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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 3.

영어 SAT/ACT 리딩 수업에 대한 생각

(1) 리딩 수업이란 수업시간에 학생이 읽는 수업이다. 강사가 앞에서 떠드는 수업이 아니고.

(2) 선생은 최소로 읽는다. 왜냐하면, 선생이 읽는 순간 (또는 잠시 후) 아이는 딴 생각으로 빠져버린다.

(3) 시험문제의 답을 찾는데 시간을 쓰는 게 아니라 학생이 읽는데 시간을 보내야 한다.

(4) 수동적 학습(선생님이 외울 것만 가르치고 학생은 그것만 받아먹는 형식)으로는 독해력이 조금도 향상 될 수가 없다.

(5) 리딩 수업에서 선생이 학생보다 말이 많으면 그건 아이 입장에서 시간 낭비다. 헬스장에서 트레이너가 열심히 뛰고 내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거와 마찬가지. 그 트레이너가 땀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내 살이 빠지길 기대하는 것과 같다.

(6) 읽지 않고 단기간에 쪽집게 방법을 써서 리딩 점수가 크게 향상되었다면, 대학 가서 반드시 고생한다. 겁주는 말이 아니고 학생들 증언이다.

(7) 리딩은 타고난 재능/IQ로 되는 것이 아니라 뇌의 힘, 사고력으로 되는 것이므로 뇌운동을 해야 한다. 체력 훈련이다.

(8) 한국식 리딩 교육의 문제: 혼자서 읽는 실습 없이 선생님이 알려주기만 하는 교육의 과잉.

(9) 한국식 리딩 교육의 더 큰 문제: 이런 교육으로 점수가 오르면 마치 리딩 실력이 향상 된 걸로 착각.

(10)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러명을 가르치려면 학생이 읽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가 없다. 그래서 어쩔 수없이 강의 시간에는 선생이 떠들고 학생들은 집에 가서 따로 복습해야 한다." 그게 아니고 이런 수업을 학생이 하기 싫어서 못하는 거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게 아니다. 생각해보니, 학생이 이런 수업을 원하지 않으니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게 맞는 말 같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독해를 안 하고 독해력을 올리고 싶은 우리 마인드, 그리고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으라고 가르치는 우리 교육방식이 문제.

2016. 6. 25.

아이비리그 가고 싶으면 책을 읽어라.

학교 GPA는 3.9, SAT 1960에 SAT II 수학, 화학 모두 600대 후반을 맞은 유학생 제자가 하나 있었다. 특별활동도 학교에서 한 합창단과 육상 외에 별다른 것이 없었다. 봉사활동도 거의 안 했다. 방학 때 필자에게 SAT 수업을 잠깐 받은 거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꾸준히 한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독서였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원서 에세이로 썼다. 책을 어떻게 읽게 되었는지, 책을 남들과 다르게 어떻게 읽는지 등에 대해 재미있게 썼다. 그 내용 중에 아래 저자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이 말한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보면 우연적 발견(serendipity)으로 인해 새로운 관심사가 생긴다는 얘기가 에세이에 나온다. 이 제자는 도서관이 아니고 서점에서 몇 시간씩 시간을 보내며 한 책을 읽다가 다른 관심사가 생기거나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그에 관한 다른 책을 또 찾아 읽는, 마치 인터넷에서 웹서핑하듯이 서점에서 책을 서핑한 내용을 썼다. 신기한 것은, 이런 내용으로 에세이를 썼더니, 시험 성적이 아이비리그 지원자 중 상당히 저조했음에도 코넬대학 화학과에 합격했다. 그것도 수시가 아닌 경쟁률이 훨씬 높은 정시에서.

이 학생의 케이스 하나만으로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제자 중에 아이비리그 간 학생치고 책을 많이 읽지 않은 학생은 없었던 거 같다. 

아래는 아웃라이어(Outlier), 데이빗과 골리앗(David and Goliath), 티핑포인트(The Tipping Point), 블링크(Blink) 등의 베스트셀러 저자 말콤 글래드웰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에 대한 강연에서 했던 말.

"내가 도서관에 가서 종이책을 읽는 이유"

"나는 시간만 되면 도서관을 간다.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간다. 온라인 검색으로 뭐든지 찾을 수 있는 세상이지만, 온라인으로 엑세스할 수 없는 걸 나는 도서관에서 얻는다. 그건 바로 serendipity(우연적 발견)이다. 물론 이 세렌디퍼티는 온라인에서도 얻는다. 하지만, 온라인은 특정 세렌디퍼티만 보상을 하고 다른 세렌디퍼티는 벌을 주는 한계가 있다. 나는 세렌디퍼티를 통한 배움에 관심있고 내가 연구하는 토픽도 이런 세런디퍼티에 의해 나온다.

도서관에 가면 책이 가득하다. 주제별로 책들을 모아놨다. 내가 관심있는 책 주위에는 또다른 연관된 책들이 있다. 연관성은 온라인에도 있지만 여기는 좀 다른 종류의 연관성이다. 온라인의 키워드 연관성과는 다른 주제별 연관성이다. 이렇듯, 나는 아이디어가 조합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늘 궁금한 학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6. 5. 1.

