내준다 (하루에 단어 500개 외우고 시험봐서 통과 못하면 붙잡아 두기). 학생이 도저히 끝낼 수 없는 양의 숙제를 내주는 학원 앞에서는 엄마가 고개를 숙인다. 그 반대의 학원에는 항의와 환불요구가 빗발치고. 저렇게 많이 내준 숙제를 우리 아이가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무슨 소용인가? 돈과 시간 낭비 아닌가? 그래도 학원은 이렇게 해야 한다.

문제를 많이 풀면 영어실력이 올라가는 게 아니고 문제 푸는 실력이 올라간다(문제를 분석하는 능력, 답을 찾는 능력, 보기를 분류하는 능력 등). 영어 독해력(긴 지문을 읽을 때 중요한 부분은 빨리 제대로 읽고, 덜 중요한 부분은 빨리 훑고 지나가는 법, 글을 이해하는 속도, 저자의 주장, 의도, 태도 등을 제대로 파악하는 능력)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주위에 보면 실제로 학원을 다녀서 점수가 올라 대학/대학원을 가지 않나? 여기에도 착각이 있다. SAT를 예로 들자면, 영철이가 00학원을 다녀서 SAT 리딩(만점이 800)이 550였는데 650으로 올랐다고 치자. 그럼 00학원이 잘가르쳤다고 소문이 날 거다. 그런데, 550에서 650으로의 점수 상승은 영철이가 다른 학원을 다녔어도 단어 열심히 외우고 문제를 많이 풀면 나오는 점수다 (정말 형편없는 학원만 아니라면). 리딩에는 단어의 빈칸 넣기와 지문분석이 있는데 단어의 빈칸 넣기에서 점수가 많이 올라도 이런 점수 향상이 온다. 그리고 550에서 650으로 못 올린 학생은 그 학생이 공부를 그만큼 안 해서 안 오른 거지 학원이나 강사가 나빠서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 새로 바뀌는 SAT에는 이 빈칸 넣기가 없어진다. 100% 지문 문제와 문법만 나온다.)

그렇다면 영철이의 독해력은 어떻게 됐을까? 영어 독해력이 100점 향상한 건가? 아니다, 단어를 그만큼 많이 외워서 단어 빈칸 넣기를 더 잘하게 된 거고, 문제 푸는 감이 생겨서 점수가 오른 것뿐, 지문의 독해력이 향상한 건 아니다. 독해력이 향상되었다면 700이 나와야 한다. 700은 독해력의 향상없이 맞기 힘든 점수다. 어떻게 이런 판단을 내릴 수가 있을까? 리딩 점수가 100점 오른 영철이한테 시험에 나온 지문과 비슷한 레벨의 다른 지문을 갖다주고 읽고 해석하라고 해보면 독해력이 그 전과 비슷하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그동안 영어를 1,000 명 이상 가르쳐 봤지만 예외가 단 한 명이라도 있었는지 모르겠다. 결국 영철이는 독해력에서 큰 향상이 없었지만, 대학 지원은 650정도에 맞는 대학에 하고 또 합격도 한다. 그리고는 그 대학에서 독해력이 650인 미국애들과 경쟁하게 된다. 이건 뻔한 게임 아닌가?


이렇게 영어학원에서 지문은 해석 안 하고 시험문제만 풀면 안 된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나라 학생과 엄마가 원하는 것이니 어쩔 수가 없다.



2015. 8. 24.

SAT 리딩에서 보기 2개 남기고 틀린 답 찍기

SAT 리딩에서 600 이하인 학생은 우선 단어에 신경쓰는 공부를 해야 한다. 지문공략은 2차 문제다. 이들은 일단 단어가 많이 부족해서 센컴(단어 넣기 문제)에서 많이 틀리기 때문에 더 어려운 지문섹션에서 점수를 만회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일단 단어공부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600 이상인 학생은 단어는 하는데 지문섹션에서도 많이 틀리는 게 문제다. 그리고 지문섹션에서 잘 틀리는 이유는 시간도 문제고 보기 중에 마지막 2개를 남겨놓고 다른 걸 찍는 경우가 허다하다. SAT 문제를 낼 때 일부러 보기 2개는 정답처럼 보이게 내고 마지막에 정답을 그럴듯하지 않게 만들기 때문에 학생들이 다른 답을 찍어 틀리게 되는 거다. 그래서 600이 넘는 학생은 단어 공부도 계속하는 건 물론이고, 보기에서 답을 제대로 찍는 법을 공부해야 하고 학원에서도 그걸 가르쳐야 한다.

필자의 경험상 이런 걸 가르치는 학원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모두 명문대 인문과 출신 강사인데도 학생들이 왜 그런지 속시원히 설명을 못해준다는 얘기가 많다. 많은 명문대 출신 강사들은 본인들한테는 쉬운 내용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이해를 시키는지에 따라 좋고 나쁜 강사로 갈린다. 예전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강사의 학벌을 가지고 학원을 선택하면 안 된다. 강사가 한국 학생의 논리적 사고를 이해해서 어떻게 저 논리적 사고를 고쳐줄지 알아야 한다.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하지만, 강사 자신이 본인의 영어실력만 믿고 학생을 가르치려다 보면 학생이 이해를 못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래서 좋은 리딩 강사가 찾기 쉽지 않다. 그나마 유명한 리딩 강사들은 시험 볼 때 트릭(기술)이나 시험 전개 방법 등을 훈련시켜 그나마 성적을 올리는 아이들을 배출해 낸다. 하지만, 이것도 먹히는 애가 있으나 대부분은 이런식으로 점수를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보기 2개 남긴 상태에서 정답을 고르는 건 요령이 아니다. 그건 독해 능력이고 이 능력을 가르치는 법이 있다. 그런데 그걸 안 가르치고 다른 겉도는 것들만 계속해서 훈련 시킨다.

2015. 8. 13.

우리나라 엄마들의 문제

모든 엄마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너무 많다. 바로 이런 경우다.

몇 년 전 어느 학원에 출강했을 때의 일이다. 여름 수업이 종료된 후 엄마들로부터의 평가가 안 좋았다. 학생들 SAT 리딩 성적이 별로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반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정말 애들 학습 태도가 개판인 반였다. 물론 애들은 다 착했다. 나쁜 애들이 아니라 그냥 5분을 집중해서 영어문장을 쳐다볼 수 없는 아이들였다. 아무튼 그럭저럭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나름 수업을 끝냈지만, 2달이 지나도 성적이 안 올랐다고 불만이 쏟아져 나와 학원원장이 나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했다.

