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3.

영어 SAT/ACT 리딩 수업에 대한 생각

(1) 리딩 수업이란 수업시간에 학생이 읽는 수업이다. 강사가 앞에서 떠드는 수업이 아니고.

(2) 선생은 최소로 읽는다. 왜냐하면, 선생이 읽는 순간 (또는 잠시 후) 아이는 딴 생각으로 빠져버린다.

(3) 시험문제의 답을 찾는데 시간을 쓰는 게 아니라 학생이 읽는데 시간을 보내야 한다.

(4) 수동적 학습(선생님이 외울 것만 가르치고 학생은 그것만 받아먹는 형식)으로는 독해력이 조금도 향상 될 수가 없다.

(5) 리딩 수업에서 선생이 학생보다 말이 많으면 그건 아이 입장에서 시간 낭비다. 헬스장에서 트레이너가 열심히 뛰고 내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거와 마찬가지. 그 트레이너가 땀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내 살이 빠지길 기대하는 것과 같다.

(6) 읽지 않고 단기간에 쪽집게 방법을 써서 리딩 점수가 크게 향상되었다면, 대학 가서 반드시 고생한다. 겁주는 말이 아니고 학생들 증언이다.

(7) 리딩은 타고난 재능/IQ로 되는 것이 아니라 뇌의 힘, 사고력으로 되는 것이므로 뇌운동을 해야 한다. 체력 훈련이다.

(8) 한국식 리딩 교육의 문제: 혼자서 읽는 실습 없이 선생님이 알려주기만 하는 교육의 과잉.

(9) 한국식 리딩 교육의 더 큰 문제: 이런 교육으로 점수가 오르면 마치 리딩 실력이 향상 된 걸로 착각.

(10)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러명을 가르치려면 학생이 읽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가 없다. 그래서 어쩔 수없이 강의 시간에는 선생이 떠들고 학생들은 집에 가서 따로 복습해야 한다." 그게 아니고 이런 수업을 학생이 하기 싫어서 못하는 거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게 아니다. 생각해보니, 학생이 이런 수업을 원하지 않으니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게 맞는 말 같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독해를 안 하고 독해력을 올리고 싶은 우리 마인드, 그리고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으라고 가르치는 우리 교육방식이 문제.

2016. 6. 25.

아이비리그 가고 싶으면 책을 읽어라.

학교 GPA는 3.9, SAT 1960에 SAT II 수학, 화학 모두 600대 후반을 맞은 유학생 제자가 하나 있었다. 특별활동도 학교에서 한 합창단과 육상 외에 별다른 것이 없었다. 봉사활동도 거의 안 했다. 방학 때 필자에게 SAT 수업을 잠깐 받은 거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꾸준히 한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독서였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원서 에세이로 썼다. 책을 어떻게 읽게 되었는지, 책을 남들과 다르게 어떻게 읽는지 등에 대해 재미있게 썼다. 그 내용 중에 아래 저자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이 말한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보면 우연적 발견(serendipity)으로 인해 새로운 관심사가 생긴다는 얘기가 에세이에 나온다. 이 제자는 도서관이 아니고 서점에서 몇 시간씩 시간을 보내며 한 책을 읽다가 다른 관심사가 생기거나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그에 관한 다른 책을 또 찾아 읽는, 마치 인터넷에서 웹서핑하듯이 서점에서 책을 서핑한 내용을 썼다. 신기한 것은, 이런 내용으로 에세이를 썼더니, 시험 성적이 아이비리그 지원자 중 상당히 저조했음에도 코넬대학 화학과에 합격했다. 그것도 수시가 아닌 경쟁률이 훨씬 높은 정시에서.

이 학생의 케이스 하나만으로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제자 중에 아이비리그 간 학생치고 책을 많이 읽지 않은 학생은 없었던 거 같다. 

아래는 아웃라이어(Outlier), 데이빗과 골리앗(David and Goliath), 티핑포인트(The Tipping Point), 블링크(Blink) 등의 베스트셀러 저자 말콤 글래드웰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에 대한 강연에서 했던 말.

"내가 도서관에 가서 종이책을 읽는 이유"

"나는 시간만 되면 도서관을 간다.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간다. 온라인 검색으로 뭐든지 찾을 수 있는 세상이지만, 온라인으로 엑세스할 수 없는 걸 나는 도서관에서 얻는다. 그건 바로 serendipity(우연적 발견)이다. 물론 이 세렌디퍼티는 온라인에서도 얻는다. 하지만, 온라인은 특정 세렌디퍼티만 보상을 하고 다른 세렌디퍼티는 벌을 주는 한계가 있다. 나는 세렌디퍼티를 통한 배움에 관심있고 내가 연구하는 토픽도 이런 세런디퍼티에 의해 나온다.

도서관에 가면 책이 가득하다. 주제별로 책들을 모아놨다. 내가 관심있는 책 주위에는 또다른 연관된 책들이 있다. 연관성은 온라인에도 있지만 여기는 좀 다른 종류의 연관성이다. 온라인의 키워드 연관성과는 다른 주제별 연관성이다. 이렇듯, 나는 아이디어가 조합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늘 궁금한 학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6. 6. 1.

권장도서는 그냥 ‘권장'일 뿐

엄마가 학생을 데리고 와서 질문한다.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요?”

“학생이 서점에 가서 몇 시간 동안 읽고 싶은 책을 고르게 하세요.”

그럼 엄마는 혼란에 빠진다. “아니, 그냥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시면 안 될까요? 시간도 아깝고, 애가 뭘 읽을지도 모를 거고…”

다른 학원으로 갔더니, 거기서는 추천도서를 정해줬다. 그 학원에 등록한다.

서점에서 책 고르는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어차피 그 학생 그 시간에 친구들하고 카톡하거나 학원 가거나, 뭐 스케줄이 뻔하지 않나?), 애가 뭘 모르니까 일러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고쳐야 한다. 이 때 서점에서 책 고를 줄 모르면 나중에 커서도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누가 일러줘야 한다. 그러다 보면 베스트 셀러만 읽게 된다. 남들이 읽었던 거. 그러면 남들과 달라질 게 뭐가 있나? 이렇게 우리는 시작부터 애가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차단한다.