미국 최고의 미대 RISD를 가고 싶다고? 그럼 책을 읽어라

몇 년 전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RISD, 리즈디)에 합격한 여자 제자의 스펙:

- SAT: 1800 중반대
- GPA: 3.5 정도
- 그림실력: 보통 (압구정 학원 수강)
- 활동: 몇몇 학회 표지 디자인
- 에세이 주제: 인간의 악에 대해

그 외에 스펙면에서 특이사항은 없었음.

리즈디는 지원 포트폴리오 필수조건 중에 자전거 그림이 있다. 그리고 모든 합격생의 자전거 그림을 학교에 전시한다. 위 제자 왈,

"입학 후 합격생의 자전거 그림을 봤더니, 제가 제일 못그렸어요. 정말 기술적으로 뛰어난 그림도 있었지만, 대부분 아이디어면에서 기가막힌 작품들였어요. 그림 하나는, 백지의 구석에 정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그린 자전거도 있었고...아무튼, 모두 대단한 그림였어요."

이처럼 리즈디는 학생을 선발할 때, 그 학생이 얼마나 그림을 기술적으로 잘 그리는지에 중점을 두지 않는다. 어차피 입학하면 우리나라 미술학원처럼 다시 그림을 배우게 한다. "너가 어디서 얼마나 대단한 그림 실력을 닦았던 상관 안 한다. 여기서 제대로 배워라"식이다.

필자의 제자도 그림 실력이 대단하지 않았다. 미술 영재도 아녔고,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하지도 않았고, 단지 디자인에 좀 관심이 있었을 뿐이고, 포트폴리오 학원도 오래 다닌 게 아녔다. 그런 학생이 미국 제1의 미대에 붙은 건 놀라운 결과였다.

다른 많은 합격자도 그랬겠지만, 이 학생이 붙은 이유는 바로 이 학생만의 독특한 예술적 세계관였다. 이 학생은 인간의 어두운 면에 유독 관심이 많았다. 이 세상의 밝은 면보다는 어둡고, 공포스럽고, 비관적인 세계관이 이 학생의 작품 속에 표현되었다: 죽음, 병, 전쟁, 공해, 천재지변, 사고, 동물학대 등. 특이한 것은 중학교 때부터 이런 분야의 책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공포소설, 추리소설 등은 물론이고 인간의 가장 악한 면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다. 어리고 예쁜 하얀 얼굴의 여학생에게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그런 어두운 세계에 관해서만 읽었다. 부모의 걱정도 심했다. 너무 비관적이고 부정적 사고로 인해 혹시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상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건 아닐까? 의상도 늘 검은색만 입었다. 학생의 그림을 보면, 어른이 봐도 얼굴이 찡그러지게 되는 어둡고, 징그럽고, 공포스러운 그림 뿐이었다. 이처럼 이 학생은 자기만의 특이한 세계관이 있었고 그걸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에세이도 그런 내용였다. 천재지변 등 각종 대형사고로 목숨을 잃는 인간의 모습이나, 유럽에서 90년대 행해진 인종말살 전쟁 등 인간의 불행과 악한 모습에 대한 혐오를 다룬 에세이였다. 에세이를 읽어보면 이 학생은 정말 어둠 그 자체구나 하고 소름이 끼칠 정도의 비관적인 내용였다. 하지만, 독특하고, 남들이 안 하고, 특히 남들이 하기 두려워하는 것을 시도할 줄 아는, 그리고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있는 학생을 찾는 리즈디는 이 학생을 알아보고 합격을 시켰다. 그림 실력은 그저그랬어도.

고등학생이 그림을 잘그리면 얼마나 잘그리겠는가?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라,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있고, 스스로 사고할 줄 알며 그것을 예술작품으로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하려면 독서를 안 할 수가 없다. 독서가 유일한 방법이다.

이런 결과를 원한다면 미술학원 가서 그림 배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독서다.





2015. 7. 22.

미국 대학 신입생들에게, "영자신문 사설을 읽어라"

이제 8월말 - 9월이면 미국 대학이 개강한다. 이번에 신입생이 될 학생들 요즘 어떻게 지내나 물어보면 많은 학생이 헬스를 한다고 한다. 그동안 공부하느라 못 했던 다이어트와 운동을 해서 미국 대학 준비를 한다고. 미국 대학에서 잘 살아남으려면 체력은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방학 동안 운동하는 건 강력히 추천한다.

그런데 이렇게 체력에 신경을 쓰는 학생 중에 두뇌력에 힘을 쓰는 학생은 많이 없는 것 같다. 몸근육 키울 생각은 하면서 머리근육 키울 생각은 안 한다. 머리근육이 뭔지도 모른다. 특히 머리가 좋다고 알고 있는 학생 중에 더 심하다. 헬스장에서 팔, 다리, 배근육은 키우면서 정작 머리에는 근육이 없으면 어떡해하나?  미국 대학 가서 운동 선수 할 것도 아닌데.

몸근육뿐만 아니라 머리근육 키울 생각을 해야 한다. 머리근육은 영어책, 신문, 잡지를 통해서, 특히 영자신문의 사설을 통해서.

2015. 7. 16.

미국 대학 한국식으로 준비해서 보내기

한국 대학 준비는 그저 문제만 열심히 많이 풀어보면 된다. 요즘은 수시전형 및 다양한 전형이 생겨서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시험만 잘봐도 명문대 진학이 가능하다.

