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29.

대기자 명단 (Wait List)에서 구제될 확률은?

이제 5월 1일이면 각 대학에 입학보증금(deposit)이 마감된다. 많은 학생의 경우, 합격한 학교 중 제일 좋은 곳에 deposit을 내겠지만 내심 대기자에 걸린 학교에서 혹시나 나중에 합격통지서가 오지 않을까 기대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 대기자 명단에서 구제되는 경우에 대해서 많은 말이 있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하다. 대기자에서 구제될 확률은 거의 없다는 거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대기자는 절대 합격자가 아니다. 준합격자도 아니다.
우선 대기자 명단에 들어갔다는 사실 자체가 학생이 합격이 아니라는 거다. 보통 입학사정관들이 다수결로 불/합격을 결정하는데 대기자가 되었다는 건 합격을 주자는 의견이 없다는 거다. 그러나 학교의 입장에서는 이런 학생 모두에게 바로 불합격을 줘버리면 학교에 관한 관심이 일시에 없어지기 때문에 (대기자라고 해야 그나마 한 가닥의 희망을 품고 그 학교를 쳐다보게 되는데 불합격이라고 하면 바로 관심을 끊게 된다), 그리고 나중에 정원이 미달 될 경우를 대비해서, 일단은 학생을 붙잡아 두는 거다. 요즘 말로 일종의 "어장관리"를 하는 거다. 비행기의 대기자 명단과 다를 게 없다. "너한테 줄 자리는 일단 없어 (넌 합격이 아니야). 하지만 나중에 자리가 비면 그때나 줄게. 자리가 비니까 주는 거야." 이런 말이다.

2. 적극적인 대기자가 그나마 유리하다. 그래서 한국 학생은 더 불리하다.
우선 대기자 명단에 들어가면 그 학교와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추가 에세이도 쓰고, 원서 제출 후 새로 업데이트 해야 될 자료도 보내고 해야 한다. 하지만 몇천 명의 대기자들이 있으니 이렇게 추가로 제출되는 자료도 대단히 많을 거다. 이걸 다 확인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그냥 파일 더미에 추가되기만 한다. 그런데 만약 학생의 고등학교 카운셀러가 대학에 전화해서 상황을 더 알아본다거나, 학생이 직접 학교에 찾아간다거나 하면, 그 학생의 파일을 열어보게 된다. 이런 상황이 아니면 대기자가 제출하는 모든 서류가 제대로 검토되기 쉽지 않다. 한국 학생 중에 이렇게 학교에 직접 찾아 간다거나, 전화를 한다거나 해서 학교에 직접적인 관심을 보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전화야 할 수는 있겠지만, 학교 입학사무실에 직접 찾아 간다거나 하는 노력은 물리적으로도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에 가서는 이러한 노력도 정원이 미달 되어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학교에 구애해도 될 확률은 아주 낮다.

3. 카운셀러가 도와줘야 한다. 그래서 한국 학생은 더 불리하다.
위 2번에서 말했듯이 대부분 대기자가 추가 에세이도 쓰고, 학교에 전화/방문도 해서 그 학교에 정말 가고 싶다는 열정을 보인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기에 한 사람이 더 개입되어야 그나마 없는 확률이 올라간다. 바로 고등학교 카운셀러다. 카운셀러가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카운셀러가 맡은 아이가 한둘이 아닐 거다. 카운셀러도 맡은 아이들이 학교에 잘 가야 좋으므로, 카운셀러는 남은 시간 동안 본인이 생각하기에 확률이 높은 아이들 순으로 도와줄 것이고, 그 아이들을 위해서 시간을 많이 쓸 거다. 우리 아이가 카운셀러의 지원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학교에서 1등이거나 학생회장이 아닌 다음에야 카운셀러가 한국 학생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해줄까?

4. 학교에 연줄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한국 학생은 더 불리하다.
대학교 관계자를 알면 이때 그런 커넥션을 활용해야 한다. 이렇게 학교 내부와 연줄이 닿는다면 그나마 더 확률이 있다. 하지만 한국 부모 중에 대학과 이런 연줄이 닿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 오히려 미국 부모가 더 가능성이 높고 이런 연줄이 있는 미국 부모가 온갖 노력을 한다면 우리 아이는 더 불리해진다.

5. 추가에세이를 쓸 줄 모른다.
이 추가에세이는 원서에 쓰는 "왜 우리 학교에 오고 싶은가?"라는 에세이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버전이어야 한다. 원서 제출 때 썼던 에세이보다 더 자세하게, 심도있게 내가 왜 그 학교와 꼭 맞고,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공부와 미래 직업을 위해서 왜 꼭 그 학교에 가야 하는지를 설득력 강하게 써야 한다. 이런 에세이 쓰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추가로 쓰는 에세이로 설득되는 예가 많지가 않다. 특히 한국 학생에게는.

아래는 작년 대기자 합격률이다. 참고로, 대기자 합격률은 매해 천차만별이다. 어느 해는 100명을 뽑을 때도 있고 그 학교가 다음 해에 한 명도 안 뽑는 예도 있다. 아래 수치는 단지 작년 결과일 뿐 다른 해와의 연관성은 전혀 없으므로 그 어떤 결과도 예측하기 어렵다.

Amherst College 5.6%
Carnegie Mellon 2.6%
Cornell 4.5%
Dartmouth 4.7%
Princeton 0%
Stanford 0%
UC Berkeley 66.5%
U Michigan 0.5%
UNC 6.5%
UPenn 4.3%
U Virginia 6.5%
Wesleyan 2.1%
Williams College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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