무슨 책을 읽을지 고르는 건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고 귀찮다. 이렇게 힘들고 귀찮은 걸 겪지 않도록 부모가 방어망을 쳐주고 애의 손에 책을 쥐어주려고 한다. 그 많은 책 중에서 어떤 걸 골라야 할지, 제한 된 시간 내에 어떻게 고를지 이런 걸 다 해보는 것도 연습이다. 이런 연습을 안 하면 남들이 읽으라는 “권장도서"만 읽게 된다.

아이 보고 고르게 하라고 할 때 빠지는 혼란에 대해 생각해보자. 엄마의 혼란은, 애가 잘못 고를까봐 걱정이 되는 거라고 본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책이란 게 잘못된 선택이 있을까? 좋다, 잘못 고를까봐 내가 골라줬다고 치자.

“Catcher in The Rye (호밀밭의 파수꾼) 읽게 하세요. 이거 미국 고등학교 권장도서니까 읽으면 좋을 거에요.”

이렇게 해서 그 학생이 이 책을 읽으면 그건 잘한 선택인가? 5학년 아이에게 코엘로의 Alchemist (연금술사)를 읽게 했다. 영어 자체가 어려운 글이 아니라 쉽게 읽었다. 다 읽고 나서 책에 대해 물어봤더니 내용은 쉽게 설명을 잘했다. 그런데 그 이상 나오는 게 없다. 행복이 뭐니? 그 청년이 끝에 깨달은 게 뭐니? 너가 그 청년였으면 어떻게 했을 것 같니?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스타워즈에 빠진 아이한테 한 청년의 행복을 찾아 나선 여행에 대해 느낀 점을 말하라고 하면 뭐가 나올까? 아이의 머릿속에는 온통 마술, 용, 괴물과의 싸움, 오크와의 전쟁, 제다이, 우주전쟁 등으로 가득찼는데. 그리고 무엇보다도, 애가 책이 재미없었단다!

중학생이 학원 북클럽에서 Life of Pie를 읽는다고 했다. 재밌냐고 했더니 그냥 그렇다고 했다. Life of Pie는 나도 별로 재미가 없었다. 물론 학원 수업이니까 어쩔 수 없이 책을 정해서 하는 거지만, 이 아이는 학원에서 정해준 책을 읽을 게 아니라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골라서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그걸 하면 학원을 가겠냐고 반문하겠지만, 그게 안 되는 애가 학원에서 저거 읽는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아이가 서점을 가야지 왜 책을 읽으려고 학원을 가나? 뭔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됐다.

선생이 선택해주면 잘한 선택이고 학생이 스스로 고르면 잘못된 선택이 아니다. 우리는 무의식 중에 애를 너무 바보취급한다. 책은 그냥 애가 읽고 싶은 거 읽으면 된다. 읽는 게 중요하지 Newbery 추천 도서 읽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남들이 읽은 책, 유명한 책 읽었다고 뿌듯해 할 필요 없다. 애가 읽고 좋아하면 그걸 뿌듯해 해야 한다. 그 책이 애한테는 인터내셔널 베스트 셀러보다 백배 나은 책이다.

2016. 5. 23.

미국 유학용 영어 문법 총정리

ETS에서 주관하는 시험(SAT, TOEFL, TOEIC, GMAT, GRE) 등 모든 영어시험에 필요한 영어문법은 아래 20가지만 공부하면 된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유학할 때 써먹을 영어, 또는 평생 영어하는데 필요한 문법은 저 20가지가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영어라이팅 시간에 미국 선생님한테 지적을 제일 많이 당하는 게 아래 20가지이기도 하다.) 이 포스팅의 목적은 자세한 문법 설명이 아니고 영어 문법을 공부할 때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리는 것이므로 각 항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여기서 생략. 지금까지 이 20까지에 신경을 안 썼다면 이제부터라도 이런 문법 공부를 해야 한다. (1형식 ~ 5형식 문장, 동명사를 목적어로 받는 동사,..., 이런 거 외우지 말고.)

1. Sentence Structure (문장구조)

A. Always Look for Comma-splice (Run-on sentence).
접속사로 연결이 안 된 두 독립절(independent clause)로 이루어진 문장은 틀린 문장으로 접속사나 다른 방법으로 이어줘야 하는데, 생각보다 이 간단한 문법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영어 문장을 읽는 학생이 많다. 특히 ETS영어 시험에서는 이걸 제일 먼저 체크해야 하는데 이건 체크하지도 않고 다른 오류를 찾으려고 한다. 그래서 이것만 체크하면 쉽게 맞을 수 있는 문제를 계속해서 틀린다.

B. Beware of Sentence Fragment.
문장은 주어-동사 짝을 제일 먼저 체크하고 나머지 분석에 들어가야 한다. 이때 동사가 없다면 불완전한 문장이다.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동사가 없는 긴 구를 한참 읽다보면 무엇이 틀렸는지 모르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

C. Know Your Semi-colon, Colon.
세미콜른, 콜른의 용법 꼭 알아야 한다.

D. Keep Similar Things Similar.
비슷한 카테고리에 해당되는 문장 요소는 비슷하게 표현해야 한다.

I like to eat, sleep, and drinking. (x)
I like to eat, sleep, and drink. (o)

여기 문장은 짧으니까 어렵게 안 보이겠지만, 시험문제에서는 어려운 게 많이 나온다.

Wanting freedom is more important than to make money. (x)
Wanting freedom is more important than making money. (o)

E. Familiar Yourself With Voices.
능동태가 수동태보다 좋다. 하지만, 언제나 그런 건 아니므로 언제 수동태를 쓰는지도 알면 좋다.

F. Memorize Subjunctive Mood.
가정법은 과거, 과거완료, 현재, 미래가 있는데 그냥 외우면 된다. 가정법을 실제로 언제 쓰냐고 의문을 가진 학생이 많고, 유학생 중에도 이거 써본 적 거의 없다고 하는데, 그건 가정법을 몰라서 안 쓰거나 쓴 줄도 몰랐던 거고, 일상 회화에서도 늘 사용한다.