미국 대학도 만찬가지다. 시험 (SAT, ACT, AP, TOEFL)을 잘보면 명문대 입학확률이 올라간다. 그래서 10-12학년 때 학원에서 각종 시험 준비를 한다. 이런 시험 점수는 물론 원하는 성적을 따놓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생의 미국대학 준비과정에서 제일 큰 문제는 이것만 한다는 거다. 각종 시험 준비. 그리고는 영어는 공부를 안 한다.

SAT리딩 공부를 보자. 단어를 많이 외운다. 여기서 공부하는 단어는 다 좋은 단어, 미국 대학에 가서도 도움이 되는 단어다. 그치만 시험을 위해서 방학 동안 집중적으로 외운 단어는 대부분 시험이 끝나면 잊어버린다. 이게 무슨 영어 공부인가?

그리고 지문을 공부한다. 그런데 그 지문 공부는 사실 그 지문에 해당하는 문제 푸는 방법을 공부하는 거지 지문 자체를 자세히 분석하거나 거기 나온 영어표현을 제대로 다 공부하지 않는다. 심지어 지문의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는 상태에서도 문제를 풀고 넘어간다. 이게 무슨 영어 공부인가?

이러 식으로 영어 시험을 위한 시험공부만 하고 미국 대학에 가니 수많은 명문대 학생들이 공부가 어려워 휴학 하거나 한국 대학으로 역편입하게 되는 거다. 미국에서 오래 살았거나 원래 영어 책을 많이 읽어서 영어 독해가 되는 학생은 별 문제가 없겠지만, 한국에서 주로 자라 학교 공부만 열심히 해서 성적이 좋은 학생은 미국 대학 준비할 때 영어를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 영어는 그야말로 기본적인 영문 독해와 쓰기이다. 이건 학원 공부로만 해결이 되는 문제가 아니다. 학원은 시험을 위해서 가야 한다. 미국 대학에서 적응을 잘하기 위한 공부는 학생이 따로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공부의 최고의 방법은 바로 영어 신문/잡지/책 읽기이다. 평소에 이걸 안 하면 SAT 고득점을 가지고 그에 해당하는 대학에 붙을 수는 있어도 가서 적응을 못 한다. 가서 적응을 못 하면 아이비리그 입학해서 뭐하나?

미국으로 대학을 가면서 왜 아무도 영어 공부에 신경을 안 쓰는지 참 궁금하다. 학생 자신도 영어 실력이 없는 걸 알면서 안 하고, 부모도 이런 면은 걱정을 안 하고 점수 내기에만 급급하다. 미국 대학은 우리나라 대학처럼 입학이 목적이 아닌데,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나라 대학은 점수 잘 따서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왜? 우리나라에서 우리말로 수업하니까. 미국 대학은 점수 잘 따서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다. 왜? 미국에서 영어로 수업을 하니까. 그런데 대부분의 한국 부모는 애를 일단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만 생각한다.

미국 대학은 들어가는 게 목적이면 안 된다. 들어가서 잘 하는 게 목적이어야 한다.



2015. 7. 15.

미국대학 공부를 얕보지 말자 (리버럴아츠 학생의 증언)

현재 50위권 리버럴아츠 대학에 다니는 제자와 몇 년 만에 상봉했다.  이 친구는 본인이 혼자 알아서 미국에서 인턴쉽도 구하고, 한국에서 혼자 용돈벌이도 하고, 심지어 유학생이 받기 어려운 재정보조(financial aid)도 받으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대학 지원 당시 뛰어난 점수에도 불구하고 학교 카운셀러 문제로 원하는 대학에서 모두 불합격 된 후 어쩔 수 없이 간 대학이지만 공부는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한다고. 한국 특목고에서 열심히 공부한 걸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이 친구 얘기. 우선 독해력과 작문에서 미국 애들을 따라갈 수가 없고 (당연한 얘기지만), 필자가 말한대로 SAT 점수와 미국 대학에서 보이는 영어실력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한다. 학원 위주의 영어공부는 미국 대학에서 전혀 쓸모가 없다는 필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선생님 말씀대로 신문/잡지/책을 통해 독해를 많이 하고 갔으면 이렇게 고생하지 않았을 거라고 한다. 단지 점수만 올리기 위해 했던 SAT  리딩/라이팅 공부는 대학에서 하는 영어에 거의 도움이 안 된다고.


지난 학기 교수의 과제를 성실히 수행해서 그 교수의 네트워크로 현재 미국 병원에서 인턴쉽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제자 보면 별로 걱정이 안 된다. 가슴이 뿌듯하다.

2015. 6. 19.

미국 대학은 입학이 목표가 아니다. 가서 잘하는 게 목표다.

제자 중에 미국 명문고 탑1% 졸업, SAT, ACT 모두 만점으로 밴더빌트 대학 4년 전액 장학금 (연간 65,000불) 받고 입학한 학생에 있다. 어떤 학원도 단 한 번도 안 다니고 SAT는 연습문제 2개 풀고 만점, ACT는 준비도 안 하고 만점 받을 정도의 수재. 고등학교 때 책상에 앉아서 제대로 공부하는 걸 부모가 본 적이 없다. 그나마 공부 한다는 게 시험 때 마루 소파에 누워서 책 훑어보기. 그것도 다른 가족들 북적대며 시끄러울 때.