이런 엄마들의 생각은 이런 거다. "내가 이렇게 비싼 돈을 줬으니 당신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리 애 성적을 올려놔야 한다"이다. 그런데 물리적으로, 그리고 정말 인간적으로 이 애들은 가르쳐서 성적을 올릴 수가 없는 애들이다. (특히 이런 애들 영어독해는 2년이 걸릴 일이다. 영어를 못해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인간 언어의 논리가 없는 애들이다.) 하느님도 이 애들은 어쩔 수가 없는 그런 애들이다. 지금 남자친구 때문에 맨날 울상인 애가 무슨 SAT 단어를 공부하겠나? 게임에 빠져 수업 외 시간에는 핸폰으로 게임만 하는 애가 무슨 공부를 하겠나? 온 관심이 연애뿐인 애한테 무슨 분사구문이 머리에 들어가겠나? 그런데 이 엄마들은 그런 애를 돈을 줬으니 공부를 시켜서 점수를 올려달라는 거다. 다시 말해서 둘 중에 하나를 하라는 거다. 본인도 어떻게 고칠 수 없는 애를 내가 완전히 바꿔놓든지, 아니면 다른 수를 써서라도 점수를 내라는 거다. 전자는 불가능하니까 방법은 후자밖에 없다. 성적을 올릴 수 없는 애들 성적을 올리려면 불법으로 문제를 미리 알려주는 거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많이들 그렇게 한다. 자연의 순리다. 또 성적을 일부러 올라가도록 모의고사를 조작하기도 한다. 그럼 또 엄마들은 마치 레어아이템(성적을 올려준 학원)을 어렵게 비싼 돈 주고 득템한 듯 신나한다. 이게 교육현장인지 시장바닥인지 구분이 안 간다.

나는 이런 아이들을 맡게 되면 내 목표는 당장 눈앞의 점수가 아니다. 남자 친구 때문에 맨날 울면서 고민하는 아이가 아프로 남자한테 관심을 끄게 만들 수도 없고, 게임에 빠진 애가 내 수업을 듣는다고 게임을 끊는다?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나는 이런 애들을 맡게 되면 언젠가 각자 때가 되면 (그 때라는 건 학생마다 다르다), 정말 나를 필요로 하는 그 순간이 되면 나를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신뢰를 주는 거 외에는 달리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철이 들어서 찾아오는 학생이 꼭 있다). 물론 단어도 가르치고 문법도 가르치고 학업적 내용은 다 전수하여 한 가지라도 배워가도록 노력한다. 하지만, 그걸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아이들한테 그걸 다 소화해서 점수를 올리라고 말하는 엄마에게는 그 돈 가지고 딴 데 가시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아니, 선생님은 도대체 뭘 하시길래 애가 2주가 지났는데도 점수가 안 올라요?"라는 얘기를 들으면 이런 말이 혀끝까지 나오다 만다. "아니, 어머님은 지금 애가 어떤 상태인지 알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어머님 애는 지금 영어가 문제가 아닙니다. 공부 자세와 태도가 문제입니다. 어머님께서 아이에 대해서 모르시는 게 너무 많습니다. 그건 알고 계신지요?" 하고.


아이의 병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의사한테 다그친다. 그리고 효과가 직빵인 약이나 주사를 주는 의사는 명의라고 소문이 난다. 그 "명의"는 부자가 되고, 엄마는 주위의 부러움을 사 목에 힘주고 다니며 자신의 업적에 스스로 뿌듯해 할 때, 애는 골병이 든다. 매해 이런 경우를 보면 정말 애만 불쌍하다. 애가 무슨 죄라고.

2015. 2. 24.

잘못된 영어 공부법

1. "영한사전 보지말고 영영사전으로 공부해라." --> 아니다. 영영사전에 나온 정확한 의미를 읽고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우리말 설명도 들어야 단어나 표현이 머리에 착 달라붙는다.

2. "원어민 강사한테 수업을 들어야 한다." 절대 아니다. 영어 표현의 미국식 의미를 알고 그걸 한국식으로 설명할 줄 아는 강사한테 수업을 들어야 한다. (명문대 출신 원어민한테 수업 들으면 우리 아이 영어실력이 그 명문대 수준으로 될 거라고 믿는 부모를 볼 때면 좀 안타깝다)

2014. 10. 20.

좋은 선생님이란?

좋은 선생님이란 (학교, 학원, 과외 등) 학생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는 선생님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고민하느냐 이다. 시험 점수를 어떻게하면 단기간에 어렵지 않게 올리는가를 고민하는 선생이 아니라 아이가 어떻게 해서 배움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고 공부에 대한 마음가짐을 제대로 잡을 수 있고, 마지막으로 어떻게 하면 기본 실력을 (문제 푸는 실력이 아니고 언어라면 독해력, 수학이라면 개념의 이해력 등) 올릴 수 있는지 고민해서 아이한테 그 내용을 전달하려고 하는 선생이 좋은 선생인 거다. 다시 말해서, 어떻게 하면 아이의 뇌적 역량을 향상 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다. 문제풀이와 비법, 요령 등을 가르치는 것은 뇌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잔머리 능력만 키우는 거다.

그런데 여기서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엄마들은 전자의 경우 좋은 선생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선생만 찾아 다닌다. 우리나라 대학을 가려면 그런 선생님만 찾아 다니면 된다. 그런데 왜 미국으로 대학을 보내려고 하면서 그런 선생님한테 아이를 맡기는지 참 의문이다. 물론 그런 선생님도 필요하다. 필요한 시험 점수들이 있으니. 그러나 그런 선생님 밑에서만 교육을 받은 아이는 분명 시험 점수 외의 것으로 경쟁을 해야되는 상황에서는 필패한다. 그 상황이 바로 미국대학과 사회이다.

2014. 5. 30.

우리 아이 SAT 점수가 안 나오는 이유

1. 학원 수업에 시달려서
SAT 점수는 학원에서 SAT 수업을 듣는 시간 외에 본인이 혼자서 SAT 공부를 얼마나 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래서 하루종일 학원에서 잡아둔다고 점수가 오르는 게 아니다. 보통 엄마들은 여름방학 때 점수를 많이 올려놔야한다고 생각하여 많은 시간을 SAT 수업에 아이를 집어 넣는다. 그뿐인가? 다른 과목 수업도 성적을 올려야하기 때문에 많은 과목의 수업도 병행한다. 여름 방학에도 학생은 거의 학교 수업을 듣는 것처럼 좀처럼 자기 시간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여름을 보내면 뭐하나? 본인이 소화할 시간을 남겨놔야 한다. 빡빡하게 스케줄 짜는 건 아이의 학업 성취도를 깍아 내리는 거고 학원만 부자로 만드는 거다.