2. Consistency (일관성)

A. Always Check Subject-Verb Agreement.
문장 읽으면 무조건 제일 먼저 반드시 꼭 무엇보다도 주어-동사 일치부터 체크해라. 너무나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이거 무지무지하게 등한시한다. (아주 미치겠다.)

B. Nouns/Pronouns Are Always Numbered.
모든 명사와 대명사는 단수 아니면 복수다. "그걸 누가 모르나요?"라고 하면서도 읽을 때 이 명사/대명사가 복수이어야 하는지 단수이어야 하는지 따지지 않고 그냥 읽는다. (아주 미치겠다.)

C. Always Check Tense Agreement.
시제일치도 꼭 체크해야 한다. 이거 체크 안 하면 말이 안 되는데 안 한다. (아주 미치겠다.)

D. Keep Consistency (Subject, Tense, Mood, Voice).
(특히 긴 문장에서) 앞뒤 절의 주어, 시제, 법, 태 등이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3. Diction (어법)

A. Idioms
숙어는 그냥 외우는 수밖에 없다. 어렸을 때는 리스트를 외웠겠지만, 영어 공부를 좀 했으면 이제는 글을 읽어서 거기 나온 숙어를 외워라.

B. Vocabulary
단어는 그냥 외우는 수밖에 없다. 어렸을 때는 리스트를 외웠겠지만, 영어 공부를 좀 했으면 이제는 글을 읽어서 거기 나온 단어를 외워라.

C. Adjective Or Adverb?
시험문제에 단골로 나오므로 문장 내에 부사/형용사가 제대로 쓰였는지 알아야 한다.

D. Always Check Pronoun Reference.
대명사가 보이면 무조건 이 대명사가 가리키는 명사를 "그 문장 안에서" 찾아라. 없으면 틀린 문장. 이건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 It, they, that, this, he, she,...등을 쓸 때마다 이 대명사들이 가르키는 명사가 그 문장 안에 꼭 있어야 한다. 물론, 추가 설명이 없어도 무엇을 가르키는지 너무나 뻔한 경우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4. Sentence Logic (문장논리)

A. Keep Related Parts Together.
관련있는 내용은 가까이 있어야 한다. 수식어나 수식구는 그것이 수식하는 피수식어나 피수식구 옆에 있어야 한다.

I found the ball which I played with when I was in kindergarten in the backyard. 유치원이 뒷마당에 있었다라는 문장이므로 틀림.

B. Think Logically About The Conjunction.
논리를 따져서 접속사를 결정해야 한다.

I was very hungry and I had the largest hamburger at McDonald's. 여기 and는 틀렸으므로 다른 접속사로 바꿔줘야 한다.

C. Comparison Should Be Made Logically.
비교를 할 때는 비교대상끼리 논리적으로 짝이 되는지 꼭 체크해야 한다.

This year's spring is longer than last year. 올해의 봄과 작년을 비교하고 있어 틀렸다. 올해의 봄과 작년의 봄을 비교해야 한다.

D. Avoid Redundancy.
표현의 중복 뿐만 아니라, 편의상 논리의 중복도 여기에 포함시켰다.

Compared to last year, this year spring came earlier.
이미 compare를 써서 한 번 비교를 했는데, earlier란 비교급을 써서 또 비교했다. 물론 일반 회화에서는 상관없다.

E. Always Understand The Meaning.
시험문제 풀 때 문장의 의미를 몰라도 답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있지만, 이렇게 문제 푸는 방식에 익숙해지면 평생 영어학원 다니게 된다. 모든 언어가 그렇듯 영어도 핵심은 해석이다.

2016. 5. 11.

미국 갈 준비하는데 갑자기 대학교에서 입학 취소 - 실제로 발생 한다.

이제 5월 1일까지 입학할 대학에 디파짓(deposit)도 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고등학교 마지막 학기를 즐기면서 다니겠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미국 대학에서 온 입학편지나 디파짓은 100% 입학을 보장하는 게 아니다. 조건이 하나 있다. 입학을 줬을 때의 성적을 졸업할 때까지 유지한다는 조건에서 입학자격을 준 거다. 엄밀히 말해서는 조건부 입학이다. 성적이나 행동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대학이 입학을 취소할 수 있다. 이건 고소도 못한다. 그러니 아차 하는 실수를 했다가는 대학을 못 가게 될 수 있다.


고등학교 12학년 내내, 그리고 대학 입학 전까지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1. 성적이 크게 떨어진다.
어느정도 떨어진 게 크게 떨어진 건가? 늘 A를 맞던 학생이 갑자기 C가 나오는 경우, GPA가 2.0으로 떨어지는 경우, 쉽게 말해서 성적(grade)가 2등급 떨어지는 경우(A-->C, B-->D)는 확실하게 학교의 관심대상이 된다. 실제로 제자 중 한 명은 2학기 성적에 C가 나와서 입학한 대학의 공대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못 맞췄다고 7월에 입학취소통지서가 왔다. 비자 받고, 짐 다 싸놓고, 출국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학교측과 어렵게 얘기한 끝에 겨우겨우 사정해서 수학과로 입학하는 조건으로 마무리되었다.

또 한 학생은 고등학교 2학기 성적이 예상보다 저조하다고 경고의 편지가 왔다. 일단 입학은 시키는데 대학교 1학기 때 성적이 저조하면 바로 퇴학조치를 당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리고 실제 한 학생은 입학이 취소가 되어 재수를 할까 고민하다가 7월에 부리나케 커뮤니티 컬리지를 찾아 떠났다. 설마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날까? 설마가 사람 잡는 경우 실제로 봤다.

대학에 붙었다고 2학기 때 공부를 느슨하게 하는 건 정말 멍청한 짓이다.