이 학생 어머님과 오늘 통화를 했는데 하시는 말씀이, 

"아들이 학부에서 제일 어려운 과목 중 하나인 유기화학에서 95점 받았을 때 1등인 줄 알았다. 그런데 100점이 있다고 하더라. 유기화학에서 100점은 좀처럼 못 들어봤는데 (엄마는 분자생물학 교수). 아들이 대학 가서 느낀 게, 자기는 더 이상 탑이 아니다. 본인보다 똑똑한 애들이 너무 많다."

우리나라 엄마들은 아이비리그가 아니라서 약간 무시하는 밴더빌트 대학 얘기다. 그러니 이보다 경쟁이 더 치열한 아이비리그는 어떻겠는가?

<시사점>
1. 한국에서 공부 좀 한다고 미국 명문대 가서 무조건 잘 할 거라고 판단할 수 없다. 실제로 생각보다 많은 특목고생들이 미국 가서 멘붕이 와서 적응하기 힘들어는 경우를 자주 듣는다. 과를 바꾸거나 심지어 한국 대학으로 들어오는 등 졸업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부가 힘들어서가 한 원인이다. 한국에서처럼 열심히 외우고 시험 잘 보는 공부가 미국 대학 공부가 아니기 때문에. 또한 본인이 이제 더이상 탑이 아니라서 오는 스트레스가 감당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매일 "내새끼 최고야"하고 키웠으니 지적 겸손함을 모르고 살다가 미국 가서 한방 먹는 거다. 그리고 그걸 이겨낼 그릿(grit, 투지)가 없는 거다.

2. 단순히 스펙 화려하게 만들어서 명문대 보냈다가는 정말 큰코 다친다. 스펙 만들어주는 컨설팅을 받아서, 기출문제로 단련시켜서 어떻게든 화려한 스펙을 만들어서 명문대 입학이 되었다고 치자. 그렇게 만들어진 스펙은 합격 발표 나는 날 쓰레기가 되버린다. SAT 2400이 미국 대학 수업에서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SAT 2200 맞은 미국애들보다도 영어를 못하는데. 이런 식으로 만들어져서 미국 간 경우 애가 힘들어하는 경우를 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자기 자식 인생 망치는 부모를 볼 때면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아무리 말씀을 드려도 이해를 못하시니. 그저 내 자식도 명문대 한 번 들어가봤으면 하는 마음 때문에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신다. 스펙이 아니라 미국 가서 지탱할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 그건 학원 수업이나 스펙 컨설팅으로 되는 게 아니다.

3. 본인의 실력에 맞는 최상의 대학에 가자. 무슨 작품을 하나 만들어서, 대회에 나가서, 프로젝트 하나 만들어서 그런 스펙의 힘으로 무조건 높은 대학에 입학해서 대학 생활 망치지 말고. 자식의 유명대학 입학이 목적인 부모들은 정말 이기적인 부모다. 어떻게 해서든 무언가를 만들어서 꿈에 그리던 높은 학교 입학 시켜놓았다고 치자. 본인은 주위에 자랑도 하며 뿌듯한 마음으로 살아갈 때, 자기 자식은 가서 힘에 부치는 공부하느라 고생하는 건 생각 안 해보나? 입학이 목표가 아니다. 가서 잘하는 게 목표다. ("어떻게든 가면 잘하겠지..." 이것 또한 바보같은 생각이다.)

2015. 6. 15.

창의력 어떻게 키우나?

세계 최고의 디자인 회사 '아이디오'의 공동창업자 인터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나?"
답: 많이 읽는다.

창의, 열정을 아이들에게 찾아주려고 어렸을 때부터 시키는 것: 예체능 학원, 여행, 유적지 방문, 해외 봉사활동, 박물관 견학, 저명한 인사의 방학 프로그램, 명문대 방학 캠프, 유명 리더십 캠프 등등. 그런데 일정한 나이가 지나면 (보통 초등 고학년) 책은 이제 뒷전이다.

명문대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면 학부모들 "아니 그런 당연한 얘기 말고요"하며 돌아선다. 감기약같이 무슨 처방을 원한다. 과학경시대회, 프로젝트, 연구논문, 해외 봉사활동, 리더십 프로그램, 디베이트 대회만 생각하지 읽으려고 하지를 않는다. 일반고뿐만 아니라 명문고 애들도 안 읽는다. 언제 책을 보냐며. 저런 감기약 처방 받아서 명문대 간들 그 애가 제대로 살아 남을 거라 생각하나? 감기는 또 찾아올텐데...

체력과 면역력은 안 키우고 약만 찾는다. 껍데기만 갖추려고 한다. 속은 안 채울 건가?
그러니 대학 가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거다.

2014. 10. 20.

좋은 선생님이란?

좋은 선생님이란 (학교, 학원, 과외 등) 학생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는 선생님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고민하느냐 이다. 시험 점수를 어떻게하면 단기간에 어렵지 않게 올리는가를 고민하는 선생이 아니라 아이가 어떻게 해서 배움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고 공부에 대한 마음가짐을 제대로 잡을 수 있고, 마지막으로 어떻게 하면 기본 실력을 (문제 푸는 실력이 아니고 언어라면 독해력, 수학이라면 개념의 이해력 등) 올릴 수 있는지 고민해서 아이한테 그 내용을 전달하려고 하는 선생이 좋은 선생인 거다. 다시 말해서, 어떻게 하면 아이의 뇌적 역량을 향상 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다. 문제풀이와 비법, 요령 등을 가르치는 것은 뇌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잔머리 능력만 키우는 거다.

