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23.

SAT 문제를 많이만 푼다고 되는 게 아닌 이유

우리나라 학생의 영어 능력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게 독해, 쓰기, 말하기, 영문법, 단어 등등이 아니고 문장 해석이다.

이 문장해석을 잘 못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해석을 할 때 문장 속의 모든 단어의 뜻을 먼저 파악한 다음에, 그 단어들을 자기 머릿속에서 자기의 주관적 편견을 가지고 조합하여 해석하기 때문이다. 영어 문장은 영문법에 근거하여 기계적으로 해석하는 메카니즘이 있다. 그런데, 이 메카니즘을 완전히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단어를 조합하여 해석한다.

Walking alone in the park, a dog barked at me.

분사구문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내가 쓰는 일명 "강아지 문장"인데, 그동안 학생들을 보면 7-80%가 이 문장을 "내가 혼자 공원을 걷고 있는데 어떤 개가 나한테 짖었다."로 해석한다. 각 단어 뜻을 다 파악하고 그것을 자기 머릿속에서 자기가 생각한 의미에 끼워맞춰서 해석한 거다. 그런데 이렇게 해석하면 틀리다. 분사구문의 해석은 "(분사구)인 (주어)가 (동사)했다." 이렇게 기계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 메카니즘을 위 문장에 적용하면 "공원을 혼자 걷고 있던 개가 나한테 짖었다."이다.

이렇게 메카니즘을 모른 상태에서 단어 뜻만 가지고 조합하여 해석하면 또 문제가 되는 게, 어려운 문장구조나 긴 문장이 나오면 해석이 완전히 망가진다. 주어 동사도 못찾는 경우도 있다. 주어 동사 못찾으면 그냥 끝이고. 메카니즘을 알면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문장이 어떤 의미인지 대충 알 수가 있다. 모르는 단어는 빈칸으로 놔두면 되니까.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한 누가 무슨 짓을 했다" 이정도 해석이 되어야 영어 실력이 일관성 있게 는다. 단어는 차차 익혀가게 되니까. 안 그러면, 실력이 오르락, 내리락한다. 아는 단어가 많은 문장이 나오면 어쩌다 맞추고, 모르는 단어가 많이 나오면 주로 틀리고, 뒤죽박죽이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학원과 엄마들은 뭐에만 혈안이 돼있다? 응, 그놈의 단어. (영어유치원에서도 단어 외우고 시험보더라.) 단어를 수만 개 외우면 뭐하나? 그 월등한 단어 실력으로 문장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는데. 자기 마음대로 뜻만 가지고 해석하면 어려운 글을 못 읽는다. 다시 말해서, 영어 실력이 안 는다. (물론, 어렸을 때는 문법 따지지 말고 무조건 많이 읽으면 된다.)

영어 지문을 해석시키고 있으면, "그렇게 하나하나 해석해서 언제 그 많은 문제를 풀거에요?"라고 엄마한테서 전화가 온다. 해석은 못해도, 무슨 말인지 몰라도, 문제만 많이 풀게 하라는 건가? 그러면 점수가 오를 줄 알고.

2019. 4. 16.

미국 대학 입학사정관을 의심하게 하는 것 3가지

한 전직 입학사정관의 말에 의하면 아래 4가지의 경우에 해당하는 지원자는 뽑기가 꺼려진다고 한다.  

1. GPA만 높은 학생

주립대학은 대체로 공부만 잘해도 입학이 가능하다. 다만, 요즘은 이 추세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UC (캘리포니아 대학) 계열이 공부 외에 다른 면도 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공부만 잘하는 학생은 명문대에 입학이 쉽지 않다. 고등학교 4년의 생활을 학교 성적에만 신경쓴 학생은 대학의 커뮤니티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4년 동안 한 일이 이렇게도 없나?"라고 입학사정관은 의문이 생긴다. 꼭 특별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고, 학교 생활은 공부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공부 외에 학교의 클럽활동, 봉사활동, 개인 취미 활동에도 시간과 에너지를 쏟으라는 뜻이다. 

2. GPA보다 SAT 점수만 높은 학생

예전에 GPA가 3.3 정도 되는 학생이 있었다. SAT는 거의 2300 수준였다. 이 학생이 합격한 학교 중 순위가 제일 높은 학교는 NYU였다. 이 이상의 학교는 모두 불합격됐다. 오히려 GPA는 높은데 SAT가 낮은 게 더 낫다. 이런 상황은 원서에 변명이라도 넣을 수가 있는데, 학교 성적은 낮고 SAT만 높은 학생은 머리는 좋은데 학교 생활을 게을리 했다는 것 외에는 달리 설명이 안 된다. 

3. 에세이가 너무 좋은 경우

이건 특히 한국에서 지원하는 학생들이 절대 조심해야 하는 케이스다. 미국에서 살지도 않았으면서 에세이를 읽어보면 미국 백인학생이 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에세이가 있다. 이런 에세이는 99% 대형 학원의 백인 선생이 써준 에세이다. 미국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대체로 이런 에세이를 찾아낼 수가 있다. 필자도 보면 알 수 있는데, 입학사정관들이 모를까? 한국 학생의 에세이는 절대 외국인이 써주면 안 된다. 이런 경우 원서는 바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아무리 뛰어난 학생이어도. 정직하지 못한 에세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마지막 4번은 그 동안 수 백명의 학생을 컨설팅해본 경험에서 나오는 필자의 조언이다. 

4. 너무 자랑하려고 애쓰는 경우

이건 보통 에세이에서 알 수가 있는데, 상위권 학생 중에 많은 경우 본인 자랑을 너무 많이 한다. 주의해야 할 것이, 명문대는 전 세계에서 최고의 스펙을 가진 학생들이 지원한다. 본인이 아무리 잘났어도 본인보다 더 뛰어난 지원자가 한두 명이 아니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에세이 뿐만 아니라 원서에서도 본인이 자랑하고 싶다는 마음을 알 수 있는 곳이 있다. 상장을 적는 항목이나, 활동(activity)을 적는 란에 어떤 활동을 위에 쓰고, 그 설명을 어떻게 작성했느냐를 보고도 알 수가 있다. 또한 추가 내용(additional information)에 어떤 내용을 추가했는지를 봐도 알 수가 있다. 원서의 이런 많은 부분에서 학생이 잘난 척하는 학생인지 겸손한 학생인지 알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