2. 교내 부정행위
성적표에 기입될 정도의 시험이나 과제물에서의 부정행위가 발생하면 당연히 입학이 취소된다. 대학에 최종 성적표가 가기 때문에 원서 낼 때까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럼, 이런 일이 만약에 발생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학교에 자세한 설명을 해야 한다. 마치 반성문같은 거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잘못했으니 봐주세요식의 반성문이 아니고, 대학을 설득할 수 있는 에세이다. 이 또한 많은 한국 학생들이 제대로 못 쓴다. 대학 지원 에세이만큼 이것도 진솔하게 설득력 있게 써야지 동정심을 유발해서 모면하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경고에서 바로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 입학 전까지는 입학사무소(admissions office)를 우습게 보면 안 된다.

2016. 5. 9.

미국대학 지원 관련 잘못된 정보 몇 가지

"GPA가 낮은데 AP를 많이 하면 예일 갈 수 있다."

이런 "~하면 ~할 수 있다"식 교육이 몇십 년 이어지다보니 미국 대학을 접근하는 마인드도 모두 이 if-then 접근법이다. 미국 대학 지원에서 이런 if-then 사고방식이 위험한 이유는 너무나 많은 거짓 "~해야 한다"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일단, 학교 홈페이지에 나온 정보 외에는 다 거짓이라고 보면 된다. 그동안 접한 그릇된 정보를 생각나는대로 적어본다.

1. AP를 꼭 해야 한다.
-->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학생마다 다르다.

2. SAT 과목시험은 3개 이상 해야 한다.
--> 조지타운이 3개 추천하고 하버드도 예전에 3개를 요구해서 이런 말이 나온 것 같지만, 하버드는 이제 더 이상 필수로 요구하지 않는다. 유펜도 필수가 아니다.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것도 학생마다 다르다.

3. 봉사활동은 몇 시간 이상을 해야 한다.
--> 이런 거 전혀 없다.

4. 추천서는 그 학교 출신(또는 고위관료/유명인사)가 써줘야 효력이 있다.
--> 말도 안 되는 소리다.

5. SAT Writing (지금은 없어진 시험)은 만점을 받아야 한다.
-->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한국 학생은 리딩 점수가 낮아 이거라도 잘봐서 전체 점수를 올리자는 전력인데, 전혀 도움 안 되는 전략이다. 특히 명문대는 이 점수를 보지도 않는데 국내 학원에서 이거라도 잘보면 좋다고 학부모를 유혹해서 이런 인식이 생긴 것.

심지어 SAT 라이팅에 들어있는 에세이도 강조하는 학원이 있고 그 수업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다. 유펜은 작년에 라이팅에 들어있는 에세이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발표까지 했다. SAT 라이팅의 에세이는 전혀 쓸모 없는 시험이라고 대부분의 미국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생각한다. 그런데 강남의 학원에서만 유독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6. 하버드는 리더쉽을 중요하기 때문에 조직의 장을 해야 한다.
--> 리더쉽이 뭔지 모르는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서 나온 얘기다.

7. SAT 수업은 일찍 시작해야 한다. (8/9학년부터. 심지어 초등학생도 SAT 단어를 외움.)
--> 학원이 돈을 벌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8. 스포츠를 꼭 해야 한다.
--> 운동 못하는 사람은 명문대 갈 자격이 없나?

9. 클럽활동에서 회장을 해야 한다.
--> 감투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 마인드에서 나온 얘기.

10. 대학교 여름 캠프를 꼭 참석해야 한다.
--> 학생마다 다르다.

11. 돈 받고 일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 정말 황당했던 얘기지만 어느 학원에서 실제로 학부모에게 해준 얘기다.

12. 10학년에는 AP 00개 해야 하고 11학년 때는 00개 해야 한다.
--> 낭설이다.

13. 00대학을 가려면 외국어를 꼭 해야 한다.
--> 유펜의 Huntsman Program처럼 외국어를 요구하는 학과가 간혹 있다. 이런 특별한 요구사항은 학교 홈페이지에 다 나와있다.

14. 9-12학년까지 과학 과목이 끊김없이 진행 되어야 한다.
--> 학생마다 상황이 다르다.

15. SAT는 어려우니까 토플을 먼저 준비 해야 한다.
--> 어려운 SAT를 먼저 해야 한다. 그러면 쉬운 토플은 나중에 쉽게 해결 된다. 토플 몇 년 열심히 해봤자 SAT에 도움이 전혀 안 된다. 그렇게 오랫동안 토플 한 다음에 SAT 시작하려고 하면 이미 때는 늦었다. 쉬운 토플을 먼저 하고 어려운 SAT를 나중에 하라고 조언하는 학원은 영어를 잘 모르는 학원이다.

2016. 5. 4.

우리나라의 엉터리 영어교육 (문법)

예제1) 다음 문장의 밑줄 친 부분을 바르게 고친 것은?
If every nation were completely self-sufficient and operated under a free-market economy, the world’s food supply will be governed solely by the economics of supply and demand.

(A) will be
(B) would have been
(C) was to be
(D) was
(E) would be

우리나라 영어학원(학교도 마찬가지)의 설명은 대략 이렇다.
"If every nation에서 nation은 3인칭 단수인데 were인 복수주어에 해당하는 be동사가 왔다. 여기서 이 문장은 가정법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가정법이 아니고 직설법였다면 was가 와야 한다. 그리고 과거동사 were이기 때문에 이건 가정법 과거다. 가정법 과거 공식은 'if + 과거, would + 동사원형'이다. 그러므로 정답은 would + 동사원형의 형태를 갖춘 E다."

즉, 문장을 해석할 필요도 없이 정답을 맞출 수가 있다. 사실 위 설명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 수업이라면 저 기계적 설명 외에 더 중요한 설명이 필요하다. 먼저 해석을 시켜야 한다. "만약 모든 나라가 완전한 자급자족을 이루며 철저한 자유시장 경제에서 운영된다면, 세계의 식량 공급은 오로지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만 움직일 거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이 문장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한 내용을 말하고 있다. 이렇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한 일을 말을 할 때(가정) 쓰는 화법이 바로 "가정법"이다. 그래서 if절의 주어가 3인칭 단수이지만 was를 안 쓰고 were를 쓴 거다. 가정법 과거의 be동사는 무조건 were다. 그리고 나서 가정법 과거이니 뒤의 절에서 "would + 동사원형"이 와야 된다고 해야 한다.