그런데 여기서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엄마들은 전자의 경우 좋은 선생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선생만 찾아 다닌다. 우리나라 대학을 가려면 그런 선생님만 찾아 다니면 된다. 그런데 왜 미국으로 대학을 보내려고 하면서 그런 선생님한테 아이를 맡기는지 참 의문이다. 물론 그런 선생님도 필요하다. 필요한 시험 점수들이 있으니. 그러나 그런 선생님 밑에서만 교육을 받은 아이는 분명 시험 점수 외의 것으로 경쟁을 해야되는 상황에서는 필패한다. 그 상황이 바로 미국대학과 사회이다.

2014. 8. 28.

똑똑하다고 칭찬하는 것과 성장 사고방식 (growth mindset)

무료 인터넷강의 싸이트인 칸 아카데미 창업자 살만 칸이 아이한테 "똑똑하다"고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한다. 필자도 강연 때 꼭 언급하는 Mindset이란 책의 저자인 캐롤 드웩의 growth mindset (성장 사고방식)에 대해 말하며, 뇌는 마치 근육과 같아서 뇌 근육을 키워야 하는데 똑똑하다고 칭찬하면 그게 안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가지 의미있는 연구 소개를 소개했다. "뇌는 아이가 문제를 틀렸을 때 더 성장한다 (뇌 근육이 발달된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문제를 맞혔을 때 (뇌가 성장 안할 때) 칭찬하고 문제를 틀렸을 때 (뇌가 성장하려고 할 때) 혼낸다. 그러니까 중고등학교 때까지는 전세계적으로 높은 능력평가 시험점수를 받은 우리 아이들이 대학 가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거다. 뇌성장을 중학교 (요즘은 초등학교 때) 멈추도록 교육을 시키고 있는 거다. 

(블로그 링크: The Learning Myth: Why I'll Never Tell My Son He's Smart)

2014. 8. 6.

우리 애가 책을 읽으면 고쳐지는 것들 (SPREAD)

Self-awareness (자기인식): 본인에 대해 잘 알게 된다. 발전을 위해서는 주제파악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Patience (인내심): 참을성이 생긴다 (특히 디지털매체의 즉각적인 반응에 익숙한 아이들)
Reasoning Skill (이성적 능력): 머리를 쓰게 된다. 기분 따라 사는 게 아니고 생각을 하게 된다.
Expertise (전문 지식): 어떤 분야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된다.
Aspiration (열망):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Deep Thinking (깊은 사고력): 좀 더 깊게 생각할 줄 알게 된다.

그래서 책은 아이의 생각하는 능력, 성향, 관심사 등에 영향을 준다. 생각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고력 수업보다는, 기분내키는대로 행동해서 정신과 상담을 하는 것보다는, 무엇을 공부하고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아무 생각이 없는 아이한테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면서 보여주기 보다는 책을 읽히기 시작해야 한다.

2014. 5. 25.

인기 학원, 인기 강사란?

환자에게 만족도가 높은 의사일수록 환자에게 해가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UC Davis (유씨데이비스) 대학의 조사에 의하면(http://www.medscape.com/medline/abstract/22331982) 의사 만족도가 높은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입원할 확률이 12% 더 높고, 사망율도 26% 더 높다고 한다. 과잉치료에 과잉처방을 하면 환자는 각별한 치료를 받는 걸로 생각하는데 그게 오히려 환자에게 안 좋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의사의 환자만족도는 과대평가 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http://www.medscape.com/viewarticle/821288).

엄마가 원하는대로 해주는 영어학원, 엄마가 생각하기에 잘 가르친다는 학원이 잘 되지만 사실은 투자한 돈에 비해 자기 아이의 영어 실력을 깎아먹는다는 건 모르는 것과 비슷한 경우라고 본다. 시험 점수는 높은데 대학에서 읽기와 쓰기로 고생하는 유학생 "환자"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또 불법으로 SAT 시험문제를 빼내는 학원에 엄마들이 모이는 것도 같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SAT 점수 올리면 우리 아이에게 좋을 거라는 잘못된 생각.

근본 영어 실력은 생각 안 하고, 학원에 가서 시험의 요약정리, 족보, 엑기스 단어, 문제푸는 요령, 단기간에 점수 올리는 비법 등을 원하는 부모는 영어 시험용 단기 처방이 얼마나 우리 아이의 머리근육을 축소 시키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마치 감기몸살을 앓을 때 링겔이나 감기약 주사가 즉석 효과는 있지만 몸의 면역력을 기르는 데는 해가 되는 것처럼. 대학가서 버틸 수 있는 면역력을 키워야 하는데 당장 쌩쌩한 몸상태 유지하는 것만 생각한다. 

시험 점수를 잘 내주는 인기 학원이나 인기 강사는 시험 볼 준비가 되었을 때, 마지막에 실전 연습을 해야 할 때 가는 거다. 그 전에는 본인 스스로 영어 실력을 키워야 한다. 왜냐하면 시험문제 위주로 진행하는 학원 수업으로 영어 독해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면역력 키워주는 수업을 해야 한다. 

2014. 5. 13.

