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29.

우리 아이들의 비극

서울대 경제학부의 이준구 교수의 칼럼(박주영 선수의 비극)이 흥미롭다. 2000년대 중반 우리나라 차세대 유망주로 여겨졌던 이 선수가 왜 월드컵에서 빛을 못 보는가에 대해서 쓴 글로,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 "다윗과 골리앗"에서 언급했던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가 될 것인가, 아니면 큰 바다에서 작은 물고기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말하고 있다.

필자가 그동안 많은 학생과 학부모를 상담하고 미국 대학을 진학시켜 본 경험에 의하면, 우리나라에는 박주영 선수같이 된 학생이 의외로 많다. 부모와 우리나라 사교육계의 비뚤어진 교육관의 책임이다. 아이의 현재 영어실력과 학업능력을 냉철히 판단하지 못하고, 학원으로 돌려서 무조건 시험 점수 높게 나오게 한 후, 무조건 랭킹 높은 대학, 무조건 아이비리그를 고집하다보면 내 아이는 천재적인 소질을 가진 박주영 선수가 영국의 프리미어리그에 후보 선수로 가면서부터 인생의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처럼, 탑 대학에 입학하는 순간 내리막 길을 가게 된다. 학원의 스파르타식 시험 연습으로 SAT 2200 나온 우리 아이하고, 미국 학생이 2200 맞은 것 하고 영어실력이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당연히 2200 맞은 미국 학생의 영어실력이 월등히 높다. 그런데 그런 애들과 같이 학교를 다니라고 영어실력이 그만큼 안 되는 아이를 시험 훈련을 통해 SAT 점수는 높여놓고(불법인 경우도 있고), 그리고 과외활동도 멋지게 만들어서 보내려고 한다. 가서 내리막 길 걷는 학생 많이 봤다. 그 내리막 길을 포기하고 아예 귀국한 학생도 봤다.

제발, 우리아이 영어 실력이 최우선으로 중요하다는 걸 인식하자. SAT, ACT 등 시험 점수가 아니고. 이런 시험 점수는 우리나라 수능처럼, 대학 입학하는 순간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그냥 종이쪼가리에 적힌 숫자에 불과하여 대학에서 학업 따라가는데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한다. 하지만, 영어 실력은 우리 아이의 대학 생활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아래는 칼럼 내용 발췌)
"그런데 비단 박 선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런 실책을 저지르면서 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우리 학생들이 유학을 갈 때 학교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그와 비슷한 현상을 자주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유학 갈 학교를 고르는 요령은 지극히 단순명료합니다.
어드미션을 얻은 대학 들 중 가장 랭킹이 높은 학교를 고르는 것이 만고불변의 법칙입니다.
.......................

나는 원하는 명문 대학에서 어드미션이 오지 않아 실망하고 있는 제자에게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위로해 줍니다.
그런데 그게 단순히 위로해 주려는 목적에서 하는 빈말이 아니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격려입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걸 자주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랭킹이 조금 떨어지는 대학으로 유학을 간 제자들 중에 아주 좋은 성과를 거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계적인 명문으로 유학을 갔는데 막상 성과는 시원치 않은 사람이 꽤 됩니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2014. 6. 4.

여름방학을 대비하여 추가 조언 몇가지...

1. Vocab 수업
오늘 상담 오신 어머님께서 말씀하셔서 한마디 언급하자면, Vocab(단어) 수업은 정말 시간과 돈 낭비다. 여름방학 끝나면 50% 이상 까먹는다. 특히 10학년 이상의 경우 Vocab 수업을 한다면 정말 미국 대학 계획을 완전히 잘못짜고 있는 거다. (미국학생에게 수능 국어를 가르칠 때 우리나라 단어 몇천개 리스트를 가져다 놓고 어원, 동의어, 반의어, 영어와 비슷한 발음의 한글 단어 등 이런식으로 단어만 가르치면 수능 국어시험에 얼마나 대비가 될까?)

단어는 학원의 보조를 받아가며 본인이 하는 거다.

2. SAT 에세이 수업
학년을 막론하고 절대 듣지 마라.

3. TOEFL 수업
곧 대학을 지원해야하는데 토플 점수가 아직 없거나 낮은 학생들만 들어라 (아니면 국내 대학생이나 직장인). 즉, 토플 점수가 당장 필요한 학생만 들어라. SAT 어렵다고 TOEFL 수업부터 듣는 저학년 학생들은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말리고 싶다.