이 설명이 왜 중요하냐 하면, 단순히 기계적으로 답을 맞추면, 나중에 가정법 과거인 문장을 어디서 읽을 경우, 이게 왜 가정법으로 쓰였는지 모른다. 그걸 모른다는 건 글쓴이의 의도도 이해를 못했고 문맥도 이해 못했다는 얘기다. 그럼 그건 제대로 된 독해가 아니다. 또, 본인이 에세이를 쓸 때, 가정법을 언제 써야할지 모른다면,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일에 대해 쓸 때 저 가정법을 쓸 수가 있고, 현실적으로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일에 대해서는 직설법을 쓰게 될 수가 있다. 한마디로 그냥 막 쓰게 된다.

제대로 해석을 할 줄 알아야 하고, 공식 외에 더 알아야 할 것이 있는데 이는 가르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시험문제 맞추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고 시간만 낭비하는 꼴이니.


예제2) 다음 밑줄 친 부분에서 틀린 것은? (틀린 곳이 없다면 E를 고를 것.)

Resulted by his obsession over the white whale, Ahab sacrifices his ship, his crew, and his own life
      A                                   B                                              C                                                 D

No error
     E

이거는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지만, 영어학원을 다닌 대부분의 아이들은 쉽게 A를 찍는다. 맞다. 정답이다. 그런데, 왜 A가 답이냐고 물어보면 99%는 틀린 말을 한다. 그들의 대답은 이렇다.

"Resulted by가 아니라 Resulted from이 맞는 숙어니까요." 
(Result가 들어간 숙어로 result in과 result from을 구분해서 억수로 암기시켰으니...)

이건 100% 틀린 말이다. 저 애들 말대로 Resulted from으로 써도 저건 틀린 표현이다. 결국, 틀린 부분을 또다른 틀린 표현으로 바꾸면서 맞다고 생각하고 답을 고른거다.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는 해석을 제대로 안 하고 문제를 풀기 때문이다.

저 A부분이 틀린 이유를 찾기 위해 Resulted by인 상태에서 문장을 해석을 보자.

"흰색 고래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인해 생겨난 에이햅은 자기 배와, 선원, 그리고 자기 인생까지 희생했다." "강박관념으로인해 생겨난 에이햅"이란 게 말이 되나?

그럼 Resulted from으로 바꾸면 말이 되나? Resulted from으로 바꿔도 마찬가지다. "흰색 고래에 대한 강박관념으로부터 결과적으로 나온 에이햅은"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에이햅이란 사람이 어떻게 강박관념으로부터 나올 수가 있나? 

이 문장이 원래 하려던 말은, "흰색 고래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에이햅은 모든 걸 희생했다"이다. 그래서 "때문에"라는 뜻의 Because of가 맞는 표현이다. 이정도만 봐도 해석없이 문법으로만 문제를 푼 우리나라 영어 수업에서 얼마나 잘못된 영어를 가르쳤는지 알 수가 있다.

영어에서 제일 중요한 건 문법이 아니고 해석이다.




올드 SAT, 뉴 SAT, ACT 리딩 비교

리딩만 비교하는 이유는 문법이나 수학은 별로 논할 가치가 없는 부분이므로 (쉽게 해결이 되므로). 늘 문제가 되는 게 리딩이다.

1. 올드 SAT (올해 3월 개편되기 전 SAT)

많은 영어시험 중에 올드 SAT만큼 학생의 독해력을 제대로 테스트하는 시험은 없다. 토플, 토익, 우리나라의 텝스, IELTS 등은 독해력을 제대로 테스트하는 시험이 아니고, 테스트 한다고 하더라도 올드 SAT만큼 제대로 하는 건 없다.

올드 SAT의 리딩(독해) 섹션은 시간 내에 다 이해하고 풀 수 없을 정도로 어렵고 긴 지문이 나온다. 문제도 지문의 관련 부분을 읽어보면 답이 뚜렷하게 보이는 문제가 아니고, 한 번 고민을 해보고 답을 골라야 할 정도로 사고를 요한다. 그래서 문제에 따라 사고하는 방법이 따로 있다. 이것을 우리나라 학원에서 제대로 가르치질 못한다. 심지어 아이비리그 나온 교포 강사들도 제대로 못 가르친다. (그런 수업을 받고 온 학생들을 통해 알게 된 사실.)

올드 SAT 리딩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 유형은, 고 1 수학에 나오는 명제를 활용한 유추(inference) 문제다. "P이면 Q이다"와 결과가 같은 명제는 "Q가 아니면 P가 아니다"이다. 이걸 알아야 푸는 문제가 가끔 나온다. 예를 들어, 지문에 "명문대에 진학하면 인생에서 성공했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라고 나왔으면, 문제에서 "지문에 의하면 사람들은 인생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한다고 유추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그럼 보기 중에는 지문에 나온 문장과 비슷한 보기가 나온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명문대를 들어간 사람이 인생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보기는 절대 정답이 아니다. 정답은 절대 지문의 문장과 비슷한 게 아니다. 이 문제의 정답은 "인생에서 실패한 사람은 명문대를 못 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식으로 말을 뒤집은 게 된다.

이런 유형 외에도 정답처럼 안 보이는 보기가 정답인 경우가 올드 SAT에는 너무 많다. 그래서 어렵다고 하는 거다. 이런 문제들을 유형별로 분석하는 법이 바로 SAT리딩 전략이다. ("줄번호가 있는 문제를 먼저 풀고 주제를 묻는 건 나중에 풀어라" 정도를 전략이라고 알려주는 학원은 별 도움이 안 되는 학원이다.) 이런 문제야 말로 독해력이나 논리력이 뛰어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을 구분하는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올드 SAT의 리딩에는 좋은 문제가 아주 많다.