독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아이의 관심사부터 찾아보자

미국 대학에 성공적으로 입학하고 대학 생활도 성공적으로 마치려면, 그리고 직장생활에서도 성공하려면 첫째도 독서, 둘째도 독서, 세째도 독서다. 그런데 독서를 특히 더 안 하는 요즘 아이들의 이런 행태를 학원에서 해결하려는 부모가 많다. 학원 간다고 책을 안 읽던 아이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물론, 북클럽이나 영어도서관 등에 가 있는 동안에는 읽으니 그거라도 하는 것은 좋다. 그런데 더 근본적인 문제는 아이가 이런 사설 기관에 가지 않는 개인 시간에 독서를 하느냐 이다. 독서라고 하면 꼭 책만 말하는 게 아니다. 인터넷을 하더라도 인터넷에서 기사나 유익한 블로그를 읽는다든지 (페이스북이나 청소년들이 즐겨찾는 저질의 싸이트 말고), 집에서 매일 신문기사 하나씩이라도 읽는다면 이런 것 또한 독서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프로축구리그인 프리미어리그를 밤새 보는 학생이라면, 경기만 보지 말고 그 경기에 관련된 영문 스포츠 기사를 읽고, 컴퓨터 게임인 롤(League of Legends)에 푹 빠졌다면 그게 왜 인기가 있는지 구글에서 Why League of Legends Rules! (http://reason.com/reasontv/2014/05/07/league-of-legends)를 프린트해서 읽어보라고 가져다 주는 건 어떨까? 영화 어벤져스를 재미있게 봤다면 구글에서 News for Avengers를 치면 관련된 기사가 수십 개도 더 뜬다 (https://www.google.com/search?q=avengers&oq=avengers&aqs=chrome..69i57j0l5.1758j0j4&sourceid=chrome&es_sm=122&ie=UTF-8#q=avengers&tbm=nws). 아니면 얇은 어벤져스 책을 구입해서 읽어보라고 하는 것은 어떨까? 어벤져스를 만든 마블(Marvel)이라는 만화회사에 나오는 캐릭터가 7000여개라고 한다 (http://marvel.com/characters). 아이가 정말 어벤져스에 빠졌다면 이런 캐릭터들에 관해 읽으려고만 해도 그 양이 아주 방대하다.

책을 읽기 시작하려고 해도 아이들이 엄두도 못 내는 것은 책 읽는 습관도 안 들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할지를 모르는 것도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아이가 무엇을 하건 그와 관련된 책은 하나라도 있다. 학원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말고 도서관, 서점, 신문, 인터넷을 통해서 해결책을 찾는 노력부터 해보자. 이것이 시작이다.

그래서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아이가 결정해야 한다. 엄마 아빠가 결정해 주지말고. 또 한가지, 아이의 관심사를 찾아주겠다고 미술학원, 음악학원, 박물관, 유적지, 해외로 가서 꼭 대단한 것을 찾으려고 하는데 그럴 필요 없다. 그냥 일상 생활에서 애가 좋아하는 걸 찾으면 된다. 그래서 그것과 관련된 리딩을 하기 시작하면 된다.

2014. 5. 9.

[외부강연] 한양대 경영학과 초청 강연


MBA 경험을 살려 어제 글로벌 경영시간에 4학년 대상으로 "It's all about perspective (시각의 차이)"에 대해 강연을 했다. 학생들이 앞으로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사고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고자 사고방식에 대한 얘기를 들려줬다. (아래는 발표 내용 요약)

Life Hack #1
엄마 좀 데리고 다니지 마라
- 인터뷰 갈 때 엄마 데리고 가는 예
- 병원갈 때 엄마랑 같이 가는 예
- 병가 낼 때 엄마가 회사에 전화하는 예
- 엄마가 학원 안 끊어주면 혼자 공부 할 줄 모르는 예

Life Hack #2
주제파악을 해라
- 본인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가고자하는 곳만 바라보는 경우
- 큰 결심, 큰 구호 외치지만 정작 작은 것도 제대로 못 지키는 일상생활

Life Hack #3
외형 좀 그만 따지고 두뇌근육 좀 키워라
- 글의 내용보다 글씨나 문장력, 어휘의 난이도를 더 따지는 우리 시각
- 테크닉으로 원하는 결과만 뽑는 게 목표인 우리 마인드

Life Hack #4
제발 읽어라. 영어 좀
- 영어는 한 나라의 언어가 아니고 인터넷 언어다
- 우물안의 개구리에서 벗어나고 싶으면 영어를 읽어라
- 독서의 중요성

Life Hack #5
경거망동 하지 마라
- “빠른 정보, 정확한 예측, 단기간에 원하는 결과를,...”의 허구성
- 냄비 근성 = 미시적 시각 → 단명

Life Hack #6
Decision Paralysis (의사결정 마비)에 빠지지 마라
- 정보가 너무 많으면 decision paralysis에 빠진다
- Noise와 signal을 구별해라 → Diagnostic Thinking (진단 사고방식)
- 즉석 해결책과 근본 해결책의 구분 (신호등 없는 사거리 운전법)

Life Hack #7
사후분석과 미래예측의 상관관계 = 0
- 미래예측은 갖다 버려라. 인생의 판단을 왜 점장이의 말에...