상식적인 문제다. 아이가 수업한 것을 소화할 시간이 없다면 스타강사의 명강의를 하루에 10시간 들어도 그게 무슨 소용인가? 듣고 나서 본인의 것으로 만드는 본인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차범근의 축구 명강의를 듣기만 하면 뭐하나? 본인이 직접 필드에 나가서 공을 차야지.  하지만, 많은 엄마들은 아직도 그런 스타강사의 강의에 등록해서 아이가 다니는 것에서 본인의 역할을 했다는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다. 

2. 학생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웬만한 유명한 학원의 수업은 대체로 다 좋다. 각종 시험관련 정보, 기출문제, 교습법, 소수정예, 학생관리, 숙제, 교재 등 모든 것을 골고루 갖췄다. 심지어 강사들도 대부분 아이비리그를 비롯한 명문대 출신들.

하지만, 이런 환경에도 성적이 안 오르는 아이는 아이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거다. 그런데 그 문제를 엄마는 학원에서 고쳐주기를 원한다.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붙잡아둬서 단어를 외우게 한다든지 학원에서 공부 안 하는 아이를 공부하게 바꿔달라는 거다. 바로 이게 문제다. 실제로 학원을 믿고 그렇게 맡기지만 한두 달 뒤에 아이가 바뀌는 경우가 그렇게 많은가? 아마 별로 못 들어봤을 거다.

학원 광고에 보면 단기간에 몇백 점이 올랐다는 믿기 어려운 광고들이 있다. 그것을 보면 저 광고는 거짓말이라든가 학원이 대단하다든가 생각하는데 이건 잘못된 생각이다. 그런 케이스가 실제로 존재한다. 그건 그 학원이 대단한 게 아니고 그 학생이 대단한 거다.

엄마들은 아이의 문제를 학원에 맡기면 안 된다. 수십명의 아이를 관리하는 학원이 본인의 아이를 어떻게 바꿔주나? 그건 아이와 엄마가 맡아서 해야할 일이다. 특히 학생 본인이. 개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교육 컨설턴트의 상담을 받아서 아이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 유명학원에 집어넣어도 아이가 바뀌는 건 힘들다.


2014. 5. 25.

인기 학원, 인기 강사란?

환자에게 만족도가 높은 의사일수록 환자에게 해가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UC Davis (유씨데이비스) 대학의 조사에 의하면(http://www.medscape.com/medline/abstract/22331982) 의사 만족도가 높은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입원할 확률이 12% 더 높고, 사망율도 26% 더 높다고 한다. 과잉치료에 과잉처방을 하면 환자는 각별한 치료를 받는 걸로 생각하는데 그게 오히려 환자에게 안 좋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의사의 환자만족도는 과대평가 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http://www.medscape.com/viewarticle/821288).

엄마가 원하는대로 해주는 영어학원, 엄마가 생각하기에 잘 가르친다는 학원이 잘 되지만 사실은 투자한 돈에 비해 자기 아이의 영어 실력을 깎아먹는다는 건 모르는 것과 비슷한 경우라고 본다. 시험 점수는 높은데 대학에서 읽기와 쓰기로 고생하는 유학생 "환자"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또 불법으로 SAT 시험문제를 빼내는 학원에 엄마들이 모이는 것도 같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SAT 점수 올리면 우리 아이에게 좋을 거라는 잘못된 생각.

근본 영어 실력은 생각 안 하고, 학원에 가서 시험의 요약정리, 족보, 엑기스 단어, 문제푸는 요령, 단기간에 점수 올리는 비법 등을 원하는 부모는 영어 시험용 단기 처방이 얼마나 우리 아이의 머리근육을 축소 시키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마치 감기몸살을 앓을 때 링겔이나 감기약 주사가 즉석 효과는 있지만 몸의 면역력을 기르는 데는 해가 되는 것처럼. 대학가서 버틸 수 있는 면역력을 키워야 하는데 당장 쌩쌩한 몸상태 유지하는 것만 생각한다. 

시험 점수를 잘 내주는 인기 학원이나 인기 강사는 시험 볼 준비가 되었을 때, 마지막에 실전 연습을 해야 할 때 가는 거다. 그 전에는 본인 스스로 영어 실력을 키워야 한다. 왜냐하면 시험문제 위주로 진행하는 학원 수업으로 영어 독해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면역력 키워주는 수업을 해야 한다. 

2014. 1. 27.

[내일신문 칼럼] 목표와 과정

미국 대학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2편) - 목표와 과정
(지난주 칼럼에 이어 계속)

4. 주제 파악을 하자.

어느 특정 대학을 목표로 세우는 것에 대해 착각이 하나 있다. 학생이 명문 대학을 목표로 정해놓으면 왠지 공부에 자신감이 붙고 공부할 목적이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 부모 입장에서도 아이가 목표 대학이 있으면 뿌듯하게 생각하며 동기부여가 돼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오늘도 한 학생이 코넬대학을 목표로 공부하겠다면서 본인의 가능성에 대해 문의를 해왔다. 필자는 아래와 같이 대답했다.

“왜 코넬을 목표로 공부하지? 아이비리그가 점수만 가지고 들어가는 것도 아닐뿐더러, 더 큰 문제는 지금 코넬을 어떻게든 들어갔다고 치자. 그다음은 어떻게 할 건데? 코넬 들어가서 영어가 만만하지 않을 텐데? 목표가 왜 코넬대학야? 목표는 지금 너의 영어 실력을 더 쌓는 것이지, 특정 대학이 아니고. 코넬을 목표로 공부하지 말고 너 자신의 개선을 목표로 공부해. 그래서 많은 대학이 널 원하도록 공부를 해야지 왜 한 학교를 목표로 공부하니? 한 학교가 왜 네 인생의 귀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되는 목표가 되지? 그건 현명한 목표가 아냐.”