2. 뉴 SAT

위와같이 학생의 독해력을 평가하는데 최적인 올드 SAT가 없어진 이유는 학생들이 더 쉬운 ACT로 옮겨갔기 때문. 그리고 사교육 등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시험이라 재정적으로 불리한 학생은 좋은 점수를 내기 어려웠다. 그래서 경제적/인종적 차별을 한다는 인식이 강해져서 누구나 평등하게 실력을 측정할 수 있는 시험인 ACT의 인기가 올라갔고, 이를 따라잡기 위해 SAT도 쉽게 바뀐 것.

새로 개편된 SAT에는 위에 말한 어려운 문제가 단 한 개도 안 나온다. 전부 지문에 있는 내용을 보기에서 찾으면 되는 직설적인 문제다. 논리도 거의 필요 없다. 그래서 시간 내에 긴 지문을 제대로 이해만 하면 된다.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일단 문제 자체는 너무나 평이하다. 아마 학원에서도 특별한 문제 풀이 전략을 제시하기 쉽지 않을 거다. 문제 자체가 쉽기 때문에. 전략이라고 해봐야 어떻게 하면 빨리 지문 내용을 파악하나, 어떤 문제부터 먼저 풀어야 하나 등 기술적인 것 외에는 할 말이 별로 없을 거다. 게다가, 올해 3월에 시작한 시험이라 아직 많은 양의 족보가 없는 상태다. 우리나라 학원은 족보로 사는데 이제 새로 시작한 시험이니 문제를 유형별로 뽑아 연습시킨다거나 보기 유형을 분석했다거나 등의 자료가 거의 없는 상태다.

(이번 뉴 SAT에서 달라진 게 또 하나 있다. 기존 문법이 리딩과 합쳐져서 영어부문 점수가 나온다는 거다. 기존에는 리딩 800, 문법 800으로 나눠졌었는데, 뉴 SAT에서는 리딩과 문법을 합쳐서 800이 되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문법이 강하면 영어 점수가 전체적으로 올라갈 수가 있어 한국 학생들에게는 더 유리하게 되었다. 아마 많은 학원들이 이 문법 쪽을 강조하여 점수를 올리라는 전략으로 밀어부칠 것 같다. 리딩 쪽은 뾰족한 수가 없으니.)

3. ACT

이건 뉴 SAT와 거의 비슷하다고 봐도 별 무리 없을 듯. 문제 유형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난이도나 전략면에서는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별로 논할 가치도 없는 시험이다. 과학 섹션이 있긴 하지만, 이것 역시 과학 관련 영어 독해만 잘하면 되는 것. 구체적 과학 지식을 요하는 시험이 아니고 학교 과학시간에 졸지만 않았다면 별 무리가 없는 섹션이다.

결론: 그 어떤 영어시험이든 영어 글을 많이 읽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영어 글을 안 읽고 높은 점수만 얻으려고 하니 문제가 되는 거다. 영어 리딩시험을 잘보는 방법은 학원에서 알려주는 비법이 아니고 바로 독서다.

"~하려면 ~해야 한다" 식 교육법

A Whole New Mind, Drive, To Sell is Human 등의 베스트 셀러 저자 다니엘 핑크(Daniel Pink)에 의하면, 교육에서 "만약 ~하면 ~된다"식의 if-then 접근법은 단순하고 단기적 작업에는 효과가 크지만, 장기적이고 창의력과 개념적 사고를 요하는 작업에는 이 접근법이 효과가 전무하다고 50여 년의 행동과학 연구로 밝혀졌다고 한다. (바꾸어 말하면, "~하려면 ~해야 한다"식)

그런데 현재 우리 교육관 자체가 철저히 if-then 접근법이다. "한글은 몇 살에 다 떼야 한다. 구구단은 몇 살에 시작해야 한다. 초등학교 들어가려면 ~을 끝내야 한다. 초등학교 4학년이면 수학 ~까지 해야 한다. 어느 대학을 가려면 무슨 스펙을 만들어 놔야 한다." "아이비 가려면 SAT 몇 점 맞아야 된다." 교육이 전부 "~하려면 ~해야 한다"이다.

우리 사고방식이나 사회 시스템도 이런 게 많다. 구직에서 성공은 대기업 취직이다. 대기업 취직하려면 토익은 몇 점이 넘어야 한다.

책을 안 읽는 아이에게 책을 읽고 퀴즈를 본 다음 점수를 매긴다. 책을 읽은 다음에 꼭 독후감을 쓰게 한다. 이런 식의 교육은 독서가 흥미로웠던 애도 흥미를 잃게 한다고 한다. "책을 읽었으면 테스트를 해야 한다"가 되면 독서가 더 이상 흥미로운 활동이 아니고 해야 되는 일이 되버린다.

2016. 5. 1.

미국 최고의 미대 RISD를 가고 싶다고? 그럼 책을 읽어라

몇 년 전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RISD, 리즈디)에 합격한 여자 제자의 스펙:

- SAT: 1800 중반대
- GPA: 3.5 정도
- 그림실력: 보통 (압구정 학원 수강)
- 활동: 몇몇 학회 표지 디자인
- 에세이 주제: 인간의 악에 대해

그 외에 스펙면에서 특이사항은 없었음.

리즈디는 지원 포트폴리오 필수조건 중에 자전거 그림이 있다. 그리고 모든 합격생의 자전거 그림을 학교에 전시한다. 위 제자 왈,

"입학 후 합격생의 자전거 그림을 봤더니, 제가 제일 못그렸어요. 정말 기술적으로 뛰어난 그림도 있었지만, 대부분 아이디어면에서 기가막힌 작품들였어요. 그림 하나는, 백지의 구석에 정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그린 자전거도 있었고...아무튼, 모두 대단한 그림였어요."

이처럼 리즈디는 학생을 선발할 때, 그 학생이 얼마나 그림을 기술적으로 잘 그리는지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어차피 입학하면 우리나라 미술학원처럼 다시 그림을 배우게 한다. "너가 어디서 얼마나 대단한 그림 실력을 닦았던 상관 안 한다. 여기서 제대로 배워라"식이다.