Life Hack #8
인생은 두뇌 싸움이 아니고 시간 싸움이다
- 어차피 긴 인생 오래하는 놈이 이긴다.
- “당신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으려고 하루에 24시간 일하는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하며 일해라 -마크 큐반 -”
- “너무 힘들고 지칠 때 아사다 마오를 생각했다 - 김연아 -”

Life Hack #9
머리만 쓰지 말고 몸을 써라
- 시스템에 몸을 맡기면 그 시스템이 자신을 개선시킬 거라는 생각 버려라
- 직접 몸으로 해라

Life Hack #10
Be Analog, not digital
- 인간의 일은 아날로그다
- 전부 디지털 마인드일 때 너는 아날로그 마인드를 가져라
- SNS 그만하고 책을 읽어라

Life Hack #11
취업은 소개팅이다
- 마음에 들면 뽑는 거지 스펙이 문제가 아니다

Life Hack #12
어디든 들어가라
- 노는 것보다 낫다

Life Hack #13
2+년의 숙성기간이 필요하다
- 조금 아쉬운 직장에 들어가서 경험을 쌓아라

Life Hack #14
Entitlement 내세우지 마라
- 아무리 학벌이 좋고 대학교 때 난다긴다 해도 사회 나오면 딱가리다.
- SKY 나와도 복사시키면 열심히 복사해라.

Life Hack #15
결과 vs 과정
- 마라톤 출발신호에 전속력으로 달려나가는 바보짓 좀 하지 마라
- 어차피 1km도 못 가서 지친다. 앞으로 40km 더 남은 걸 생각해라.

2014. 3. 23.

[아티클] 구글(Google)이 대학 간판을 따지지 않는 이유

구글 인사담당자에 의하면, 소위 탑스쿨 졸업자들은 자기 재능에 너무 의존하기 때문에 실패를 "멋있게" 인정할 줄 모른다고 한다. 구글은 한걸음 뒤로 물러나서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줄 아는, 그래서 더 배울 줄 아는 사람을 찾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탑스쿨 졸업자들은 대부분 일이 잘 되면 자기 탓으로 여기고, 잘 안 되면 남탓으로 돌린다고 한다.

구글이 원하는 인재상:

1. Intellectual humility (지적 겸손함)
토론을 할 때는 잡아먹을 듯이 치열하게 토론한다. 그러다가 상대방이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어 (그것에 의하면 당신 의견은 틀렸어)."라고 하면 바로 "아 정말, 그럼 모든 게 달라지겠군. 당신 말이 맞아."라고 할 줄 아는 사람.

2. Exceptional people (탁월한 인재들)
학벌은 보통인데 정말 대단한 일을 한 사람들.

3. Learning ability (IQ가 아니고 정보처리 능력)
즉석에서 정보를 처리할 줄 아는 능력, 관련이 없는 정보 조각들을 잘 짜맞출 줄 아는 능력, 다시 말해서 필자가 늘 말하는 "머리근육"이 발달한 사람.

우리 학생들도 이제 시험점수와 스펙만 개발하지말고 "머리근육"을 키워야 하겠다.

(기사링크) http://qz.com/180247/why-google-doesnt-care-about-hiring-top-college-graduates/

2014. 1. 25.

[내일신문 칼럼] 그릿(grit)과 SAT리딩

미국 대학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1편) - 그릿(grit)과 SAT 리딩

요즘 미국 교육계에서 그릿(grit)이란 단어가 화두다. 그릿이란 우리말로 집념, 투지 등을 나타내는 말로,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끈기 있게 노력할 수 있는 의지력을 말한다. 이 단어는 펜실베니아대학(UPenn)의 심리학 교수 덕워스(A. Duckworth)가 어떤 아이가 학업적으로 성공하는지, 또 사회적 성공을 이루는지 연구하여 밝혀낸 결과로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세기 초에 지적지능(IQ)이 나왔고, 90년대에 다니엘 골만에 의해 감성지능(EQ), 사회지능(SQ)이 등장했다. 또 도덕지능(MQ)도 있다. 하지만 덕워스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한 사람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결정적 요소는 IQ도, EQ도, SQ도 아닌 바로 이 ‘그릿’이라는 거다.



필자가 매해 학생과 부모를 상담할 때 강조하는 것이 바로 이 ‘그릿’이다. 성공적인 미국 대학 입학까지는 의지력의 싸움이다. 매해 이 점을 강조하지만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만 고개를 끄덕일 뿐, 결국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고자 하는 것이 한국 부모와 학생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예를 들어, 애가 역부족이니 돈으로 해결하자, 아니면 족집게 강사나 족보의 덕을 보자는 거다. SAT 단어 쉽게 외우기, 여름방학 동안 단어 3,000개 외우기, 여름방학 동안 SAT 점수 300점 올리기, 더 나아가서는 불법 유출문제를 통해서 고득점 받기 등 우리나라 부모와 학생은 이러한 “편법”에 대한 유혹을 늘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지름길을 통한 단기적 이익에만 관심이 있다. SAT 리딩은 우리나라 수능시험처럼 시험문제만 많이 풀어서 원하는 점수가 쉽게 나오는 게 아니다. 한여름에 리딩 100점 올리기가 (이게 가능하다는 광고를 봤다면 그건 그냥 광고로 생각해야 한다) 얼마나 어려운데. 현실은 전혀 안 그렇다. 리딩은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자. 무슨 족집게 단어리스트나 어떤 특효법이 있어 그것만 하면 점수가 오를 것으로 바라는 부모와 학생이 아직도 대다수이다. 이래서 우리나라 SAT 업계에서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는 사건들이 매해 터지는 거다.

그럼 이 ‘그릿’이 갖춰지지 않은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릿을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연세대 김주환 교수가 본인의 저서 ‘그릿’에 상세히 설명했다. 여기서는 이와 관련해서 필자가 그동안 많은 학생을 본 경험을 통해 SAT 리딩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범하는 흔한 오류에 대해 세 가지만 먼저 소개하겠다.

