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17.

"ACT가 융합전공자에게는 더 유리"

어느 학원 광고를 보니 이런 말이 있었다. "미국 명문대학이 보는 ACT 시험의 장점: 융합전공자들에게 유리"

미국 명문대학이 ACT를 저렇게 보지도 않으며, ACT가 융합전공자들에게 유리하다는 말도 정말 황당한 얘기.

SAT와 ACT를 수년째 가르쳐보지만, 후자가 융합전공자들에게 유리한 이유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된다. 아직 고등학생이라 전공도 없는데 융합전공자가 무슨 뜻일까? 미국은 전공을 3학년 때 들어가는데. 그리고 대학 들어가서 무슨 전공할지도 모르고 헤매거나 전공 바꾸는 애들이 대부분인데 융합전공자한테 ACT가 유리하다는 게 무슨 얘긴지?

혹시 앞으로 융합전공을 하려면 SAT보다 ACT를 봐야한다는 얘기인 것 같은데 그건 또 더 황당한 소리고. 융합전공을 하려면 대학 가서 공부를 잘해야지 이런 시험과는 무슨 상관인지. 이건 그냥 단순 영어/수학 능력 시험인데. 아무리 광고지만 참 무책임하고 그릇된 정보를 너무나 당연한 듯이 내보낸다. 분명 저걸 보고 "아, 우리 애는 ACT를 봐야겠구나!"하는 부모가 있으니까 저렇게 광고를 하겠지.

영어교육과 미국대학 컨설팅에 근거없는 정보가 너무 많다. 이런 상술에 안 넘어가려면 학부모도 공부를 해야한다. 애 키우기 참 힘들다.

2015. 9. 16.

에세이는 아이비리그 출신이 써줘야 한다 - 엄마들의 착각

작년에 타 학원에서 컨설팅 했던 학생이 찾아와 이번에 편입을 하겠다고 한다. 작년 원서를 봤더니 정말 기가막혔다. 그 학생의 UC 에세이를 봤는데, 우선 1번 에세이는 본인이 자란 환경을 설명하고 그게 오늘날 자신의 꿈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쓰는 거다. 그런데 거기다가 전공 에세이(나는 왜 이 전공을 공부하고 싶은지)에 대해 썼다.  2번 에세이는 본인의 장점을 하나 쓰라고 한 건데 여기에는 학교에서 클럽활동에서 느낀 점을 썼다. 다른 에세이를 그냥 가져다 끼어 맞춘 거다.

이 에세이를 하버드대학 출신의 미국인이 써줬다고 한다. 이 학생은 10학년 때 유학을 갔는데 이 하버드대 출신 컨설턴트는 에세이를 마치 미국학생의 에세이처럼 써놨다 (첫 문장을 읽고 바로 느낌이 온다. 유학생 에세이인지 미국학생 에세이인지).

아이비리그 영문과 출신이 써준 에세이가 좋은 에세이가 아니다. 고급 어휘와 문체를 쓴 에세이가 좋은 에세이가 아니다. 착각에 빠지지 말자. 자기의 자라온 환경에 맞게 쓴 에세이가 최고다. 그걸 잘 해주는 게 제대로된 컨설팅이다. 하버드대 영문과 출신 미국인이 한국 유학생 에세이를 쓰다니 참 기가막히다. 그 미국인이 한국 유학생의 정서나 문화,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 뭘 안다고 쓰나? 더 큰 문제는 엄마들은 이런 곳으로 몰린다는 거다. 왜 엄마들은 이렇게 생각을 안 하고 자기 아이를 아무데나 맡길까?

에세이는 깊이 있는 글을 잘 써주는 사람이 봐줘야 한다. 깊이 있는 글은 아이비리그 영문과 출신만 쓰나? 이 세상의 저명한 작가들은 다 아이비리그 영문과 출신인가? 다양한 인생의 경험과 많은 학생의 에세이를 다뤄본 경력이 있는 사람이 봐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