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27.

정말 위험한 사람들 - "AP 몇 개 해야 명문대 가나?"

동료 수학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얘기

"3년 전 한 학부모님 상담할 때,

학생 엄마: GPA가 안 좋은데 AP 몇 개를 해야 예일(Yale) 갈까요?
선생님: 못 갑니다.
학생 엄마: AP 엄청 많이 하면 갈 수 있대요.
선생님: 못 가요.

결국 AP 10+ 했지만 Top 30 다 불합격."

이건 당연한 결과다. 학교 성적이 나쁜데 AP를 10개 이상 하면 미국 입학사정관은 100% 이렇게 생각한다.

"이 학생은 학교 공부도 제대로 못하면서 왜 쓸데없이 AP에 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을까? 자기 할일이 뭔지도 모르는 학생이네." (한마디로 멍청한 학생이네.)

라고 생각하고 당연히 불합격을 준다. 이건 그냥 상식이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는 정말 비상식적인 사람들이 미국대학 컨설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비상식적인 사람들이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정보로 아는척 하는 엄마, 또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미국대학 컨설팅을 하는 학원 원장이다. 저 엄마는 분명 어느 학원이나 다른 엄마로부터 AP를 많이 해서 낮은 GPA를 보완하라고 지도를 받았을 거다. 

또 이상한 건, AP를 많이 하면 명문대를 가는 줄로 안다. AP를 많이 해서 명문대를 가는 게 아니고, 명문대 갈 정도의 수준이 되는 애들이 자연스럽게 AP를 많이 들은 거다 (학교 수업은 벌써 마스터 했으니까 더 어려운 AP를 한 거다). 능력이 되니까. 명문대 입학생 스펙을 보면 AP가 많다. 그래서 이 스펙만 보고 이런 단순한 1차원적 생각을 한다. "아, 우리 애도 AP를 많이 하면 명문대 가겠구나." AP 몇 개를 할까가 중요한 게 아니고 우리 아이가 현재 어느 정도의 학업수준을 갖췄는지가 중요한 거다. 무슨 토플 몇 점 넘으면 합격 되는 줄 아는 것처럼 AP 몇 개 들으면 되는 줄 안다. 이런 무지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인생 망치는 애는 앞으로도 계속 나올 거다. 지금까지 이런 학생을 보거나 얘기를 들은 게 수십 명은 넘을 거다. 그런데 아직도 이렇게 알고들 있다.

이렇게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학생을 지도해서 학생 인생을 망치는 건 마치 무허가 의료시술을 해서 의료사고를 일으켜 다른 사람 인생을 망치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하지만, 저런 그릇된 정보를 준 엄마는 뭐 좀 아는 엄마로 그바닥에서 통하니 주위 엄마들이 저 말을 들은 것이고, 저 학원 원장은 저런 솔깃한 말로 엄마들을 꼬여 부자가 된다.  약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먹으면 독이 된다. 그런데 이런 독약을 우리 아이한테 마구 먹인다. 정말 위험한 사람들이다.


댓글 2개:

  1. 언제나 아빠들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시는군요.:) 근데 와이프를 이길수 없단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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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합니다. 저도 어머님들과의 싸움(?)은 늘 힘듭니다. 그리고 제가 질 때가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계속 할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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