1. 육상 선수가 되려면 살부터 빼자 (좋은 운동화를 사줄 것이 아니라.)

단어가 턱없이 부족한데 기출문제 많이 푸는 아이, 일반 단어 실력도 부족한데 SAT 레벨 단어 리스트 공부하는 아이, 리딩이 500도 안 되는데 모의고사만 열심히 보는 아이, 이제 9학년인데 SAT 학원 바로 들어가는 아이, 도대체 이런 아이한테 왜 “비싼 운동화”를 신겨주는지 모르겠다. 돈과 시간 낭비다. 대부분 이런 아이의 경우에도 SAT 단어 리스트 몇천 개 외우는 것과 문제 푸는 요령, 그리고 풀어본 실전문제 개수에 공부의 중점을 둔다. 단어를 모르는 아이한테 아무리 문제 푸는 요령을 알려주고 실전문제를 많이 풀게 해도 점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레벨에 맞는 단어를 먼저 공부해야 한다. 9학년이건 11학년이건 단어가 부족한 학생은 레벨에 맞는 단어부터 해야 한다. 100m를 20초에 뛰는 아이가 나이키 운동화 신으면 12초로 뛰나?

학원에 가면 많은 정보를 알려준다 - 시험에 대한 자세한 정보, 외워야 할 단어 리스트, 유형별 문제 분석, 시험 볼 때 적용할 각종 전략 등. 또 공부도 직접 시킨다 - 모의고사도 정기적으로 보고, 단어시험도 매일 본다. 그런데 이건 마치 뛸 줄도 모르는 아이한테, 출발 때 자세는 어때야 하고, 장거리에는 어떻게 페이스 조절하고, 코너를 돌 때는 몸을 몇 도로 기울여서 뛰고 등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세부전략과 기법을 알려주는 것과 같다. 정작 애는 살이 쪄서 몇 걸음만 뛰어도 숨을 헐떡인다. 아이가 이런데도 엄마는 최고의 육상프로그램에 넣고 싶어한다. 애가 불쌍하다. 학원 수업 무조건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 아이의 몸 상태를 좀 보라는 얘기다. 건강진단을 먼저 하고 그에 맞게 몸(그릿)을 먼저 만들자. 이러지 않으면 애는 바로 지쳐 무너진다.

2. 어떤 종목을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문제가 아니고 체력이 문제다.
SAT 점수가 계속 안 나오는 아이는 영어를 못하거나 단어 실력이 부족한 게 문제가 아니고, 공부 습관 즉, 공부하는 방법이 잘못된 것이다. 이런 아이한테 그 동안 제시하는 여러 해결책 중 하나가 SAT 대신 ACT를 보라는 거다. ACT가 SAT보다는 쉬우니까. 그런데 이러면 문제가 해결될까? ACT 공부는 쉬운가? 나이키 신을 수준이 안되니까 리복을 신기면 해결되나? SAT를 하건 ACT를 하건 공부방법이 문제다. 10분도 집중을 못 하는 아이는 뭘 해도 똑같다. 자신의 체력상태에 맞는 공부방법을 찾아서 공부를 못하는 근본문제를 해결해야지 시험 종류만 바꾸면, 학원만 바꾸면, 기출문제만 풀면 문제가 해결되나? 각자 체력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먼저 진단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맞는 공부방법을 찾아야 한다.

3. 무엇이 중요한지 먼저 생각해보자.
학생과 부모 모두 점수에 민감하다 - 학원에 다니면서 매주 보는 모의고사 점수가 향상하는지 하락하는지. 필자의 학생 중에 리딩이 400대인 학생이 학원 수강한 지 3주가 넘었는데도 리딩 점수가 계속 똑같은 학생이 있었다. 엄마가 전화하여 학원을 바꾸겠다고 한다. 필자의 학생 중 또 한 명은 전해 여름에 타 학원에서 리딩이 400에서 시작하여 600까지 상승했다고 했다. 필자가 보기에 그 학생은 그만한 실력이 안 되는데 말이다. 예상대로 모의고사 내내 500을 넘지 못했다. 3주가 지나도 리딩 점수가 안 오르면 학원을 바꿀 생각을 하면서, 리딩점수가 400에서 600까지 꾸준히 상승하는 걸 보고는 그런 생각을 안 한다. 이토록 SAT리딩에 대해서 학생이나 부모가 몰라도 너무 모른다. 리딩이 400에서 시작하면 3주가 지나도 400대이어야 한다. 물리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다. 심지어 대부분의 아이는 한여름 내내 공부해도 400대다. 하지만, 그 여름 동안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했느냐가 중요한 거다. 열심히 해도 점수는 당장 안 오를 수 있다. 그렇게 열심히 지속적으로 더 하면 나중에 오르기 시작한다. 400에서 600으로 한 여름 동안 향상된 모의고사 점수가 나오는 학원은 다음부터는 다니면 안 된다.

모의고사 점수보다, 내가 문제지를 봤을 때 문장이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공부를 하고 나서 얼마나 쉽게 읽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답 맞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전에는 내가 10m만 뛰어도 숨이 찼는데 이제는 50m는 잘 뛸 수 있는지 평가해보자. 운동화는 신경 쓰지 말고.

(내일신문 01/17/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