필자의 제자도 그림 실력이 대단하지 않았다. 미술 영재도 아녔고,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하지도 않았고, 단지 디자인에 좀 관심이 있었을 뿐이고, 포트폴리오 학원도 오래 다닌 게 아녔다. 그런 학생이 미국 제1의 미대에 붙은 건 놀라운 결과였다.

다른 많은 합격자도 그랬겠지만, 이 학생이 붙은 이유는 바로 이 학생만의 독특한 예술적 세계관였다. 이 학생은 인간의 어두운 면에 유독 관심이 많았다. 이 세상의 밝은 면보다는 어둡고, 공포스럽고, 비관적인 세계관이 이 학생의 작품 속에 표현되었다: 죽음, 병, 전쟁, 공해, 천재지변, 사고, 동물학대 등. 특이한 것은 중학교 때부터 이런 분야의 책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공포소설, 추리소설 등은 물론이고 인간의 가장 악한 면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다. 어리고 예쁜 하얀 얼굴의 여학생에게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그런 어두운 세계에 관해서만 읽었다. 부모의 걱정도 심했다. 너무 비관적이고 부정적 사고로 인해 혹시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상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건 아닐까? 의상도 늘 검은색만 입었다. 학생의 그림을 보면, 어른이 봐도 얼굴이 찡그러지게 되는 어둡고, 징그럽고, 공포스러운 그림 뿐이었다. 이처럼 이 학생은 자기만의 특이한 세계관이 있었고 그걸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에세이도 그런 내용였다. 천재지변 등 각종 대형사고로 목숨을 잃는 인간의 모습이나, 유럽에서 90년대 행해진 인종말살 전쟁 등 인간의 불행과 악한 모습에 대한 혐오를 다룬 에세이였다. 에세이를 읽어보면 이 학생은 정말 어둠 그 자체구나 하고 소름이 끼칠 정도의 비관적인 내용였다. 하지만, 독특하고, 남들이 안 하고, 특히 남들이 하기 두려워하는 것을 시도할 줄 아는, 그리고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있는 학생을 찾는 리즈디는 이 학생을 알아보고 합격을 시켰다. 그림 실력은 그저그랬어도.

고등학생이 그림을 잘그리면 얼마나 잘그리겠는가?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라,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있고, 스스로 사고할 줄 알며 그것을 예술작품으로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하려면 독서를 안 할 수가 없다. 독서가 유일한 방법이다.

이런 결과를 원한다면 미술학원 가서 그림 배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독서다.





2016. 4. 27.

정말 위험한 사람들 - "AP 몇 개 해야 명문대 가나?"

동료 수학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얘기

"3년 전 한 학부모님 상담할 때,

학생 엄마: GPA가 안 좋은데 AP 몇 개를 해야 예일(Yale) 갈까요?
선생님: 못 갑니다.
학생 엄마: AP 엄청 많이 하면 갈 수 있대요.
선생님: 못 가요.

결국 AP 10+ 했지만 Top 30 다 불합격."

이건 당연한 결과다. 학교 성적이 나쁜데 AP를 10개 이상 하면 미국 입학사정관은 100% 이렇게 생각한다.

"이 학생은 학교 공부도 제대로 못하면서 왜 쓸데없이 AP에 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을까? 자기 할일이 뭔지도 모르는 학생이네." (한마디로 멍청한 학생이네.)

라고 생각하고 당연히 불합격을 준다. 이건 그냥 상식이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는 정말 비상식적인 사람들이 미국대학 컨설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비상식적인 사람들이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정보로 아는척 하는 엄마, 또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미국대학 컨설팅을 하는 학원 원장이다. 저 엄마는 분명 어느 학원이나 다른 엄마로부터 AP를 많이 해서 낮은 GPA를 보완하라고 지도를 받았을 거다. 

또 이상한 건, AP를 많이 하면 명문대를 가는 줄로 안다. AP를 많이 해서 명문대를 가는 게 아니고, 명문대 갈 정도의 수준이 되는 애들이 자연스럽게 AP를 많이 들은 거다 (학교 수업은 벌써 마스터 했으니까 더 어려운 AP를 한 거다). 능력이 되니까. 명문대 입학생 스펙을 보면 AP가 많다. 그래서 이 스펙만 보고 이런 단순한 1차원적 생각을 한다. "아, 우리 애도 AP를 많이 하면 명문대 가겠구나." AP 몇 개를 할까가 중요한 게 아니고 우리 아이가 현재 어느 정도의 학업수준을 갖췄는지가 중요한 거다. 무슨 토플 몇 점 넘으면 합격 되는 줄 아는 것처럼 AP 몇 개 들으면 되는 줄 안다. 이런 무지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인생 망치는 애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 거다. 지금까지 이런 학생을 보거나 얘기를 들은 게 수십 명은 넘을 거다. 그런데 아직도 이렇게 알고들 있다.

이렇게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학생을 지도해서 학생 인생을 망치는 건 마치 무허가 의료시술을 해서 의료사고를 일으켜 다른 사람 인생을 망치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하지만, 저런 그릇된 정보를 준 엄마는 뭐 좀 아는 엄마로 그바닥에서 통하니 주위 엄마들이 저 말을 들은 것이고, 저 학원 원장은 저런 솔깃한 말로 엄마들을 꼬여 부자가 된다.  약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먹으면 독이 된다. 그런데 이런 독약을 우리 아이한테 마구 먹인다. 정말 위험한 사람들이다.


2016. 4. 26.

대기자 명단(웨이트 리스트)는 어떤 예측도 할 수 없다.

미시건 대학(U of Mich)은 작년에 14,960명의 대기자 중에 대기자 명단에 남겠다고 한 4,512명 중 90명만(1.99%) 추가로 합격시켰다. 

다트머스는 963명의 대기자 중에 129명이나 합격시켰다.  하지만, 2014년에는 1,133명의 대기자 중 한 명도 추가 합격시키지 않았다. 