이렇듯 어느 특정 대학을 목표로 준비하는 학생과 부모가 많다. 상담 때 늘 듣는 소리가 “저희 아이는요 OO대학이 목표에요. 이렇게 목표가 있어야 애도 마음을 잡고 제대로 공부할 수 있지 않겠어요?”이다. 그것 자체가 나쁜 것이라기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높은 학교를 목표로 세워놓으면 동기부여가 되어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될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작년에 동기부여에 관한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동기부여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이런 허상을 세워놓고 공부한다는 게 얼마나 의미 없는 일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SAT도 마찬가지다. SAT 리딩을 600점 또는 700점을 목표로 삼을 것이 아니라, 현재의 영어 단어/독해 실력을 더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내가 전에는 시험지에 나온 단어를 반정도 몰랐는데 이제는 80%를 알게 되었다든가, 전에는 지문을 읽는데 10분이 넘게 걸렸는데 이제는 5분이면 내용이 거의 파악 된다든가, 이런 실체적인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점수를 목표로 세워놓으면 아이들이 늘 점수에만 신경쓴다. 어쩌다 목표한 점수가 나오면 기분이 좋고, 점수가 안 나오면 실망하고. 이건 완전히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지 이렇게 추상적인 목표를 세우면 안 된다. 사실 리딩 600점이 한 번 나왔다고 그게 학생의 영어 실력에 대해 무엇을 의미하는가? 크게 의미하는 바가 없다. 그냥 어쩌다 나온 숫자다. 실질적인 목표를 세워야 본인의 현재 문제점이 파악되며 앞으로 무엇을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는지 계산이 나온다. 게다가 자신의 실력이 향상되는지 퇴보하는지 볼 수가 있고 그것에 맞게 다음 스텝을 밟을 수가 있는 거다. 자기의 현재 위치(영어 실력)를 모르면 앞으로 어디를 가야 할지 계획을 세울 수가 없다. 그런데 모두 자기가 어디 있는지는 모르면서 목표지점만 바라보고 있다.

살을 뺄 때 나는 한 달에 10kg을 빼야겠다고 목표를 세우는 게 다이어트에 무슨 도움이 되나? 당장 야식하는 습관을 고치는 게 목표이어야하지 않을까? 전에는 야식을 1주일에 3일을 했는데 이제는 1일로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걸 목표로 해야 한다. 앞으로 10kg이든 20kg이든 얼마를 빼야겠다는 건 신경 쓰지 말고. 학생이 본인을 잘 아는 것은 SAT 준비뿐만 아니라, 나중에 대학교 원서에세이를 쓸 때도 너무나 중요하다. 그리고 본인의 사회적 성공에도 꼭 필요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필자는 늘 수업 때마다 학생들에게 조언한다. “제발 주제 파악을 하자. 그래야 승리한다.”

5. 공부는 activity(활동)다.

공부도 운동과 마찬가지로 몸으로 해야 한다. 리딩 공부를 예로 들면, 리딩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단어 외우기다. 단어 문제는 어떤 획기적인 리스트로 해결되지 않는다. A 학원에서 주는 리스트와 B 학원에서 주는 리스트가 다 거기서 거기다. 보통 시중에 나온 단어장들을 짜깁기 한 거라 어느 단어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일단 외우는 것이 중요하다. 자, 그럼 어떻게 외울 것인가? 제일 간단한 답은 손으로 써가면서 외우는 거다. 학생들이 제일 싫어하고 제일 하기 지겨운 방법이다. “저는 원래 쓰면서 공부 못해요. 저는 눈으로 해야 잘 돼요.” 이런 학생에게 질문하고 싶다. “그럼 넌 이제 걱정할 게 없네?”

혼자서 단어 외우기가 힘드니까 학원 다니는 거 아닌가? 단어 외우기 힘들다는 건 아이가 단어 외우는 데 몸을 쓰기 싫다는 거다. 단어를 외울 때 단어장을 펴고 그냥 쳐다만 보면 외워지나? 단어를 반복해서 쓰든지, 소리 내서 읽든지, 포스트잇에 써서 방 여기저기 붙이든지, 플래시 카드를 만들든지, 뭔가를 하도록 몸을 써야 한다. 그런데 애들은 그게 하기 싫다는 거다. 지금 침대에 누워있는데 저 앞에 책상에 가서 앉아서 단어장을 펴기가 싫다는 거다. 그래서 침대에 누워서 단어장을 쳐다보고 있다. 아니면 필수단어만 추려서 주면 그것만 보겠다는 거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겠다는 얄팍한 수다. 백날 그렇게 해봐라, 단어가 외워지나. 단어 공부는 몸으로 하는 거다. 눈으로만, 머리로만 하는 게 아니다. 몸은 책상에 앉아서, 손은 연필을 쥐고, 눈은 단어장을 보고, 입은 소리 내서 읽으며 이렇게 온몸을 통해서 단어를 외워야 한다. 어디 단어만 그런가? 지문도 이렇게 읽어야 한다. 문제와 관련된 부분만 열심히 읽고 답만 맞히고 지나간다. 그리고는 점수가 몇 점인지 본다. 잘 나오면 좋고 못 나오면 기분 상하고. 이렇게 해서는 발전이 없다. 몸이 피곤하고 머리가 아플 정도로 지문 전체를 정독해야 한다. 공부는 운동처럼 체력을 소모해서 해야 한다. 제일 못난 애들이 본인 머리만 믿고 눈으로 단어 외우는 애들이다. 단어를 포함한 SAT 리딩 공부는 액티비티(activity), 즉 몸으로 해야 한다.

6. 관건은 결과가 아니고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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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크루거 교수
성공적인 미국 대학 준비는 그 과정에 있지 결과에 있는 게 아니다. SAT도 수능처럼 몇 점이 나왔는지만 중요한 게 아니다. SAT 점수 그 자체는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SAT를 공부하는 과정, 그 과정에서 들인 노력은 나중에 학업적 또는 사회적인 성공을 보장한다. 프린스턴 대학의 경제학 교수 앨런 크루거는 사회적 성공이 한 사람의 대학 간판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연구결과를 1999년에 발표했다. 쉽게 말해서 한 사람이 펜실베니아 대학(UPenn)을 나왔느냐 펜실베니아 주립대학(Penn State)을 나왔느냐는 그 사람의 사회적 성공에 전혀 무관하다는 거다. 설령 그 사람이 Penn State를 다녔어도 UPenn을 다녔던 사람처럼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과정) UPenn 나온 사람만큼 사회적으로 성공한다는 거다. (실제 연구에서 두 케이스의 경우 20년 후 소득의 격차가 없었다.) 대학 이름이 성공을 보장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 부모는 아직도 아이가 미국 가서 어떤 대학 생활을 할지는 안중에도 없고 결과만 생각한다. UPenn이라는 대학 간판이 아이를 언제까지 도와줄까?