4. ACT가 더 쉬우니까 ACT하자?
SAT가 어렵다고 ACT를 공부하는 어리석음은 버려라. 학교 공부 열심히 하고 있다면 ACT는 나중에 연습문제 푸는 실전반만 하면 된다. 즉, ACT를 기본부터 철저히 공부를 해야하는 학생은 벌써 학교 공부도 제대로 안 한다는 뜻이므로 ACT, SAT가 문제가 아니다. 그런 학생은 공부할 마음부터 가지는 게 먼저다. ACT를 이렇게 철저히 공부해야할 수준이면 그 학생은 SAT를 보나 ACT를 보나 대학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ACT를 보면 대게 SAT를 봤을 때보다 더 높은 점수가 나오기는 하겠지만 그 효과라는 것이 예를 들어, 아이비급이 안되는 학생이 ACT점수가 높아서 아이비급이 되지는 않는다. SAT가 어려운 학생에게 ACT는 구세주가 아니다. 

5. 여름 활동
각종 여름 프로그램, 봉사활동, 인턴십, 연구활동 등등. 내가 지금 이런 거 할 상황인가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분석은 전문가가 해줘야 한다. 남들이 한다고 나도 해야한다는 압박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6. 학교에서 내준 북리스트
여름방학 동안 읽으라고 학교에서 추천한 리스트가 있으면 꼭 읽자.

7. 가족여행
가을에 12학년 될 학생들도 여름방학 동안 가족여행을 종종 간다. 특히 8월 중순이나 말에 미국 들어가기 바로 전에. 머리 좀 식히라고. 3박 정도의 가벼운 여행이야 상관 없겠지만, 해외로 가는 학생들이 더러 있다. 이런 가족 여행 한 번쯤 안 가면 어떻게 되나? 가더라도 너무 멀리 가지 말자.

8. 이성교제
교제하려면 목표 대학의 순위를 한 30정도 낮춰라. 아이비급 학생은 30위권으로, 30위권 학생은 60위권으로 낮춰라. 특히 학원 수강하면서 이성교제하는 것은 불효다.

2014. 6. 1.

여름방학 어떻게 보내야 하나?

1. 학원 시간표가 아니고 아이 공부 방법

우리나라 어머님들은 아이의 여름방학을 학원으로 해결한다. 각종 선행에 시험 준비 때문에 일주일 내내 꽉찬 학원 스케줄을 잡는다. 주말에도 모의고사와 주중에 못 하는 과외나 학원 수업을 추가로 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우리아이의 공부 방법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저 좋은 선생님 밑에서 수업 받거나 또는 좋은 학원 다니는 것에만 몰두한다.

여름방학은 그동안 학교 다니면서 우리 아이의 학업적 문제를 진단하고 개선하는 시기여야 한다. 학기 중에 이것을 할 수 있을까? 학기 중에는 못 하니 방학 때 그 진단을 해야 한다. 공부 잘하는 소수의 아이는 학업 외에 전공과 활동에 대해서 전문가에게 진단만 받으면 되지만, 학급 상위 10%가 아닌 나머지 90%의 아이는 공부 방법과 공부자세에 대한 진단과 해결책을 전문가로부터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 90% 아이의 부모는 자기 아이를 상위 10%의 아이가 하는 공부 방법으로 여름방학을 보내려 한다. 상위 10%가 가는 유명한 학원으로 보내면 문제가 해결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 90%의 아이들은 개별적으로 본인에게 해당되는 학업적 문제를 진단하고 그에 맞게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2. 학년을 막론하고 독해를 해결해야 한다

사실 이 90%의 아이들의 제일 큰 문제는 빤하다. 바로 영어 독해다. 그리고 영어 독해 관련 학생의 문제는 바로 공부 방법과 자세다. 공부 방법과 자세가 제대로 안 갖춰져 있는 90%의 아이들은 이 두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영어 독해가 해결되지 않아 시험 점수도 만족한 결과가 나오기 어려우며, 설령 원하는 점수가 나왔다고 쳐도 더 큰 문제는 수준에 못 미치는 영어 독해 실력이 대학 내내 괴롭힐 것이다.

여름방학 때 아이를 유명학원에 던져 놓고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기대하는 건 아이의 근본 문제를 점점 더 악화시키는 거다. 앞으로 가게될 대학을 위해서 준비 시키는 것이 아니고 점수만 따려고 준비하는 거다. 9학년부터 매년 여름 SAT 학원을 다닌다. 대부분의 아이는 점수 증가의 폭이 그렇게 크지 않다. 잘못된 공부 방법과 태도로 아무리 유명한 학원에 간들 점수가 오르겠는가? 점수는 둘째치고 영어 실력도 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대학을 들어간다. 아이비리그 입학생 중에도 공부를 못 따라가 돌아오는 학생이 많은데 90%의 아이들은 어떨까? 대학을 졸업했다고 쳐도 그게 제대로 다닌 걸까? 

문제는 빨리 진단할 수록 아이의 미래가 밝아진다.  여름방학 때는 제발 우리 아이를 자세히 알아보자. 학원만 알아보지 말고.