스탠퍼드는 2014년에 7명만이 대기자 명단에서 추가로 합격이 되었고, 작년에는 927명의 대기자 중에 한 명도 추가 합격시키지 않았다. 

대기자 명단이 긴 학교는 주로 명문대급(탑20) 바로 아래 학교들. 왜냐하면, 탑20위 학교의 대기자 명단에 오른 학생들은 나중에 추가 합격이 되면 처음에 합격이 됐던 아래급 학교의 입학을 취소하기 때문에. 그래서 이런 탑20위 이하의 학교들은 정원에 공석이 생기지 않도록 대기자를 많이 확보해 놓는다. 

펜스테이트는 작년에 대기자 1,473명 중 1,445명을 추가 합격시켰지만, 그 전 해에는 대기자 명단이 0명 였다. 

밴더빌트는 2014년에 4,536명의 대기자 중 210명을 추가 합격 시킴.

학교대기자 통보
2014
대기자 수락
2014
대기자 중 합격
2014
신입생 총 인원
2014
대기자 통보
2015
대기자 수락
2015
대기자 중 합격
2015
신입생 총 인원
2015
Lehigh3,6911,29621,2994,2321,84701,261
Tulane3,15287201,6473,41392101,719
Stanford95869571,6781,25692701,720
Bryn Mawr696351333538724270385
Dickinson80128006188482610731
매릴랜드 대학n/an/an/a4,12950050003,937
Macalester5102692155413501770583
Lafayette1,827464376481,5324283672
Carnegie Mellon3,1041,630731,4745,5262,83541,575
Barnard1,108573216191,1951306635
Mount Holyoke44026845477854597532
홀리 크로스 대학81634307741,3074948738
Duken/an/a921,721n/an/a91,745
Bates1,595694264911,53567111517
Harvey Mudd5963991419553435411214
Wesleyan1,955893707501,87788412787
Haverford831368533888335412346
Skidmore1,69238507241,74237813686
Furman19742177272085114672
Carleton1,27537195211,35044216491
Kenyon2,397642384482,87699817492
Grinnell1,532602704351,22447418442
Centre1243183861834219379
Sewanee2387574661,03920221469
Pitzern/an/a72601,02189523267
Colorado College874198245491,11923224583
Brandeis1,40558538591,55359525802
매사추세츠 (앰허스트)5,2281,403264,6425,4501,278264,661
Occidental7922976554670535926517
Swarthmoren/an/a16407n/an/a26n/a
Wellesley1,182687855931,40484330595
Amherst1,341600614691,39864333477
Middlebury1,52566315801,30453033589
Georgia Tech3,9002,1501742,8093,3972,031383,089
Pomona651324045084249238400
Princeton1,138818411,3121,206857391,319
우스터 폴리테크닉3,0231,7252031,0562,4721,373411,093
Northwestern2,7671,587552,0052,6141,452432,018
Emory3,8101,8911471,3653,8091,910451,357
Rhodes738154525071,29027745562
Hamilton9194382146995836547473
Colgate1,707766567671,89691349773
Williams1,238594705461,60357353551
렌셀러 폴리테크닉4,9842,851771,3314,0872,203571,379
Bucknell1,822705579392,42792259938
Connecticut College1,298560735011,30663761482
George Washington3,4641,013872,4163,8271,354622,589
Union84743945701,16762664568
Whitman8623155939587237067364
University of Miamin/an/an/a2,0765,5631,295732,080
클래먼트 메케나6143493832791945375343
노스캐롤라이나3,1541,563313,9763,1441,513784,076
Cornell University3,1432,026963,2253,5832,231813,180
Oberlinn/an/an/a7971,12645986778
U of 미시건12,6314,457916,50514,9604,512906,071
유펜2,6511,6001362,4252,4741,438902,435
St. Olaf56246775765729150113763
Rice2,1581,2561509492,2371,659127969
Dartmouth1,8551,13301,1521,8529631291,116
워싱턴 (세인트루이스)n/an/a01,734n/an/a129n/a
UC 어바인3,2601,4791,1715,4247,3614,0351315,756
Smith65636279616773398132609
리치몬드 대학3,6211,466128164,0701,547151807
William & Mary3,6031,526591,5113,5521,6761871,518
Johns Hopkins1,8761,14311,4142,7521,7471871,299
Vanderbilt University6,0184,5362101,605n/an/a1881,607
Brownn/an/a571,561n/an/a1921,615
Washington and Lee2,271827724711,983764193454
UC 산타바바라n/an/an/an/a5,0062,9102784,459
Ohio State1,3972392397,0791,5563043047,023
University of Texas769213187,2851,6341,1683627,743
University of Virginia5,5433,456423,7094,5472,0814023,685
Case Western Reserve8,4934,6707921,2829,4465,1195181,259
Purdue1,2151,2083686,3721,7281,7136436,812
UC 버클리3,3752,1434375,4663,7602,4451,3405,550
Penn State0008,1831,4731,4731,4457,626
UC 데이비스6,3522,177125,3779,0332,7332,0305,369
Gettysburg558n/an/a720768n/an/a699
American1,25273241,787n/an/an/an/a
Boston University3,5031,80323,915n/an/an/an/a
Caltech61548247226n/an/an/a241
Clark65123290547n/an/an/an/a
Franklin & Marshall1,38541176592n/an/an/an/a
Georgetown2,1881,3011411,578n/an/an/an/a
MIT633555281,043n/an/an/an/a
Pepperdine1,845n/an/a656n/an/an/a745
Scripps6832770249n/an/an/an/a
Soka of America15159100n/an/an/an/a
Trinity College1,76666416611n/an/an/an/a
Tufts Universityn/an/a01,348n/an/an/a1,360
커네티컷4,2591,9271,5643,588n/an/an/an/a
델라웨어3,6891,54904,179n/an/an/an/a
일리노이 어바나샴페인3,0081,8751,0156,937n/an/an/an/a
워싱턴 (시애틀)2,1509001986,360n/an/an/an/a
Vassar1,41758561663n/an/an/an/a
Yale1,324837n/a1,360n/an/an/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