수년 동안 애들을 보면서 제일 허탈할 때가 정성을 다해서 열심히 가르쳤는데 아이 성적이 안 오를 때이다. 성적이 안 올라서 허탈한 것도 있지만, 아이와 부모가 성적이 안 오른 이유를 필자가 잘 못 가르쳐서 그렇다고 생각할 때다. 사실 학원의 대다수 선생님은 정성을 다해서 가르친다. 문제는 학생이 그것을 다 소화하지 않는다는 거다. 소화를 못 하는 것이 아니고 안 한다. 그리고 학원이나 강사를 탓한다. 이런 학생은 정말 대책이 없다. 그래서 심지어 기숙까지 시켜가면서 공부를 한다. 아니면 그냥 불법 문제 어디서 빼 와서 주는 것 외에 방법이 없는 아이들이다. 정말 이렇게까지 공부를 시켜서 대학을 가서 뭐하겠나 싶을 정도다. 학원이나 선생님 탓하기 전에 내가 몸으로 공부했는지 먼저 자신을 돌아보자. 그러고 나서 학원과 강사를 탓해도 늦지 않다. 어떤 자료로 공부하고, 어떤 학원에 다니고, 어떤 선생님이 가르치고는 나중 문제다. 제일 중요한 것은 학생이 학원 생활을 어떻게 했느냐이다. 과정에 충실했느냐이다. 과정에 충실하지 않아서 매해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난다. 한 해는 A 학원을 갔다가, 별로이다 싶으면 다시 B 학원을 가고, 또 C 학원도 간다. 그러다 A 학원에 좋은 선생님이 오셨다 하면 그 학원에 또 간다. 그런데 이렇게 학원 “쇼핑”을 해도 성적이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고 매해 방학 때마다 다시 원점에서 시작한다 (작년에 외웠던 단어 또 외운다. 작년에 외웠었는지도 알지 못한다). 어느 학원에 다니건 과정에 충실해야 한다. 점수는 당장 안 오를지 모르지만, 과정에 소홀하면 나중에 대학 원서 낼 때 문제가 심각해진다. 어느 학원에 다니든 그 과정이 중요한 거지 그 학원에 다니고 나서 받은 시험 점수(결과)가 아니다.

(내일신문 01/24/2014)







2013. 5. 27.

영어는 잘 하는데 해석은 왜 못해?

영어 공부를 제대로 했는지 안 했는지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하나 있다. 영어 문장을 읽게 하고 해석을 하라고 시킨다. 이 때 이런 대답을 참으로 많이 듣는다. "음, 이거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정확히 해석은 좀..." "이거 대충 이런 뜻 아닌가요?"

그렇다. 많은 학생이 미국에서 유학하거나, 국내에서 사교육을 포함한 영어 교육을 많이 받지만, 영어를 제대로 공부 안 한 학생이 너무나 많다. 이런 상태에서 SAT나 토플 학원으로 달려가 시험 준비를 한다. 우리나라 학원이 어떤가? 세계 제일의 시험 학원이다. 그러니 제대로만 수업을 들으면 원하는 점수를 척척 내준다 (심지어 불법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우리나라 학생이 미국에서 공부하기 위해 보는 모든 영어 시험에 반드시 들어가는 것이 독해다. 독해라는 건 다른 게 아니다. 지문에 나온 표현을 다른 표현을 써서 다시 기술할 수 있느냐를 묻는 게 독해다. 이걸 영어로 rephrasing(바꾸어 말하기)이라고 한다. 인간은 같은 내용의 말을 여러 가지 다른 표현으로 할 수가 있다. 이걸 영어로 테스트하는 게 영어 시험이다. 

그럼 이 rephrasing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우선은 어휘력이다. 모든 언어의 기본은 어휘력이므로 단어와 표현을 많이 알아야 한다. 두 번째는 원 표현을 제대로 이해하는 거다. 다시 말해서 해석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이 해석에도 문제가 좀 있다. 직역은 단어 뜻만 알면 어느 정도 한다. 하지만 의역을 할 줄 아는 학생은 많지가 않다. 결국, 독해를 잘하려면 의역, 즉, 문맥상 해석을 잘해야 하는데 이게 참으로 쉬운 문제가 아니다. 문맥상 해석이 안 되는 이유 또한 기본적으로 지문의 내용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는 경우가 제일 크다. 그리고 이런 배경 지식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독서를 안 했기 때문이다. SAT를 비롯한 각종 영어 시험에 나오는 지문은 역사, 문화, 사회, 과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내용이 나오는데 독서를 안 한 학생은 내용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 그 지문에 나온 문장을 문맥상 해석하기 쉽지가 않다. 

그런데 필자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 문맥상 해석(의역)이 아니다. 이 의역은 학생이 나이를 먹을수록, 학교 공부를 더 많이 하면서 책도 많이 읽어 나가면 조금씩 향상이 될 거다. 의역은 나중 문제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의역 전에 직역이다. 직역도 힘들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 이 직역을 왜 아이가 못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평소에 직역을 안 하기 때문이다. 영어책을 읽을 때, 영어 회화를 할 때 누가 직역을 하는가? 안 한다. 대충 읽고 들어도 웬만한 의사소통이 되므로 이렇게 하는 학생이 없다. 다시 말해서, 책을 읽을 때 신중하게 각 문장을 제대로, 유심히 보지를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즉, 정독을 안 한다는 거다. 우리나라 학생이 해석(직역)을 잘 못하는 이유는 책을 읽을 때 정독을 안 하기 때문이다. 책도 많이 읽지 않을뿐더러, 읽어도 정독을 안 한다. 게다가 사교육 영어는 거의 모두 시험 대비용이므로 여기서도 정독을 해야하는 해석을 시키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는 영어를 가르칠 때 최우선으로 삼는 항목이 바로 해석이다. 모국어가 영어가 아니면 일단 해석을 해야 한다. 남의 나라 말인 영어를 모국어로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평소 대화하거나 책을 읽을 때는 영어에서 국어로, 국어에서 영어로의 전환이 필요 없다. 하지만 SAT 같은 시험공부를 할 때는 이 전환이 필요하다. 왜? 제대로 해석을 해야 쓰인 문장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이렇게 제대로 직역이 된 후, 문맥상의 의미도 파악되는 거다. 놀랍게도 문장이 조금만 길어지면 해석을 포기하는 학생이 한둘이 아니다. 이런 상태에서 SAT 학원 돌려서 점수가 나오는 걸 보면 정말 우리나라 학원은 대단한 것 같다. 알맹이 없는, 겉만 번지르르한 영어 사교육의 실태다.

다독이 영어실력 향상의 지름길이다. 하지만 다독이 힘들면 정독이라도 해야 한다.

2013. 5. 20.

SAT 학원이 "논리"수업을 강조하는 이유


이전 칼럼에서 그 "논리"가 대단한 게 아니라는 걸 알았으니 그 등장 배경에 대해서 잠깐 얘기하고자 한다.

보통 학원이 광고할 때 고객의 머릿속에 남도록 하나의 개념, 이미지, 단어를 강조한다. 어떤 학원은 "철저한 학생 관리," 또 어디는 "소수 정예" 등 자기 학원의 차별화 포인트를 나름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요즘 SAT 학원이 너무 많이 생긴 나머지 거의 모든 학원의 광고가 대체로 비슷하다. 소수 정예가 아닌 곳이 없고 (2년 전만 해도 필자의 학원 수업에는 20명 이상씩 들어왔다), 수업 후 자습관리 안 하는 곳이 없으며, 학벌이 별로인 유명한 강사가 아니면 강사가 거의 다 아이비리그 출신이며 등등, 과거에 정말 고액이었던 SAT 강의가 이제는 commoditize (커머더타이즈. 사전적 의미: 일반 상품화하다) 되었다. 강의의 차별화가 많이 없어지고 오로지 가격으로 경쟁하는 수준에 와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제 학원가에서 리딩 광고에 조금씩 등장하는 얘기가 바로 이 "논리"에 입각한 리딩 수업이다. 그렇다, 마케팅상 차별화 포인트로 이 "논리"를 택한 거다.

논리 배워서 나쁠 건 없지만 그건 빙산의 일각이다. 정말 한 문제 더 맞히려면 배워야 하는 게 논리고, 대부분의 아이, 99%의 아이는 저 논리가 문제가 아니다. 독해가 문제다. 물론 독해하는데 논리가 필요하지만 그렇게 거창한 논리가 필요한 게 아니다. 그래서 독해를 잘 도와주는 수업, 독해를 잘 가르치는 수업이 정말 좋은 수업이다.

2013. 5. 19.

SAT 학원 리딩 비법 전격 해부 - 논리편

최근 들어 각 학원의 SAT 리딩 광고를 보면 종종 나오는 단어가 있다. 바로 "논리"다. 그전에는 리딩에서 학원의 차별화 포인트를 별로 찾지 못했다가 언젠가부터 SAT 리딩은 논리를 바탕으로 수업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광고하는 걸 종종 보게 되었다. 또 SAT는 Reasoning Test (이성/논리 테스트)이기 때문에 학생이 논리를 알아야 리딩을 잘할 수 있다고 광고한다. 그게 무슨 뜻인지 여기서 쉽게 설명하겠다.

SAT 리딩에서 논리를 필요로 하는 문제는 딱 한 개 나온다. 많아야 2개다. 흔히 추론 문제라고 하는데 지문의 문장을 읽고 거기서 추론할 수 있는 내용이 무엇이냐이다. 그리고 그 정답을 보면 지문에 안 나온 내용으로 되어 있고, 지문에 나온 내용이면 오답이라고 가르친다. 실제로 이런 문제는 학생이 보면 도대체 이게 왜 정답인지 이해가 안 된다. 이 문제가 리딩 문제에서 가장 어렵고 이것을 잘해야 리딩 700을 넘긴다고 학생과 부모에게 강조한다. 뭐,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사실 좀 이상한 것은, 700을 계속 못 넘기는 아이들 지도하다 보면, 이 친구들이 700을 못 넘기는 이유가 이런 추론문제를 못해서가 아니었다. 그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신기하지 않은가? ^^) 하지만 전문가로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게 이 "논리"라는 것이 겁먹을 만큼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다.

이렇게 어려운 추론 문제는 시험에 나와봐야 1개 나온다. 보통 주어진 지문을 읽고 (또는 한 문장을 읽고) imply(추정) 할 수 있는 내용을 고르라고 한다. 이런 imply 문제 중에서도 어떤 것은 그렇게 거창하게 말하는 "논리"가 필요없이 풀 수 있는 문제가 있고, 또 말 그대로 "논리"가 필요한 문제가 있다. 필자가 2000년 이후 지금까지 공개된 그 수많은 문제 중 정말 학생이 논리적으로 추론해야 맞출 수 있는 문제는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10개도 안 되는 걸로 기억한다. 대부분 일반 독해로 다 답이 구해지며, 한 시험당 이렇게 어려운 추론 문제는 나와야 1개 나온다. 나머지는 추론 문제이기는 하나 다 독해력 문제였다.

또, 여기서 말하는 그 넘기 어려운 거대한 산 같은 "논리"라는 게 사실 우리나라 고1 수학에 나오는 명제 중 한 개만 알면 끝이다. 정말 별것 아니다. 무슨 철학수업을 들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대단한 논리가 아니다. 그리고 다시 말하겠지만 이런 문제는 나오면 1개이며, 안 나오는 때가 훨씬 더 많다.

나중에 라이팅 편에서도 같은 얘기가 나오겠지만, 이 어려운 추론 문제 1개를 맞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외에 쉬운 문제에서 틀리는 거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 (라이팅도 보면 그 쉬운 주어/동사 일치도 틀리면서 새로운 문제만 찾는 애들이 있다. 가차없이 꿀밤이다.)  어려운 문제 맞췄다고 가산점이 있는 것도 아니며, 내가 700을 못 넘기는 이유가 (또는 600을 못 넘기는 이유는) 딴 곳에 있는지 체크해보았는가? 그것부터 제대로 진단하고 공략해야 한다. 지금까지 진단해본 바로는, 대부분 다른 곳에 이유가 있었다. 그 "논리"가 아니었다.

2013. 5. 10.

SAT 리딩/라이팅 수업 전격해부

어떤 SAT 수업을 들어야 하나?

1. Reading

a. Passage (지문)
많은 유명 강사의 리딩수업은 가르치는 내용이 대체로 비슷하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이 유명한 강사들이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리딩은 솔직히 가르칠 내용이 문법처럼 그렇게 분석적이고, 세부적이고, 다양하지가 않아서이다. 기본적으로 글을 읽을 때 생각해야되는 것이 빤하다.

- 글의 성격(논설, 설명, 수필, 소설, 등)
- 주제
- 작자의 의도/태도
- 작자의 주장
(그 외에 소소한 글의 전개 방식 등)

위 4가지를 파악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이런 걸 제한된 시간 내에 어떻게 빨리 파악해서 문제를 푸느냐의 문제이다. 빨리하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 테크닉이다. 주제를 빨리 파악하는 법, 어떤 문제를 먼저 풀고 어떤 것을 나중에 풀고, 보기들은 어떤 식으로 분석해서 오답을 제거하고 등등. 그동안 여러 유명 강사의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로부터 얻은 정보에 의하면 이런 테크닉에 대한 강의가 다 비슷하다. 그러니 어떤 유명한 리딩강사의 수업이든 배우는 내용은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유명 강사의 수업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고 다 배워야 하는 내용이 같고 또 다 그 내용을 잘 가르친다는 얘기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렇게 유명 강사의 수업을 들었건만 점수가 안 오르거나 어느 정도 오른 후 정체한다는 거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학생이 제대로 공부를 안 한 거다. 이 경우가 대부분이다. 둘째, 그게 강사의 능력의 한계이다.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할 리딩의 핵심전략 하나를 모르는 거다. 지금까지 유명 강사의 수업을 들은 많은 학생을 보았지만, 이 핵심전략을 아는 학생을 만나보지 못했다. (물론 그걸 알면 올 리가 없겠지만.) 그중에 특히 600 후반대에서 700을 못 넘기는 학생이 많았다. 다 잘하는데 이 마지막 핵심전략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700을 못 넘기는 거다.

리딩 때문에 고생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당연히 학생의 기본적인 언어 능력이다 (미국 간 지가 얼마 안 되어서, 책을 많이 안 읽어서, 어휘력이 모자라서 등). 이 언어 능력은 학년이 바뀌면서 조금씩 향상하고 또 수업을 통해서도 조금씩 향상한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이유가 앞에서 말한 리딩문제를 풀 때 가장 필요한 핵심전략이다. 유명 강사의 수업을 듣고 필자에게 온 학생을 테스트해보면 공통으로 계속 틀리는 문제가 있다. 추론 문제를 계속 틀리는 학생, 의역 문제를 계속 틀리는 학생 등. 그래서 점수가 정체하는 건데 어떤 형태의 문제이건 리딩에서는 이 핵심전략을 반드시 알아야 성적 향상과 고득점이 가능하다.

b. Vocabulary (단어)
각 학원의 리딩수업 차이가 있다면 이 단어수업을 어떻게 하느냐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우선 단어장인데, 모든 학원의 단어장은 사실 Word Smart I, II 그리고 Barron's 짜집기다. 그래서 실제 학생이 받아보는 단어장이 학원마다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결국 다 같은 단어장이다. 물론 워드스마트와 배런스 이외의 단어장을 활용하는 데도 있을 거다. 하지만 다 거기서 거기다. 그럼 단어 공부에는 학원별 차별화가 없는가? 물론 있다. 방학의 짧은 기간 동안 얼마나 효율적으로 단어 공부를 할 수 있는지가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짧은 기간 동안 효율적인 단어 공부를 하려면 정말 필요한 단어를 뽑아 놓은 축소된 단어 리스트를 공부해야 한다. 이 축소된 단어를 먼저 100% 외우고 그다음에 더 많은 단어를 하든지 말든지 생각해야 한다. 처음부터 배런스 3500을 시키는 수업은 대책이 없는 수업이다 (이런 수업이 실제로 있다. 이렇게 많이 한다고 좋아하는 부모도 있다). SAT 단어 공부의 핵심은 이 축소된 단어 리스트를 공부하는 거다.

정리하자면, 9, 10학년 때는 Word Smart I, II를 하면 되고 11학년은 이 축소된 단어 리스트를 100% 외우는 거다. 이러면 단어 문제는 해결된다.

그다음은 단어 암기하는 방법이다. 이건 90% 학생의 노력이다. 단어암기를 강사나 수업에 10% 이상 의지하려는 학생은 미국대학 갈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닐 학생이 단어공부를 힘들어서 안 한다? 이건 말이 안 된다. 나머지 10% 부분에서 강사가 단어 외우는 법을 도와주거나 외워야 하는 단어군을 정해주는 거다. 이렇게 강사가 외우라는 단어와 외우는 법을 따라서 하면 된다.

2. Writing Grammar (문법)
시험문제 출제기관 ETS에서 만들어낸 모든 문법 문제는 물어보는 것이 똑같다. 예전 TOEFL, 지금의 SAT, 경영대학원 시험인 GMAT 등에서 묻는 문법은 다 똑같다. 이 모든 시험을 보고, 분석하고, 강의해보면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명확하게 나온다. 80년대, 90년대, 그리고 지금까지도 ETS에서 묻는 문법 문제는 정확히 20개로 분류된다. 이 20개의 분류를 반드시 배워야 한다. 대부분 학원에서 이 20개는 거의 가르친다. 문법은 새로운 것이 없으므로. 학원과 강사에 따라서 20개를 못 미치거나 쓸 데 없는 항목 몇 개, 그리고 잘못된 문법 몇 개를 가르치는 곳도 있다. 우리가 모두 아는 유명한 라이팅 전문강사로부터 배운 학생이 필자에게 배운 내용을 알려줬을 때 놀란 경우도 있었다. "저런 엉터리 문법을 가르치다니...." 이런 경우는 강사가 나름 시험문제도 많이 보고 정리해서 수업이 유명해지긴 했지만, 본인이 정작 제대로 된 문법을 정식으로 못 배운 경우라고 보인다.

SAT에서 가르치는 문법은 일반 영어 문법과 약간 다른 부분도 있는 게 사실이다. 문법이란 것 자체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있다. 오래전부터 문법이라고 규정해 놓은 것이 시대가 바뀜으로써 변해가는 부분이 있다. 문법에는 "A is B"라고 그동안 쓰여왔는데 시대가 변하면서 미국사람의 과반수가 "A are B"라고 한다면 어떤 경우가 맞는 건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런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법에 대해서 학생에게 어떻게 대처하라고까지 알려줘야 한다.

또한, ETS가 좋아하는 답의 유형이 있다. 이걸 알아야 왜 두 보기가 문법적으로 100% 틀린 게 없는데 하나가 정답이 되는지 설명이 된다. 이것도 학생에게 알려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SAT의 모든 문법 문제의 오답은 95% 문법적 오류가 있다. 나머지 5%는 관용어구다. (그냥 그렇게 쓰이는 경우 - 문법적으로는 어색할 수 있으나 관용적으로 쓰이는 경우.) 이 모든 오답 하나하나에 대한 문법적 오류를 제대로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이건 그냥 어색한 표현야"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특히 교포출신 강사 중에 이런 경우가 많다. 그들은 우리만큼 문법을 제대로 배우지 않았고 본인에게는 어떤 것이 자연스럽고 어떤 것이 부자연스러운지 너무 당연하니까. 학생이 수업을 들어봤는데 강사가 "이건 그냥 어색해"라는 설명이 자꾸 나온다면 (몇 개는 어색하다는 거 외에 다른 설명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그 수업은 듣지 마라.

3. Writing Essay (에세이)
이건 템플릿을 외우고 예시만 몇 개 (약 4개) 정도 외우고 연습 몇 번 하면 큰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리고 에세이는 시간상으로 봤을 때 별로 중요하지가 않다. 왜냐하면,

a. 비중이 30%다. 물론 1점당 약 20점씩 점수가 올라가지만 에세이에서 1점 올리는 것보다 문법 문제를 덜 틀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글 쓰는 능력 자체는 빨리 오르지 않는다. 문법문제는 몇 번 연습하면 금방 오른다. 에세이 1, 2점 올리려고 드는 시간을 문법 공부에 쏟는 것이 더 현명한 투자다.

b. 준비가 별로 어렵지 않다. 에세이는 어차피 다 외워서 쓴다. 예시도 4, 5개 외워서 그때그때 에세이 주제에 맞게 쓰는 거다. 이것만 해 놓으면 그냥 몇 번 계속 써보는 것 외에 더 이상할 게 없다. 그래서 에세이 시간을 아끼고 더 많은 시간을 문법에 써야 한다.

c. 에세이를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는다. 2명이 대충 읽고 점수를 준다. 너무 심혈을 기울여 쓸 필요가 없다. 시간 낭비다.

2013. 5. 9.

SAT 강사의 학벌

어느 학원을 가든지 강사의 학벌을 많이 광고한다. 오늘은 아이비리그 출신 강사들에 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우선 학부모가 생각해야 할 것은, 공부 잘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거다. 필자가 고등학교 때 서울대 전자공학 다니던 형으로부터 수학 과외를 받은 적이 있다. 그때 그 형을 통해서 나는 삼각함수를 완전 꿰뚫게 되었다. 원 하나로 삼각함수의 개념을 통달하게 되었다. 또 한 명의 서울의대 형한테 수학 과외를 받았는데, 그 형한테서는 배우고 남은 게 없었다.

학원 광고에 강사의 아이비리그 학벌을 너무 들이대는 건 별로 신빙성이 없다고 본다. 잘 알려지지 않았으니까 학벌을 내세우는 거다. "본 학원 강사들은 모두 아이비리그 출신...." 이렇게 시작한다. 아이비리그 출신이라는 것과 수업 내용은 전혀 관련이 없다. 비 아이비리그 출신이어도 본인의 커리큘럼과 SAT 문제에 대한 정리된 비법이 있어야 한다. 경험상 보면 젊은 아이비리그 출신 강사들은 본인만의 SAT 개념 정리와 비법이 없다. 그냥 떠돌아다니는 기출문제 또는 시중의 문제 (The Princeton Review, Kaplan, Barron's 등)만 풀어주는 정도이지 시험에 대한 완벽한 정리는 못 해준다. 그리고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에 시험문제에 대한 공부를 안 한다. 본인이 영어를 잘하니까 문제 풀어보고 학생들한테 다시 풀어주는 것뿐이다. 유학 간 지 2년 되는 학생한테는 어떻게 알아듣게 설명할 것이며, 미국에서 중학교부터 다닌 아이한테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구분이 없다. 그냥 자기가 아는 걸 알려주는 거다. 그러므로 이런 강사의 수업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학생이 판단하는 거다. 웬만한 학생이면 강사가 뭔가 가치있는 것을 가르치는지 그냥 가르치는지 판단할 수 있다.


정말로 잘 가르치는 강사들은 학벌을 별로 내세우지 않는다. 여기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그럴 필요가 없고, 또 하나는 학벌 위조문제 때문이다. (학원계에서 유명한 강사 중에 학벌 위조가 꽤 있다. 학원계에서 알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물론 아이비리그 출신 중에 좋은 강사가 없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강사 학벌을 내세우는 학원은 크게 영양가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특히 젊은 선생은 아무래도 경력이 좀 되는 강사보다 그동안 문제를 풀어본 횟수도 적고 강의 경험도 적기 때문에 강의의 질에서 차이가 나는 건 확실하다. 이건 누구를 깎아내리려는 것도 아니고 필자를 자랑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냥 팩트(fact)다. 정보가 많은 부모는 벌써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어 글을 올린다.


학벌 위주의 사회이다보니 학부모가 학벌에 혹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학원 입장에서는 강사의 학벌을 내세우는 게 당연할 수 있다. 아무튼 학부모는 강사의 학벌로 수업을 선택하면 안 된다. 상식적으로 학벌보다 강의 경험이 수업의 질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포인트 하나를 소개하겠다. 한국 토박이로 중고등학교 때 유학을 간 학생은 절대 우리말이 서투른 교포나 미국인 강사의 수업은 듣지 말아야 한다. 이런 강사의 수업은 미국에서 오래 살아서 우리말보다 영어가 더 편한 학생한테는 맞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유학생에게는 최적의 수업이 될 수가 없다. 또 너무 미국 문화를 모르는 강사도 바람직하지 않다. (학벌 위조 강사들이 이에 해당한다). 양쪽 문화와 언어에 대한 감각이 있는 강사가 제일 좋다. 원어민 강사는 회화에는 최고일 수는 있지만, SAT 같은 어려운 영어시험 (GRE, GMAT, LSAT 등)에는 최고가 아니다. 시험문제 분석을 많이 했고 강의 경험이 많은, 그리고 한국 학생과 미국인의 사고방식을 동시에 아는 강사가 최고다.

기준은 명확하다. 우리 아이가 한국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는다면 교포나 미국인 강사 수업을 들어라. 한국말 알아듣는다면 무조건 한국인 강사한테 가는 것이 좋다.

(**주의: 필자가 그동안 본 영어에 아주 능통한 학생도 대부분 한국말이 익숙하다. 회화로 영어가 더 편하다고 영어가 더 편한 게 아니다. 그동안 수백 명의 SAT 수강생 중에 우리말 수업을 들으면 안 되는 학생은 정말 한 손에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